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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해당되는 글 286

  1. 2005.10.10 방문자 수를 늘이려면... 5
  2. 2005.10.07 전화 엿듣기. 4
  3. 2005.10.06 정말 지루한 학기가 될 것 같다.
  4. 2005.09.29 에미상 시상식에 다녀와서. 2
  5. 2005.09.28 우리 가족은 오버쟁이. 2

방문자 수를 늘이려면...

2005. 10. 10. 17:23 | Posted by 헤브니
글의 제목을 자극적이게 만들어야하는 것 같다.

"전화 엿듣기"라는 제목의 글을 쓴 날, 방문객 수가 여든 명이 넘었고, 그 이튿날에도 백여명이 넘었다. 와우..

그렇지만 유일하게 답글을 달아준 사람은 내 친구였고,
나머지 방문객들은 내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들러주시는 분들인지 그냥 오신 분들인지도 모르겠으니...

아무래도 "엿듣기"라는 제목이 좀 자극적이라서 많은 분들이 클릭을 하긴 게 아닌가 싶다.

뭐, 어떻다는 게 아니라, 그냥 관찰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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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엿듣기.

2005. 10. 7. 07:09 | Posted by 헤브니
학부 안의 건물 테이블에 앉아있다.

모르는 누군가와 테이블을 같이 쓰고 있는데, 이 여자분이 한국 사람이다.

듣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지만, 휴대폰으로 통화중이고 가까워서 들리는데..

듣고있으려니 통화 상대가 남자인 것 같다.

남자 맞네.

"호호.. 같이 놀아요~ 오빠. 호호.. 오빠, 좀 놀러오세요.. 호호.."

듣자하니 그 남자한테 관심있어 하는 것 같다.

굉장히 오랫동안 통화하는데, 계속 "음~ 네~" 이러면서 뭔가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 감미로운 목소리.... 그럼요... 최고의... 네에~ 호호.."

또 예쁜 척 하는 웃음. 아~ 싫다, 정말.

남의 통화 엿듣는 건 취미가 아닌데.

근데 궁금한 건, 전화 통화하는 거지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게 아닌데도

왜 자꾸 머리를 만지며 이쁘게 보이려고 하는 걸까.


그리고 왜 대다수의 한국 여자들이 남자랑 통화하는 건 다 똑같이 들릴까.

콧소리 섞어 살살 웃으며 교태를 떠는 것처럼.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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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루한 학기가 될 것 같다.

2005. 10. 6. 09:00 | Posted by 헤브니
졸업반이고, 전필은 단 두 수업만 남았을 뿐이라 기대하고 있었던 이번 학기가 정말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는 중이다.

기대해 마지않던 Communication 330, Rhetoric in Classical Culture 수업은, 하버드 출신의 교수님이 준비를 전혀 해오지 않아 거의 즉흥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식의 수업은 정말로 필기를 하려야 할 수가 없는데, 행인지 불행인지 15명 정원에 딱 3명이 듣게 되어버렸다.
원칙대로라면 폐강되었어야 할 이 강의가 살아남은 이유는, 관계자분들이 제 시간에 폐강을 하지 않아 남아있던 세 학생이 다른 수업으로 옮겨갈 기회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 교수님 때문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수사학을 통해 고대 그리스 철학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배우고 싶었던 나의 기대는 무너져버렸다. ㅠ.ㅠ

Communication 432, American Media and Entertainment Industries 수업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개발 역사부터 시작했는데, 첫 시험이 끝난 지금 시점에도 50년대 이야기를 하고 있다. TV 네트워크와 영화사 간의 세력 다툼에 관한 이야기 등등..
나는 조금 현대적인 주제를 원했다고.
두번째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를 할 거란 말이지?

첫 시험도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못봐서 약간 침울하다.
아아~ 학교다닐 맛 안 난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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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상 시상식에 다녀와서.

2005. 9. 29. 04:06 | Posted by 헤브니
일주일도 훨씬 지난 내용이지만, 업뎃을 하기는 해야겠지요~
그 동안 시험보고 과제내고, 아프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오늘 시험이 다 끝났으니 정신을 좀 차리겠네요.
참, 밑에 첨부하는 사진은 허락없이 퍼가지 말아주세요.

9월 18일 일요일에 LA에 있는 Shrine Auditorium 이라는 곳에서 열렸습니다. 할리웃에 있는 Kodak Theater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던 장소이기도 하고, 지금도 이런저런 크고 작은 시상식과 행사들이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교가 바로 길 건너이기 때문에 거의 매일 보는 장소이기도 하지만요.


아는 사진 기자 아저씨가 일 도와달라고 해서 가게 된 건데, 막상 갔더니, 그냥 돌아다니면서 마음대로 구경하고 놀라고 하더군요. 일 할 사람 이미 많이 데리고 왔더라구요. 저한테는 처음이니까 가서 실컷 즐기라는 말 밖에는…

레드 카펫 위에서 혼자 놀 생각을 하니 뭘 해야할지 난감하던 찰나, 저와 눈이 마주친 건 학교 친구였어요. ABC 방송국에서 인턴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상식 시작하면 무대 뒤에서 일 해야하지만, 레드 카펫 입장 때는 할 일 없어서 서성이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둘이 반가워서~ ^^ 그리하여, 레드 카펫 마지막 부분이자 시상식장 입구에서 가까운 기자석에 자리를 잡고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가 TV를 잘 안 봅니다. -_- 에미상 시상식에 영화에도 많이 나오는 스타들이 후보지명이 되지 않은 이상에야, 무슨 드라마에서 나오는지 알 도리 없는 스타들을 봐도 별 감흥이 없죠.. 그런데 올해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TV 영화 등에 출연했어요.

TV 중계는 오후 여덟 시부터지만 오후 다섯 시부터 녹화를 시작했습니다. 초대 손님들은 오후 세 시부터 도착하기 시작했는데, 인기있는 사람들은 거의 네 시가 되어서야 도착했어요. 물론 레드 카펫 입구에서부터 대기하고 있는 방송국 카메라와 리포터들에게 짧게 나마 인터뷰 해주고, 사진 기자들을 향해 포즈 잡아주다 보면 한참 늦게 들어오는 거죠, 뭐.

이 날, 제가 제일 보고 싶어했던 인물은 할리 베리가 아니었나 싶네요. 오스카 상 수상 경력을 가진 이 혼혈의 여배우는 엘리 사브 드레스를 입을 때가 제일 이쁜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수수하게 하고 와서 조금 실망했었습니다만, 시상식 시작하고 나서 무대 뒤에서 정면으로 마주친 실물이 정말 얼마나 예쁘던지! 실물이 월등합니다.


하여간, 레드 카펫에서 많은 사람들을 봤습니다. 요즘 제일 인기있는 드라마 주인공들은 느즈막히 도착해서도 여유를 부렸죠. 방송에서는 다섯 시부터 녹화 시작할테니 빨리 들어와달라고 부탁을 네시 반부터 보냈는데도 말이죠.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의 주인공들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않았나 싶네요. 테리 해처, 마샤 크로스, 이바 롱고리아. 올 초의 골든 글로브 시상식 때도 많이 타더니. 다들 늙은 사람들이 주인공이라 같은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활발하고 발랄한 젊음은 없지만, 분위기있고 성숙해보이는 차림이 멋있었다고 해야하나. 역시 백인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드레스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나 싶네요. 짙은 초록색부터 반짝이 달린 가운까지…



다섯 시에 레드 카펫의 행사가 거의 끝나고 녹화가 시작되었어요.
안으로 들어가서도 구경하는 거죠.. 무대 쪽으로는 못 들어가게 되어있으니까 어디서 서성였냐하면, 수상자나 시상자들이 들락날락하는 곳에서 구경을 했어요.

거기 서있으려니까 저를 초대해 기자 아저씨의 일행 중 한 사람이 저한테 그러던데요. 니 뒤에 벤 에플렉 왔다고. 정말? 하며 처다보려니까, 지나가는 커플이 벤 에플렉과 제니퍼 가너.. 결혼을 했던가 아직 안 했던가. 저는 Bennifer 2 (Ben + Jennifer라는 애칭으로 벤이 제니퍼 로페즈와 사귈 때 언론에서 붙여준 별명이지만…) 라고 부릅니다.. 하여간 제니퍼는 곧 출산이라던데. 둘 다 실물이 낫습니다. 벤 에플렉같은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훤칠하니, 너무 멋있는 거에요. 진짜로 키 커요. 제니퍼도 그렇고.

레드 카펫에서 못 봤는데, 언제 들어왔나 싶은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실물이나 잡지 사진이나 똑같이 괴상하게 생겼습니다. 옆에 여자 두명을 동반하고 다니던데, 누구신지 미처 못 알아봤네요. 하하..

중2때 감명깊게 봤던 영화 의 주인공 제프리 러쉬가 TV영화 부분에서 상을 탔어요. 상 타고 무대 뒤로 나오더니 담배가 필요하다던데요.. 이 사람도 역시 괴짜처럼 보인다고 해야하나.. 분위기가 확실하더군요.

역시 TV 영화부분에 후보 지명되어서 이 날 참석한 샤를리즈 테론, 정말 예뻤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트콤 Everybody Loves Raymond 의 주인공들은 전부 다 봤어요. 말투가 시트콤이나 현실에서나 똑같아요.. ㅠ.ㅠ 너무 웃겨.

김윤진 씨가 출연해서 한국에 많이 알려진 Lost 의 주인공들도 다 봤는데, 김윤진 씨는 참석 안 한 것 같더군요. 도미닉 모나핸, <반지의 제왕>에서 메리 역을 연기했던 배우가 같이 출연하는데, 이쪽의 실물은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별로랍니다. *^_^*

끝도없이 많은 사람들을 봐서 어질어질할 무렵에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배운 점 많아요.

일단, 확실한 안전 문제입니다. FBI의 폭발물 처리반에서부터 LAPD의 엄청난 인원이 시상식 장 주위 몇 블럭을 모조리 통제하고 바리케이트를 쳤습니다. 거 참, 모든 관계자가 출입증 없이는 얼씬도 못 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어요.

스케일도 대단했습니다. 일하는 기자단들의 간식거리와 식사, 음료수까지 모두 준비가 되어있고 끝도 없이 리필을 해주더이다. -_-

메모리 카드를 아무리 많이 준비해와도 찍는 사진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아예 텐트 하나를 세워 그 안에 노트북 펴놓고 앉아 메모리 카드 사진 다운 받아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준비해놨을 정도였습니다. 서른 명은 족히 되어보였구요.

그 다음 텐트에는 수상자들이 에미상 로고가 찍힌 벽 앞에 서서 상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곳이 있었어요. 그 안의 기자들만 80여명이었다고 나중에 들었는데, 저 같은 민간인(?)이 들어갔더니 플래쉬 세례에 눈이 아파져 오래 구경도 못 하겠더군요.

각 방송사를 위해서는 부스를 마련해놨습니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리포터들이 와 있었으니까요.

그 옆의 텐트에는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놨습니다. 기사 송고해야하는 기자들도 있으니까요. 마감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전화 서비스까지 완벽 구비.

같은 시간에 오디토리움 안에 연회장에는 시상식 후의 연회 준비까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모든 테이블의 테이블 보, 꽃꽂이하며 무대와 조명과 음악에 뮤지션하며, 음식 나를 웨이터/웨이트리스 숫자만 해도 엄청났어요.

정말 마음에 쏙 들게 진행이 되더라구요.
이게 얼마짜리 잔치일까.. 생각하니, 사실 계산 불가능.

많이 배웠습니다. 일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한다는 것.
오늘 본 것들, 앞으로 오랫동안 잊지 못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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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오버쟁이.

2005. 9. 28. 06:02 | Posted by 헤브니
우리 가족은 오버쟁이들이다.

엄마랑 아빠가 모처럼 시간이 나셔서, LA에까지 나오셨다.

중간에 일부러 우리 학교 앞으로 오시게 만들어 점심을 함께했다.

어쩌다보니 오늘은 아침엔 못 봤지만,

집에 가면 하루 종일 같이 있을 똑같은 그 얼굴이 뭐가 보고 싶다고(?) 일부러 학교까지 오시게 만들어 밥을 같이 먹는지. -_-;;

요즘에는 대학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 독립 만세를 외치겠다고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다짐을 하면서도 LA에 나오셨다는 엄마 말에 학교로 오시라고 하는 나도 오버쟁이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오랜만에 같이 나와 일 보시던 중에 딸내미가 밥 먹으러 오시란다고 오시는 울 부모님들까지 다 합쳐 우리 가족은 너무 오버쟁이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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