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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자기 관리는 정말 어려운 것.

2005. 10. 25. 18:07 | Posted by 헤브니
사춘기 때 나름대로 정신적으로 꽤 큰 방황을 겪으면서 공부하는 데에 의미를 잃은 뒤부터는 집중력에 문제가 생겼다.

예전 같으면 눈에 불을 켜고 책상 앞에 앉아 아홉 시간이고 열 세 시간이고 공부를 했을텐데, 이거야 원.

대학에 오면 집중력이고 뭐고 다 되찾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쉬웠던(?) 1,2학년을 보내면서부터는 오래 앉아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으니, 집중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매번 앉아있는 시간과 진도가 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있기에 더욱 중요한 것이 집중력인데 이런...

요즘 같아서는 한 시간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다.

모처럼 과제를 일찍 끝내려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었다.
주중에 이틀, 주말에 이틀하는 아르바이트를 다 끝내고 시작을 하려했더니 웬걸.

주말 이틀 내내 근래에 신경 쓸 일이 꽤 많았었기 때문인지 책상 앞에서 집중은 커녕 잠이 들어버렸다. -_-

저녁에 잤으니 밤에 하면 되지, 이랬더니만.

밤에는 또 집중이 아주 잘되는 "독서"라는 녀석과 간만에 조우.
새벽에 잠들었더니 월요일인데 벌써부터 아주 죽겠다.

덕분에 숙제를 또 제출일 전날 밤에 이러고 붙들고 하고 있는 셈.

정말정말로 싫다.

하루를 충실히 보내려면 숙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고 있다.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규칙적인 생활 태도를 길러야한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건강 관리는 물론, 과제 제출일 잘 챙기는 것도, 미리미리 하는 것도 결국은 모두 자기 관리인 것이다.
요즘은 이게 너무나도 어렵다..

계획표 짜놓고 생활하던 과거가 그립다. -_-
다시 노력해봐야겠다.
* 이 글은 비판이 아닌, 절대적으로 저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_-;;

시험 때문에 미뤄두었던 7편과 8편을 한꺼번에 끝냈다.

에... "재미"로만 따지자면 작가분과 감독님이 같이 만든 전편이라는
"파리의 연인"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둘 다 판타지 지향적이라는 면에서는 좀 비슷한 것 같지만,
"파리의 연인" 쪽이 여자들 마음에 불을 지르기에는 조금 더 강렬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남자 주인공이 재벌이었다는 점이나,
그 재벌에게는 집안에서 정해준 정치가 집안 약혼녀가 있었다는 점이나,
출생의 비밀이나,
남자 주인공의 잘생긴 조카와 삼각 관계에 빠진다거나...

진짜 작년 여름에는 다음 주 얘기가 엄청나게 궁금해졌었는데.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이런 면 때문에 여자들을 공략하는 판타지 지향적인 드라마들은
일 년에 최소 한 편은 뜨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여자들을 제대로 잡으면 시청률은 올라가게 되어 있는 법.

근데 "프라하의 연인"은 다음 편 제때에 못 봐도 그럭저럭 넘어가고 있다.

전도연 씨가 연기하는 윤재희 역할은, 뭐 그럭저럭 맘에 든다.
김정은 씨가 연기했던 강태영 역할보다 여러모로 맘에 드는게,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정말 열심히 읽었던 만화 "풀하우스"를
원작으로 했던 드라마 "풀하우스"를 보면서도 실망했던 부분이지만,
판타지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여자 주인공이 절대 무능력했었다는 점에서 좀
벗어나줬다는 점이다.
강태영이 일만 똑소리나게 잘 해줬어도,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라거나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었어도 참..

그런 면에서 삼순 언니가 최고였다니까.
실력있는 파티쉐. 좋았어.
비속어나 외계어나 뭐 기타등등,
가능하면 표준말만 쓰려고 노력하는 내가 이런 말을 쓰고 싶을 정도.

"삼순이 원츄~"

"프라하의 연인"의 윤재희라는 캐릭터를 잠깐 살펴보자면,

최연소로 외무고시를 패스한 실력.
대통령의 딸임에도 배경을 아무때나 써먹지 않는 겸손함.
쾌활함, 털털함.
자신에게 별로 관심없는 남자에게 먼저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과감함?
사귀자는 프로포즈까지 먼저하는데다 조금은 푼수끼에 애교까지.
게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아직 못 잊어하는 옛 애인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계속 만나게 되는 현실도 인정하고,
시간을 주며 기다리겠다는 말까지한다.

이것은 새로운 현대적 이상형인가?

김주혁 씨가 연기하는 최상현 경사가 이미 말했다.
"점심 두 번 먹고... 미련하네 어쩌고 저쩌고, 근데 내 눈에는 사랑스러워~"라고.

진짜 남자들은 이런 여자를 좋아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이 드라마는 어째 여성을 위한 판타지에서 남성을 위한 판타지로 바뀐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시간 나면 계속 보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드라마를 잘 안 보는 내가 작년에 봤던 여름용 드라마 중 하나였던
"풀하우스"에 대해서 잠깐 사족을 붙이자면, 나의 가장 큰 불만은!!

만화에서는 똑똑하기 그지 없었던 "엘리 지" 역할이 드라마에서는
"조류" 소리나 듣는 칠칠치 못한 주인공으로 바뀌어서 굉장히 맘에 안들었다는 거다.

워낙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래도 끝까지 보기는 했지만.

만화가 원수연 씨가 바뀌어도 한참 바뀐 드라마를 보고
맘에 들어했다는 얘기 듣고 또 실망했고,
그래서 만화 풀하우스 2부는 아예 안 보고 있다. -_-;;

시험 끝난 자축은 DVD와 함께!

2005. 10. 21. 04:17 | Posted by 헤브니
다다음 주까지는 시험이 없어서인지,
골머리 썩으며 준비했던 시험이 끝나자마자
공 DVD를 사러 나갔다가 영화만 잔뜩 사가지고 와버렸다.

무시하고 지나가려야 그럴 수가 없는 가격이었다.

오드리 헵번 컬렉션!!

그것도 "사브리나",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의 아침" 이 세 영화가 같이 묶여서 20달러라니!! 진짜야?!






그 동안 따로 안 사고 기다리길 잘 했지.
특히 요즘에는 이렇게 묶어서 파는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잘만 고르면 하나 값에 두 개 이상을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주 뿌듯하다. ^_^

공 DVD를 사면서 원래는 10월 4일에 발매된 디즈니의 "신데렐라"를 사려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오드리 헵번의 영화랑 같이 사왔더니 "사브리나"를 또 보느라고 "신데렐라"는 아직 뜯어보지도 않았다. ^^;;




발매된다는 소식에 계속 기다렸는데, 아직도 옛 디즈니 영화에 대해서는 이렇게도 열성적이라니.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왕국이었던 때가 그립다.
그나저나 "인어 공주"는 언제 나오는 거야? 그것만 모으면 되는데.
게다가 DVD를 사버렸으니, 예전에 샀던 비디오 테입은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걸까..

사는 건 참 쉬운데 버리는 건 너무 어려워, 내 방은 언제나 엉망이다.생각해보니 큰일이네.. (궁시렁)

휴우...

2005. 10. 19. 14:09 | Posted by 헤브니
비오는 날이면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가만히 방 안에 앉아,
아니, 약간 사치를 부린다면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좋아하는 책 읽으면서
맛있고 따뜻한 커피 한 잔만 옆에다 놔두고 있으면
세상이 다 내것 같은 나인데.

시험 공부가 하기 싫어서 기분이 저 모양.

한 주에 하나씩 돌아오는 시험이란 놈 때문에,
맘 편히 잠도 못 자고 밤 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있다가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책상 옆 소파에서 쭈그리고 자는
나의 모습이 어째 애처롭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도
정말이지 지독히도 재미없는 과목 때문에
시험 공부는 전날까지도 다 못 끝내고,
이렇게도 지금 막 시험 전날 밤 열 시가 되어버렸다.

결국은 이번에도 역시 벼락치기란 말이지.

아직 도서관 안이지만,
파킹랏으로 가는 트램이 끊기기 전에 집에 갈 준비를 슬슬 해야겠다.

도서관 24시간 열려있는데, 확 올나이트를 해버려?!

전화 안 할 거면 번호를 물어보지 말지그래?

2005. 10. 19. 10:44 | Posted by 헤브니
학교에서 지나가다가 가끔씩 얼굴을 보는 사람이 있다.

작년 가을 학기에 같은 지정학 수업을 들었던, 반의 유일한 한국 사람이었다.
나이도 같고, 같은 시기에 학교에 편입을 한 터라 얘기꺼리가 많은데다 가끔 같이 시험 공부를 하면 말도 꽤 잘 통했었다.

이 사람의 문제는, 대화 때 매번 실천할 의지가 없는 말을 꺼낸다는 것.

"전화 할게. 한번 보자."
"전화 할게. 밥 먹으러 가자."
"전화 할게. 노래방 가자!"

기타 등등.

하여간 언제나 말만 하는 것이 짜증이 나서 나로서도 학교에서 처음 만난 한국 사람이자 교우 (사적인 친구는 아니니까..)라는 의미 따위도 무시하고 연락을 안 했다.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다.

아는 얼굴이다보니 캐주얼한 약간의 근황 나누기를 비롯, 대화를 잠깐 나눴는데, 또 얘기하더라.

"한번 보자. 전화 할게. 근데 나 전화기 바뀌었는데, 번호가 뭐였지?"

나의 반응은 이랬다. 오늘 포스팅의 제목.

"전화 안 할거면 묻지 말지?"

물론 그 쪽도 그랬다. "왜~ 전화 할 거지, 물론."

"그래? 알았어." 하고 번호를 주었다.

이것은 대략 이주일 전 쯤이었는데, 오늘 도서관에서 또 만났다.

나로서도 반갑다기 보다는 그냥 아는 얼굴을 다시 보는 셈이라,
"보려니까 자주 마주치네." 라고 말을 건넸다.

그 쪽도 "그러게."
그 쪽이 전화를 거는 중이어서 손 흔들고 지나쳤다.

딱 두 마디로 인사 끝.
오늘과 지난 번의 만남 사이에 전화 통화 따윈 물론 없었다.

실천할 의지가 없는 말을 인사 치레로 건네는 것은,
예의바른 게 아니라 자신을 신용이 안 가게 만드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단지 인사치레에 불과한 말에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걸까?

하지만 말이란 결국 각자의 생각을 입밖으로 내는 것이니,
책임감있는 말만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을 뿐이다.

이런 경우처럼 별로 친하지는 않고 얼굴을 아는 그냥 "아는 사이"일 경우에는
웃는 얼굴로 근황을 물어보는 안부 인사도 충분히 기분 좋을 수 있단 말씀.

실제로는 관심도 없으면서 무리해서 신경 쓰는 듯한 예의보다
가볍더라도 진실한 예의를 차리자.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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