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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마우리치오 폴리니 독주회

2015. 10. 29. 02:15 | Posted by 헤브니

지난 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낭보가 전해져왔다. 한국인 최초로 피아니스트 조성진 군이 제17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이었다.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콩쿨인데다 한국인이 우승한 전례가 없던 터라 이 소식은 참으로 반가웠다. 


이 소식이 반가웠던 또다른 이유는, 월초에 뉴욕에서 친구와 함께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독주회를 다녀왔기 때문이다. 1960년도 대회에서 우승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폴리니는 지난 반 세기 동안 꾸준히 활동해 온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당연히 쇼팽 연주에서의 탁월함으로는 손에 꼽히는 전문가. 언젠가 꼭 공연을 보고 싶다 생각만 하고 있었던 차에, 친구의 일정에 맞춰 공연을 예매했고 2015년 10월 11일에 카네기 홀에서 열린 독주회에 다녀왔다. 





피아노 한 대만 덩그러니 놓인 카네기 홀 무대에 노장 피아니스트가 등장하자마자 공연장은 박수로 가득찼다. 쉽게쉽게 연주하는 것 같지만 정말 쉬운 곡들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난 특별히 슈만의 곡을 좋아하지는 않고, 아마 쳐본 적도 없지 않나 싶은데.. 그래서인지 예습도 안 하고 갔던 턱에 슈만의 두 곡은 모두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 판타지는 정말 눈물이 나게 아름다웠다. 테크닉, 집중도, 완성도 모든 것이 어우러져 이것이 독주회라는 것을 잠깐 잊으리만치 피아노 선율만이 공연장안을 가득 채웠다. 

2부는 모두 쇼팽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말이 필요없었다. 그래, 난 폴리니의 독주회를 들은 거야, 란 감격이 가득... 

공연이 마무리되고, 박수는 멈출 줄을 몰랐고, 결국 세 곡의 앙코르로 화답할 수 밖에 없었다. 혁명을 치기에 허걱. ㅠㅠ 친절하게도 홈피에 모든 앙코르 곡목까지 적어뒀기에 프로그램을 여기에도 옮겨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성진 군의 우승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55년 후 카네기 홀에서 거장으로서 훌륭한 커리어를 이어온 노장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독주회를 듣게 되길 기대해본다. 

Program

  • SCHUMANN Allegro in B Minor, Op. 8
  • SCHUMANN Fantasy in C Major, Op. 17
  • CHOPIN Barcarolle in F-sharp Major, Op. 60
  • CHOPIN Nocturnes, Op. 55
  • CHOPIN Polonaise-fantaisie in A-flat Major, Op. 61
  • CHOPIN Scherzo No. 3 in C-sharp Minor, Op. 39

  • Encores:
  • CHOPIN Etude in C Minor, Op. 10, No. 12, "Revolutionary"
  • CHOPIN Ballade No. 1 in G Minor, Op. 23
  • CHOPIN Nocturne in D-flat Major, Op. 27, No. 2

 






2015년 10월 11일 일요일 카네기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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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일 트로보토레"

2015. 10. 28. 05:55 | Posted by 헤브니




메트에서 보게 된 세번째 오페라! 

처음은 "라 트라비아타"였고, 그 다음은 "피가로의 결혼"


이번에는 안나 네트렙코 님이 출연하는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보토레"를 보러 갔다. 아는 거라곤 대장간의 합창 뿐인 오페라여서 줄거리를 대강 읽고 가긴 했는데, 메트에선 좌석에 자막을 달아주기 때문에 별로 심각하게 예습을 하고 가지는 않았다.


전날 제대로 잠을 못잔 상태라 엄청 피곤해서 큰일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빡 졸려하다가도 노래를 정말정말 잘하는 가수들 때문에 잠이 제대로 깨더라는. 이 오페라 음악이 원래 이렇게 좋았나요. 


남주로 출연하신 테너 이용훈 님은 이번에 이름도 노래도 처음 들었는데, 굉장했다. 우와. 이래서 메트구나 싶은. 


2015년 10월 1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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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나탈리 콜 라이브 콘서트

2015. 8. 27. 04:58 | Posted by 헤브니

10년 전 쯤에 나탈리 콜의 공연에 간 적이 있다. 당연히 감상문을 적어둔 줄 알았는데, 블로그에 없다. -_-; 인터넷을 뒤져 공연 날짜를 찾아보니 2005년 8월 19일 공연을 갔었던 듯. 당시 나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홍보실 인턴이었는데, 엘에이 필은 정규 시즌이 끝나면 디즈니홀에서 할리웃 보울로 옮겨 여름시즌 공연을 이어갔기 때문에, 여름 시즌에 맞춰 홍보실 인턴을 시작한 나는 여름 내내 소원하던 여러 공연을 맘껏 볼 수 있었던 참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나탈리 콜의 노래를 처음 접했던 건 샌드라 블럭 주연의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의 오프닝에 깔렸던 'This will be (everlasting love)'였다. 당연히 누가 부른 노랜지 몰랐는데, 미국에서 지내게 되면서 가수 냇 킹 콜의 음악을 듣다가 사후에 딸인 나탈리 콜의 노래와 합쳐서 만든 Unforgettable 을 들으면서 알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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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 앨범을 처음 접했을 거다. 나는 원래 실제로 함께 녹음하지 않은 녹음을 기술로 합쳐 만드는 가짜 듀엣곡을 정말 싫어하는데, 이 곡은 예외로 할 수 밖에 없는게, 냇 킹 콜과 나탈리 콜이잖아! -_-;;; 감동적이기도 하고, 대를 이어 재능을 펼치는 가족이라니 멋지기도 하고. 


처음으로 갔던 나탈리 콜의 라이브를 들으면서 감동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재즈, 팝, 블루스 등 많은 장르를 소화했는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워낙 시원시원해서 좋기도 했고.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나는 장면은 앵콜곡으로 내일 교회에 안 갈 여러분을 위해 여기로 교회를 가져왔다고 하며 기억나지 않는 어떤 가스펠 곡을 하나 정말 멋지게 불렀던 장면. 


어쩌다보니 그 이후의 앨범이나 공연 활동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조지아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놈의 시골구석에서 지내다보니 너무 반가워져서 덜컥 예매를. -_-; 결국 또 혼자 갈 수 밖에 없었지만. 이러다가 콘서트는 혼자 가는 게 당연해지는 거 아닌가 몰라. 


2015년 6월 26일, 애틀랜타 소재 Cobb Energy Performing Arts Center에서 열린 나탈리 콜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10년 만에 감상한 그녀의 라이브는 여전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열정적인 무대 매너도. 마지막에는 세션 연주자들의 연주에 흥에 겨워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무대에서 춤을 추던 모습까지도. 


당연히 몰랐는데, 최근에 스페인어 앨범을 냈다고 한다. 

이 날 불렀던 곡을 하나 소개하자면 역시 냇 킹 콜의 스페인어 앨범에서 추출한 음원과 합성한  'Acercate Mas'인데, 아래 공유한 무대에서와 마찬가지로 노래 중간 냇 킹 콜의 부분에서 영상을 틀어주었다. 워낙 오래된 영상이라 힘들게 찾아냈다며, 이렇게 같이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왠지 나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번 공연의 마무리도 가스펠과 함께 했다. 지역 합창단을 초대해 함께 화끈하게 찬양을 올려드렸다. 합창단에서 솔로 부분을 맡은 어떤 언니가 우리가 '노래 잘하는 흑인 여성'을 생각할 때 갖는 이미지 그대로 기가 막힌 소울 보이스로 노래를 리드하기 시작하자, 여기는 조지아라는 걸 바로 깨닫게 된다. 관객들이 당연히 좋아한다. 신나게 따라부르던 옆자리에 앉으신 분께 무슨 곡인지 물어 'Thank you Lord for all you've done for me'라는 제목을 받아적어놨는데, 안타깝게도 이 날 들었던 라이브 만큼 화끈한 음원을 아직 못 찾았다. 


집에 돌아와 앨범을 구매해 또 들어봤다. 라이브로 들었을 때보다 음질은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라이브의 생동감과 감동이 빠지니 그만 못 하다. 그래도 꽉 찬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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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Maroon 5

2015. 7. 15. 04:52 | Posted by 헤브니

2015년 2월 29일. 처음 가보는 Philips Arena!

이번에도 같이 갈 사람을 구하지 못해 혼자 ㅠ.ㅠ

처음 가본 다운타운은 일방통행 구간에다 미로와도 같아서 미리 예약까지 해둔 주차장을 찾는데 한참 애먹었다. 늦을까봐 일찍 출발한 덕에 무사히 도착을 하기는 했는데, 늦게 가는 게 나았을 뻔. 오프닝 해주는 밴드와 어떤 가수 덕에 시작 시간 후 삼사십여 분이 후딱 지나갔다.



드디어 시작된 공연!

둥둥둥, 드럼 소리로 시작하는 공연의 첫 곡은 Animals였다. 우왓! 역시 이 맛에 라이브 보러 가는구나 싶은. 말이 필요없는 공연이다.












셋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Animals 

One More Night

Stereo Hearts

Harder to Breathe 

Lucky Strike 

Wake Up Call

Love Somebody 

Maps 

This Love 

Sunday Morning 

Makes Me Wonder 

Payphone 

Daylight 


Encore:

My Heart Is Open 

Lost Stars

She Will Be Loved 

Moves Like Jagger 

Sugar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 봤지만, 아쉬움을 느낄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공연 내내, 조명과 팬들의 함성이 어우러진 라이브의 열기를 정말이지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티켓을 판매한 티켓매스터에서 콘서트 티켓 구매자에게 V 앨범을 선물해줘서 디지털로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었다. 이메일이 오지 않아 티켓매스터에 전화하여 상품 코드를 받는 수고까지 했지만, 그 수고의 가치가 충분! 하하. 

<공연> Bobby McFerrin

2012. 2. 24. 05:53 | Posted by 헤브니


2012년 2월 22일 오후 7:30 @ 샌디에고 Balboa Theater

사람에게서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오는 건지, 레코딩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훨씬 멋진 목소리.

처음 몇 곡은 콘트라베이스와 함께 부르더니, 아예 베이시스트를 들여보냈다. 혼자 부르는 노래로 공연장을 그렇게 꽉 채우는 것, 처음 봤다. 여러 음역대를 넘나들면서 부르고, 저음에서의 울림이 마이크 하나만 두고 부르는 것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고 넓게 울려퍼졌다. 관객을 불러춤춰달라고 부탁한 뒤 율동에 맞춰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무대에 올라와 함께 노래 부르자고 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서른 명 정도를 불러올려 4부 중창을 함께 하기도 했다. 바흐의 프렐류드에 구노가 멜로디를 붙인 그 <아베마리아>를 함께 떼창으로 부르게 될 줄이야.

1시간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온신경을 쏟아 한 음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다. 오랜만의 공연, 정말 즐거웠다.

아쉽게도 너무 많이 불러 요즘은 잘 부르지 않는다는 <Don't Worry, Be Happy>는 동영상으로 첨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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