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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30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게 중요한 거 아닌가
  2. 2008.11.20 멋진 말
  3. 2008.11.18 지옥이 이럴까...
  4. 2008.11.14 oh.. i love you
  5. 2008.11.08 Orange-colored sky

미쉘 콴 선수가 전성기를 보낼 때 미국에서 살았으니, 가끔 테레비를 켜면 우연히도 그녀가 출전한 대회에 사샤 코헨 선수나 사라 휴즈 선수 (이 선수 동생인 에밀리 휴즈도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왔었던 것 같은데..)가 나와서 경쟁하던 걸 꽤 많이도 봤더랬다. 진짜 알고 테레비 켰던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미쉘 콴 선수 꽤 많이 나왔었다. 2002년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결국은 금메달 못 땄어도, 올림픽 출전권이 달렸다는 전미선수권에서 9번 우승하고, 연아 선수가 우승 못해 다들 안타까워하는 세계선수권도 5번 정도 우승한 것으로 기억한다(나중에 정확한 숫자를 보러 위키에 가봐야겠다). 2002년도에는 타라 리핀스키였나.. 하는 더 이상 자랄 수 없다는 자그마한 선수에 밀렸던가. 2006년도에는 부상으로 인해 결국은 올림픽에 출전을 못했었다.

그 때 보면서 스치던 생각이 참 많았다. 일단 '동양계 스케이터'라는 게 대단했달까. 나풀거리는 피겨 의상을 보면서 (이건 인종차별하자는 말은 아니지만) 확실히 서양 스케이터의 골격이 예뻐보인다는 생각도 했었고,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누군 노력하지 않았으랴만) 미쉘 콴 선수가 올림픽 메달 못 따는 걸보고 그건 그녀에게 주어지지 않는 일인걸까, 생각했었고.. 나이 어린 유망주가 한 명이라도 전미선수권에서 부각되면 그녀는 과연 콴 선수를 밀어낼 수 있을까, 이런 제목으로 기사가 수도 없이 많이 떴던 걸 기억한다. 그 중 한명이 한국계 미국인 스케이터였던 나오미 나리 남 선수였다. 그녀도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다가 결국은 싱글이 아니라 요즘엔 페어로 다시 하고 있다고 하고 나이도 벌써 스무살이 훌쩍 넘었더라.

올림픽의 꽃이라는 여자 싱글 피겨 스케이팅.

전문적으로 기사를 찾아보며 기술의 용어를 습득한 적은 없지만, 빙판 위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연기를 해내기 위해 얼마나 연습을 많이했을까, 상상만 해도 그들의 노고에 저절로 박수가 나올만큼 아름답고도 처절한 세계라고 생각해왔다.

흠흠... 사설이 길었는데... 다짜고짜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도 연아 선수 팬이라는 거다. 작년 세계선수권 대회의 "록산느의 탱고"를 보고는 반해버려서.. 그걸 제대로 보고 반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먄. ㅠ.ㅠ 이번 시즌 미국에서 열린 Skate America에 연아 선수가 출전해주는 덕택에 처음으로 생방송으로 그녀의 연기를 지켜볼 수 있었던 1인으로서.. "죽음의 무도"와 "셰헤라자데"보고 무한감동을 받았다고나 해야할까.

하여간 덕택에 포털에 뜨는 기사는 모조리 다 읽고 게시판도 꼼꼼히 검색하는데, 며칠 전 아사다 마오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짓는다는 소식 이후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어쩐지 마오 선수가 안됐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예로 타라소바 코치의 발언을 들 수 있겠다. "마오가 클린한다면 연아를 이기는 건 100%," "이번 시즌에 연아를 처음으로 만나게 될 것이 기대된다"는 등 대충 이런 발언이 기사화된다. 근데 가만히 읽고 있으려니 궁금해진다. 

마오 선수는 연아를 이기기 위해 스케이트를 타나?? 아니면 마오 선수는 세계 최초로 200점이 넘는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스케이트를 타는 건가? 이 사람들이(언론) 18살 밖에 안된 아이(!)에게 기대하는 게 얼마나 크면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이야기보다 라이벌 관계나 세계신기록감 점수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건지.

그에 비해 우리 연아 선수의 발언은 완벽하지 못했던 연기에 대한 코멘트나 실수에 대한 이야기 등 자신의 연기에 대해 집중하는 모습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참 예쁘다.

국민적 인기, 국민의 성원, 국민 여동생, 대한민국 최초, 세계랭킹 1위..

다 좋은 말이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얼마나 집중하고 그 일을 즐길 수 있느냐는 사실이 아닐까. 18살 밖에 안된 나이에 이미 자신의 성과에 집중하는 연아 선수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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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

2008. 11. 20. 09:46 | Posted by 헤브니

데뷔 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이름을 낸건 토크쇼를 진행하게 되었다는 박중훈 씨에게 점점 속력이 높아지는 40대인데 행복합니까 라고 묻는 인터뷰어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20대는 아직 아이인데 정작 본인들은 그걸 모르죠. 저도 몰랐고요. 그래서 20대는 '뭐든지' 가능한 나이인 것 같아요. 그에 비해 30대는 '웬만하면' 가능한 연령대이고, 40대는 '여전히' 가능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50대는 '제한적으로' 가능한 나이이고, 60대는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부담감이 많지만 40대가 참 괜찮은 나이인 것 같아요."

난 아직 늦지 않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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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이럴까...

2008. 11. 18. 10:09 | Posted by 헤브니


...싶을 정도로 끔직한 하늘이다. 토요일, 캘리포니아 지역에 산불/들불이 너무 심해 인근 지역에 재가 날아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어찌나 심했는지 한낮의 태양이 저렇게 보일 정도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는데, 이걸 어떻게 하나...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으로서 정말 남의 일처럼 생각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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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i love you

2008. 11. 14. 05:58 | Posted by 헤브니


나이 마흔에 이렇게 늙을 수 있는 사람,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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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colored sky

2008. 11. 8. 06:39 | Posted by 헤브니


11월 첫주, 썸머타임이 끝나자 낮이 훨씬 짧아졌다. 6시에 퇴근하고 밖으로 나오면 이미 세상이 깜깜하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가을은 그게 하나 아쉽다.

아침에 세수를 하다가 문득 토니 베넷이 부른 <The Way You Look Tonight>이 떠올랐다. 직장에서 동료들이랑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혼자 머리 속에서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다보니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My Best Friend's Wedding>이 생각나고, 그러다보니 영화에서 나오던 이 노래에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집에 분명히 사운드트랙이 있는데, 아침 출근길에 그거 챙겨서 들고 나올 정신이 어드메 있다고? 세수하면서 씨디 챙기자, 이래놓고는 만날 빈손으로 나오는 걸. 근데 씨디 잊어버린 걸 꼭 출발해서 첫번째 신호등에 걸려야만 생각나니, 이거야 참..

요즘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일이 힘들다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서 지치는 것을 더욱 많이 경험하게 된다. 이게 다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려니, 하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체념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체념할 일에 체념하는 것과 상관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쯤에는 거의 파김치가 되는 느낌인데, 차까지 밀리면 정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피곤해져 버린다.

이 날도 역시 거의 녹초가 되어, 운전하는 동안 피곤한 몸을 깨우기 위해 음악을 틀려고 뒤적거렸다. 차 안에 다운을 많이 받던 4-5년 전에 만들어 둔 씨디가 꽤 많다. 저장해두는 셈으로 mp3 씨디를 만들어둔 건데, 요즘 나오는 차에는 mp3 씨디를 읽을 수 있는 플레이어로 나오니 그 많은 씨디를 들을 수 있다. 씨디 낱장을 넣어두는 가방에서 아무거나 꺼내 플레이어에 넣었는데 문제는 어떤 곡이 나올지 전혀 모른다는 거? 

집에 돌아가기 위해 프리웨이에 들어가는 그 순간, 아침에 떠올랐던 <The Way You Look Tonight>의 멜로디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이 씨디에 이 노래가 들어있는 줄도 몰랐는데 말이다. 게다가 마침 해가 지던 서쪽 하늘은 오렌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모든 고단함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해졌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하루의 피곤이 사라져버린 느낌이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음악과 하루가 저무는 시각의 석양이 있다면 그냥저냥 살아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게 되었다.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고, 이렇게 별 것 아닌 것에서도 위안을 삼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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