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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7 난 아직도 영화와 같은 만남을 꿈꾼다
  2. 2008.08.15 아~ 무식하여라.
  3. 2008.07.03 이거이거 재밌네~ 2
  4. 2008.07.02 이럴 줄 알았다
  5. 2008.06.30 골프의 매력

난 아직도 영화와 같은 만남을 꿈꾼다

2008. 8. 17. 16:54 | Posted by 헤브니
고2였던 11학년 때였다.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녀석이 있었다.

나, 공부 잘하는 남자에게 약하다. 그 녀석, 공부를 참 잘했다. 나, 키 큰 남자를 좋아한다. 그 녀석, 키가 183이었다. 나, 밖에서는 적당히 과묵하지만 나한텐 말 많이 하는 사람이 좋다. 그 녀석, 심심할 때 전화하면 3시간도 통화해줬다. 나, 음악 잘하는 남자 무지 좋아한다. 그 녀석, 쇼팽의 즉흥환상곡도 칠 줄 아는 녀석이었다. 으~ 무서운 놈.

같은 나이이지만 이민 왔을 때 어찌하다보니 다른 학년으로 들어오게 되어 녀석은 나보다 1년 먼저 졸업을 했다. 졸업식을 치르고 먼저 졸업하면 못보게 될 게 아쉬워, 다른 친구가 같이 졸업한다는 걸 핑계로 졸업식에도 참석해서 인사를 나눴다.

졸업하고 얼마 후에 그 때 10대들이 열광하며 보았던 섹스 코미디 <아메리칸 파이2>를 같이보고 영화관 근처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그리고 못 만났다. 2001년이었으니 7년이 지난 이야기다.

고등학교 3학년을 지내던 나는 이민 온 후 정리 안된 여러 상황이 너무 힘들었었다. 타도시의 대학에 진학한 그 녀석, 가끔 MSN 메신저에서 이야기 들어주기도 하더만 어느 순간 점점 빈도수가 줄어들었다. 자신은 할 일이 너무 많아 정말 바쁘다, 친구로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 날은 방학이라 집에 돌아올테니,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의 졸업식도 볼겸 온다고 했다. 졸업식 며칠 전에 전화가 왔는데, 내가 외출 중이라 아빠가 받으셨다. 남겨놓은 메세지가 갑작스럽게 치과에 다녀와 얼굴이 너무 부어 못볼 꼴이 되어 도저히 참석할 수 없어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연락이 없었다.

신경질이 났다. 그 녀석은 내 친구가 하기 싫은 거다, 라는 결론이었다. 아무리 바빠도 대화 5분이 힘들다면, 그건 인간관계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 나에게 최소한의 노력도 보여줄 수 없는 친구라면 나도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나도 마지막 메세지를 씹었다. 그게 마지막이다. 2002년 6월이었으니, 6년이 지난 이야기다.

그 이후로 그만큼 착했고, 똑똑했고,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남자를 만나보지 못했다. 관심이 가는 남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난 그 애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는가보다. 6년이 넘도록 소식을 듣지 못하고 살았지만, 나도 남자 친구 한번 쯤 사귀어봐야하는 나이가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김없이 그 애가 꿈에 나타난다.

꿈 속에서 나는 그 녀석을 모른 척하고, 그 녀석은 모른척하는 나를 붙잡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될 때까지 참은 거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드라마와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그 녀석은 내 꿈 속에서 드라마에 나올 법한 아주 근사하고, 보통 여자라면 그 자리에서 그냥 넘어갈 법한 대사를 하더라. 그리고 어떻게 되는지는 곧바로 꿈에서 깨어버리기 때문에 기억을 못하지만, 해피엔딩이겠지?

오늘, 6년만에 처음으로 그 애 소식을 들었다. 우연히 들른 팬시점에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던 그 아이 사촌이 일하고 있었다. 나는 사촌 이름도 기억하는데, 사촌 아이는 내 얼굴을 알아봐도 이름은 못 기억하더라만, 덕분에 그 녀석이 예상했던 대로 의대에 진학해 아직도 대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 바쁘게 지내는 사람이라 사촌도 1년에 네 번 정도 밖에 얼굴을 못 본다고 한다.

"요즘 우리 나이가 그런가 봐. 걔는 결혼했니?" 라는 내 질문에, "언니, 결혼은 무슨~ 아직 어리잖아요!"라고 말하던 사촌 동생을 통해 최소한 그 애가 결혼은 안했다는 건 알아냈다.

...전화번호 물어보고 싶은 걸 간신히 눌러참았다.

만약 인연이라면,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도 아니고 인연이 아니라면, 그 녀석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나타날 거라는 걸 믿어서라기보단 난 그저 꿈 속에서와 같은 영화같은 만남을 꿈꾸고 있는가보다.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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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식하여라.

2008. 8. 15. 03:26 | Posted by 헤브니
돈 가지고 자랑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금전적인 힘이 문화적 성숙과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도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인은 더하군.

그 동안 땀 흘리고 수고한 노력의 결과가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할 올림픽 경기에서
이게 있을 법이나 한 일인가!

창피한 줄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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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이거 재밌네~

2008. 7. 3. 03:15 | Posted by 헤브니
n사에는 떴는데 당사자인 d사에선 찾아볼 수가 없는 기사.. ;

포털과 조중동의 정면대결인 건가?

이런 일이 한번 쯤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네티즌들이 만드는 대화의 장(!)에 올라간 자사불매운동 때문에
뉴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나.

포털이 가진 넷 통제의 권한은 어느만큼 큰 것인가.
방통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포털이 네티즌들의 글을 임의삭제할 수 있다면
네티즌들은 웹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박탁당하는 걸까?
불매운동이라면 이건 집회의 자유인가? -_-; (j양, 좀 도와줘)

오프라인 신문과 온라인 포털 중 어느 쪽의 힘이 더 센걸까?

촛불집회가 미치는 여파가 대단한 것 같다.
일이 이렇게 번져간다면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 아닌 것이고..

어쨌거나 국민의 의견이 보도되지 않는 수구언론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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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다

2008. 7. 2. 09:29 | Posted by 헤브니
스타벅스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기사.

맥다방 아이스 커피 맛을 보고서야 스타벅스가 제대로 적수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이런 결과가 오는구나!

요즘 미국에선 기름값이 많이 올라 올초부터는 결국 스타벅스 한잔 값보다 비싸졌지만
어쨌거나 비쌌던 스타벅스 커피값을 놓고
갤론당 기름값이랑 스타벅스 값을 비교하는게 한동안 유행했는데 말이다.

솔직히 각성 좀 해야...
커피 한잔이 그렇게 비쌀 필요가 있냐고!! 묻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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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매력

2008. 6. 30. 06:47 | Posted by 헤브니
광적으로 경기를 챙겨보는 것은 아니지만,
쉬려고 텔레비전을 켰을 때 관심있는 경기가 중계되고 있다면 보통은 끝까지 보는 편이다.

교회를 다녀왔는데 텔레비전을 켜니 U.S. Open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이름만 들어봤던 박인비라는 한국 선수가 3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5위권 안에 한인 선수의 이름이 셋이나 올라와있는 거다.

이런, 대단하군.. 이라는 생각을 하며 앉아서 보기 시작했다.

박인비 선수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1998년도 U.S. Open에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하는 것을 보고 골프채를 잡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은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여러 선수들의 경기가 교차되고 아니카 소렌스탐이 나왔다.
선두인 박인비 선수의 성적이 9언더였는데, 소렌스탐은 5오버였다.

아무리 그래도 왕년의 골프 여제도 이런 성적표를 받을 수 있는 거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소렌스탐이 마지막 18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헉.
왕년의 골프 여제는 이런 경기를 하는 구나, 라고 바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하는 스포츠 선수들은 참 멋있다.
타이거 우즈, 아니카 소렌스탐처럼 한 시대를 풍미하는/했던 선수들은
그들의 대단한 실력과 침착함으로 상대방과 팬들을 압도하는 게 더할나위 없이 멋있다.

그렇지만 더욱 멋있는 것은 이 선수들이 각 개인의 꿈과 목표를 위하여 열심히 하는 것이겠지만,
그들의 무대가 세계적인 무대이기 때문에 조국의 팬들로부터 성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골프라는 스포츠는 심판의 판정이나 규정의 해석의 논란이 가장 적은 스포츠,
즉 선수 개개인의 실력, 노력과 운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외부적인 요소가 가장 적게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골프장 잔디 위에서 흘리는 땀,
스윙을 위한 연습과 끊임없는 노력이 가장 가치있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것.
그게 골프의 매력이 아닐까.

이 글을 막 적는 순간 19살의 박인비 선수가 박세리 선수의 기록을 넘는 최연소의 기록으로
제 63회 U.S. Open을 우승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 쓸데없이 하나 더 덧붙이자면 박인비 선수로 하여금 골프에 입문하게 했던 장본인이자
10년전 이 대회 최연소 챔피언이었던 박세리 선수는 이번 대회 컷오프 탈락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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