블로그 이미지
PER ASPERA AD ASTRA
헤브니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음악>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공연.

2005. 12. 2. 17:25 | Posted by 헤브니
12월 1일,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의 공연에 다녀왔다.

이번 주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다음 주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공연인데,
오늘 첫 공연을 다녀왔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출신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이었나.

1부에는 핀란드 출신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와 스웨덴 출신인 빌헬름 스텐해머의 세레나데였고,
2부는 노르웨이 출신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그리고보니,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인
에사-페카 살로넨 (Esa-Pekka Salonen)이 핀란드 출신이기도 하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는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그렇다 치고,
Wilhelm Stenhammar 빌헬름이라고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어려운 이름의 작곡가의 곡
Serenade in F major, Op. 31은 참 예쁜 곡이었다.
무려 다섯 악장짜리의 곡이라 길기도 길었는데, 현악의 사용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나는 현악이 많이 나오면 졸려서.. -.-

2부에서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씨가 나오는데, CD 자켓보다 늙어보이셨다. ^^;;

꾸준히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분이라 궁금하기도 했는데
마침 노르웨이 출신으로 노르웨이 작곡가의 곡을 연주한다니까 더욱 궁금해졌던 건데,
연주가 아주 깔끔했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처음 들은게 아마도 리히터였을거다.
슈만 피아노 협주곡이랑 같이 들었던 앨범인데,
강렬한 1악장만 기억하고 있었던 터라 사실 제대로 들은 적이 별로 없었다.

강렬한 도입부와 바로 이어져나오는 1악장의 주제.
오~ 좋아.
카덴자도 좋고. 깔끔하게 잘 치시는데.

30분짜리 곡인데 어느 순간에 1악장이 끝나고, 이어지는 2악장.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이 협주곡이 이렇게 아름다웠었던가..!!
정말이지 처음 알았다.

낭만적인 오케스트라 연주의 선율과 정확한 피아노 소리.

그리고 완벽한 마무리의 3악장.

감동받은 청중들이 앙코르를 외쳐댔을 정도였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이게 웬 난리람...)

가벼운 피아노 곡(뭔지는 모르겠다)으로 앙코르에 답하는 레이프 씨.
북유럽 신사의 멋진 연주였다.
너무 좋았다.

적응 안된다, 정말.

2005. 12. 1. 18:23 | Posted by 헤브니
과외하는 녀석이 내가 책상 앞에 앉았는데도 문자질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뭐 실수를 좀 했단다.

뭔데? 그랬더니, 덤덤하게 얘기하더라.

...덮쳤거든요.

헉. -_-
그런 얘기인 줄 알았으면 안 물어봤을 걸..

이어지는 얘기인 즉슨,

처음에는 제가 덮친 건데요,
두번째에는 합의 하에...

근데 오늘 문자 왔는데,
너무 빨리 진행된 것 같다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대요.

잘됐죠, 뭐.
저도 너무 성급했나 싶었는데...


어쩌구저쩌구.

남자란 결국 이런 거라니까.

덮치기 전에는 그 생각밖에 없었을 게 분명하구만,
덮치고 나더니 성급했나 싶어?

이거 미친 X 아냐.. >.<

그리구,

지금 니 머리에 그런 게 들어있으면 안 되거든?

그런 생각하면서 옆에 여자애 태우고 다니니까
교통 사고가 나는 거라구.

게다가 너 지금 대학 갈 날이 얼마나 남았다고...


내 머리 속에서만 맴도는 메아리에 불과할 잔소리들...

끝도 없이 반복 재생하게 될 것 같아 1절만 간단히 했지만,
이래저래 요즘 애들(? 이래봤자 4살 차이지만)한테는 정말 적응이 안된다.

큰일났네.
내년에 교회에서 고등부 교사 하겠다고 자원했건만.. -_-

세상 모든 사람들을 좋아할 수는 없다.

2005. 12. 1. 05:11 | Posted by 헤브니
이건 진리다, 진리.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인간 관계는 어느 정도 조율이 필요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 휘두를 수 있는
나만의 잣대를 적용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하냐고.

단지 친지라는 이유만으로
너는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나와의 관계는 오래 전에 니가 이미 무시해버린 관계라구.

네가 원하지 않는 관계를 강요한 적 없어.
앞으로도 그런 일 절대 없어.

한살 차이라도 언니라서 당연히 나는 깍듯하게 대접했고,
어렸을 때 네가 가지지 못해서 안달했던
내가 가졌던 것들을 내가 가지고 있음을 너한테 자랑한 적은 단 한번도 없어.
니가 콤플렉스 덩어리였을 뿐이지.
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 받아 결국에는 도망가버렸던.

몇년 간의 유예를 줬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예의상 참석해야할지도 모르는 네 결혼식이나
내 결혼식 빼고는 아무 일 없을 테니,
가끔씩 나타나서 내 기분 더러워지게 관심있는 척 인사하고 말고
그냥 조용히 니 인생이나 살어.


이렇게 충고해주고 싶다.

이렇게 못하는 게 오늘만큼은 정말 기분 더러울 뿐이다.

영어로는 딱 한마디로 표현되네.

Fuck off!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75년 전통의 라이벌 전, USC vs. UCLA.  (4) 2005.12.04
적응 안된다, 정말.  (0) 2005.12.01
졸업 앨범 사진 찍다.  (0) 2005.11.29
유니버설 스튜디오 다녀와서.  (0) 2005.11.22
지금은 커피 샵에서..  (0) 2005.11.20

졸업 앨범 사진 찍다.

2005. 11. 29. 15:38 | Posted by 헤브니
이번 주면 가을 학기 종강이고 두주일 간의 기말 고사만 남는다.

오늘은 졸업 앨범에 넣을 사진을 찍었다.

학사모를 쓰고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는데

정말이지 만감이 교차하더라고 해야하나...

세상에 나아갈 준비도 전혀 되어있지 않는 것 같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도 알아내지 못한 대학 생활이라니.

멋진 캠퍼스 커플도 못해봤고,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동아리 활동도 못해봤다.

대학 생활하면서 도대체 뭘 한 건지.. >.<

"답게" 살아보지를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새내기면 새내기답게, 후배면 후배답게, 선배면 선배답게랄까나.

아~ 아직 남은 봄학기라도 정말 후회없이 보내야겠다.

그 동안 못해본 모든 일을 다 하게 될지 또 누가 알겠나.

어쨌든 졸업이라는 현실을 한 걸음 더 가깝게 느낀 하루였다. 이상!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응 안된다, 정말.  (0) 2005.12.01
세상 모든 사람들을 좋아할 수는 없다.  (2) 2005.12.01
유니버설 스튜디오 다녀와서.  (0) 2005.11.22
지금은 커피 샵에서..  (0) 2005.11.20
하늘이 도우셨나?  (2) 2005.11.19

<영화> 해리포터 4편, 죽여줬다.

2005. 11. 28. 15:06 | Posted by 헤브니
추수 감사절 주간이라 연휴 모드에 돌입,
거의 일주일을 쉬어버렸네.. =_=

연휴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이었다.

책으로 읽을 때는 너무 길었는데,
확실히 영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들만으로 채우니까 아주 만족스러웠다.

등급이 13세 이상 관람가로 나올 정도로 어둡고,
마지막 부분, 볼더모트의 컴백을 암시하듯 전체적으로 음침한 분위기였다.

액션이 아주 끝내줬다.

어차피 원작 소설이 있의 스포일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 적어보자면,
해리가 용과 맞짱뜨는(!) 부분이랑 볼더모트의 졸개들이 쳐놓은 덫에 걸렸다가 돌아오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도 빗자루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어디든 맘껏 돌아다닐 수 있을텐데...

배우들이 너무 자라서 어른스러워져버렸다.
난 그 성장까지도 맘에 든다.

조금만 영화 제작을 빨리 진행해서
배우가 교체되는 일을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편은, 너무 해리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약간 문제라면 문제일까.
그게 소설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의 한계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앨런 릭맨이 연기하는 스네이프 교수도 대사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앞으로 나올 영화에서는 더 많은 신에서 등장하실테니 뭐...

랄프 파인즈가 볼더모트라니, 너무 어울려~

악당이 그렇게 귀족적인 분위기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너무 멋있었다. 그야말로 완벽 캐스팅이라고나 할까나.

매 편마다 더욱 맘에 드는 영화를 내놓고 있다는 게 확연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돈 안 아깝다.

이제껏 보았던 해리포터 시리즈 중에서 극장에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건 "불의 잔"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음 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