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종일 돈 많은 한국 사람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만나기까지 해버렸다. -_-;; 특이한 사람 굉장히 많다.
하나. 친구가 해준 이야기.
학교 친구가 여름에 자기 친구가 일하는 변호사 사무실로 밥을 사들고 만나러 갔다. 거기 주인인 한국인 변호사나 내 친구를 보더니 한국말로 귀엽다고 했대나, 어쨌대나. 근데 이 친구가 한국 사람과 중동 사람 혼혈이다. 한국말 잘 못하는데 조금 알아듣기는 한다. 새우깡도 굉장히 좋아한다.
하여간, 이 변호사 아저씨 (31살)가 이 친구가 맘에 들었는가보다. 며칠 후에 어쩌다 같이 만나게 되었는데, 새로 나온 모토롤라 razor 휴대폰을 가지고 왔더란다. 전화번호 물어보기가 좀 그래서 전화를 하나 사가지고 온 거라고 했댄다. -_-;; 꼬시는 거 맞다니까.
며칠 전에 자기가 읽고 싶다고 했던 해리 포터 책을 사가지고 왔는데, 열어보니까 현금 500달러 (50만원 상당??)가 끼워져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열심히 하는 이 친구에게 렌트비랑 학비랑 다 줄테니, 인생 즐기면서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했댄다.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돈을 받기는 받았다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은행에 같이 가서 나는 내가 번 돈을 저금했고, 내 친구는 그 아저씨가 준 돈을 저금했다. 이걸 부러워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둘. 같은 친구가 얘기해준 이야기.
여름방학 동안 이런저런 파티에 많이 갔었다고 한다.
주식 투자하는 스물 여덟살 짜리 오빠(...)를 만났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차사고 난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내 친구는 혼다 어코드 투 도어를 타고 다니는데 (예쁘다), 뒤에 스크래치가 좍 나버렸다나.
그 얘기를 듣고 있던 오빠가 묻더란다.
"너는 무슨 차 사고 싶니?"
"아우디 *&^%, 짙은 회색." 모델넘버 잊어버렸다.
그러더니 자기 휴대폰을 바로 집어들고 전화를 걸었단다.
"거기 아우디 딜러죠? 나 누군데, 내가 뽑기로 한 차랑 *&^% 짙은 회색도 같이 한 대 부탁해요."
하더니 내 친구를 돌아보고는, "2주 있다가 나온대, 조금만 기다려" 라고 했댄다.
이게 무슨 영화 같은 이야기냐고?
물론 이 남자한테 전화하지 말라했다고 한다. 그 2주일이 지나기 전에 알고봤더니 마약도 하고 여자 친구가 둘이 더 있대나.. -_-;;
셋. 내가 만난 사람.
아는 동생이랑 오랜만에 밥을 같이 먹기로 했다.
학교 앞에 있는 식당가에 가서 먹으려고 가는데, 가던 길에 아는 동생이 아는 사람을 만났다.
인사를 하더니만, 이 동생에게 "오빠가 밥 사줄게"하더니 같이 가는 거다. 물론 가서는 내 밥도 샀다. 지갑 꺼내려는 나를 만류하면서.
뭐, 재미있는 얘기 많이 했다.
사람 얘기, 학교 얘기, 기타 등등.
처음 만난 사이 같지 않게 굉장히 붙임성있는 후배(나보다 한 살 어리다)였다.
부자인 것 같았다. 아파트에 혼자 살고, 청소랑 밥해주는 분이 일주일에 두 번씩 오신다고 했다. 미국 온지는 2년 되었고, 물론 유학생이란다. 연대 경영학과 다니다가 유학온 거라고 하더라.
밥 다 먹고 학교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차가 바로 앞에 있다고 날도 더운데 태워다주겠다고 했다. 그럴 필요없는데, 해준다면야 고맙지... 라는 심정으로 주차장에 갔다.
난 하얀색 캠리를 열어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바로 옆의 까만 벤츠를 열어주는 거다.. -_-;;
못 타본 모델인데 잘됐지, 벤츠 타고 다녀서 좋겠다.. 뭐 이런 약간은 꼬인 생각으로 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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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한 반대편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우리나라만 해도 밥 굶는 대학생도 꽤 많다고 들었다.
요즘 세상에 돈을 가장 쉽게 버는 방법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걸 보고 들으려니, 아무리 세상을 밝게 보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나 같은 사람도 참 한숨이 나오고 돈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