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뀌면 이전에는 말도 안된다고 치부되었던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서 내가 보는 관점도 변하게 마련이지만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주변에서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
그 중 제일로 꼽고 싶은 것은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의 관계이다.
요즘 일하는 직장에는 내 또래의 아가씨가 나를 포함해서 셋이다.
20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의 아가씨들인데, 다른 두 아가씨를 보고 있으려면 가끔 가관이랄까.
에피소드 네 가지를 소개해볼란다.
첫째.
4월 말 쯤이 되어 아는 언니 한 명이 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학생이기도 한데, 나와는 나이가 한 살 차이나는 언니다. 작년에는 차가 없어서 저녁 수업이 끝나고 나면 내가 가끔 집에 데려다주기도 했었는데 그랬음에도 그닥 친하다고 볼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하루는 일 끝나고 나가는 길이었다. 누가 데리러 오는 중이라 기다리고 있는 거라고 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보니 남자친구가 생겼더라.
그런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학교 식당으로 남자친구를 데려와 같이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당연히 둘이 저쪽 테이블에서 먹는다. 이쪽 테이블에서는 직장 상사를 비롯한 전 교직원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식사를 하는데. -_-;
모두들 쳐다보는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에 세 번은 꼬박꼬박 오는 거다.
그 남자랑 결혼하는 거지? 라고 묻고 싶었다. 여기 바닥, 생각보다 훨씬 좁다.
둘째.
6월 말 학교 행사 때의 일이다. 음악회라 외부의 장소를 빌렸다.
주말에 일하러 오게 될 사람들을 배려해서 직장에서 저녁을 사주기로 하셨는데, 두 아가씨 중 한 명이 다른 동료 언니에게 묻더란다.
"오빠(남자친구)가 음악회에 같이 올 건데, 저녁 식사 같이 해도 돼요?"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에둘러 말한 동료 언니가 나중에 이야기를 전해주며 한 마디.
"오자고 하면 오겠다는 오빠나, 가자고 하는 여자친구나,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학교에서 내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끼리 먹는다고 해도 안 오겠다고 말해야하는 거 아냐?"
개인적으로 100% 동감한다.
셋째.
같은 날의 이야기다.
저녁식사를 하고 음악회 장소에 도착한 우리들.
생각보다 길이 살짝 막혀 약속 시간에 간당간당하게 도착을 했는데, 나머지 두 아가씨들이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우리끼리 티켓 부스랑 그외 학교 홍보 자료를 정리하며 자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남자친구들을 대동한 두 아가씨가 등장하셨다.
음악회 시작시간까지는 아직 남았는데 뭐 하면서 기다리려나, 하며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 순간!
여자친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말똥말똥 쳐다보기 시작한다.
음악회 시간이 가까워지자 당연히 사람들이 몰리고 바빠지기 시작했다.
표를 가지러 온 사람들을 비롯해서 직원들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는데, 어랍쇼?
일을 돕는다!!!!!!!!!!!!!!!!!!!!!
직장 동료도 아니고, 직장 동료의 남자친구와 통성명도 없이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
진짜 불편했다.
넷째.
얼마 전, 직장의 어느 분이 좋은 일로 다른 동료들에게 비싼 식사를 대접하게 되었다.
난 거기 처음 가봤기 때문에 아는 바가 전혀 없었는데, 알고봤더니 음식값만 일인당 35달러 수준이었다.
거기에 음료수, 계산할 때의 세금과 미국에서는 당연한 팁까지 포함하니 이거야 원.
나중에 보니 일인당 50달러 정도 나온 것 같더라. >.<
모인 사람이 대략 스무 명 정도 되었기에, 대접받는 우리도 마냥 신난다~고만 할 수는 없는 상황.
본격적인 식사 전에 나온 가벼운 빵과 샐러드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위에 적은 두 아가씨 중 다른 아가씨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들어왔다.
....이건 뭥미?
자기가 누구라고 동료들에게 정식으로 소개를 하지도 않고, 저기 먼 자리에 가서 여자친구랑 앉더니 밥을 먹기 시작한다.
직장과 아무런 관계나 동료들과 면식도 없는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불가능하다. 거기에 밥값이 한두푼도 아닌 식사 자리에 와서 앉아 밥을 먹어도 되는 건가? 요즘 한국사람들은 직장 회식 자리에 관계없는 남자친구 여자친구 데리고 다니는게 유행인가? 도대체 왜들 그러냐?
볼 일을 보러 나오면서 남자친구와 같이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을 보는 중에 남자친구와 딱 달라붙어서 만지고 있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나도 젊은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젊은 세대가 큰소리로 외치며 요구하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는 권리와 자유랑 공적인 자리에서 지켜야 할 예의와 태도는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은 좀 구분하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그 남자친구가 얼마나 멋있는지는 자기한테만 해당되는 거고, 네 남자친구가 누구든 사실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다. 아무리 남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한들 남자친구는 어디를 가더라도 주렁주렁 달고 다녀야 하는 악세사리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요즘 아가씨들에게는 남자친구란 존재는 그저 좋아하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사이를 넘어서 언제든지 같이 붙어다니는 게 당연하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는 악세사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것도 제일 귀한 악세사리 말이다.
변화하는 속도에 맞춰서 내가 보는 관점도 변하게 마련이지만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주변에서는 참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다.
그 중 제일로 꼽고 싶은 것은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의 관계이다.
요즘 일하는 직장에는 내 또래의 아가씨가 나를 포함해서 셋이다.
20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의 아가씨들인데, 다른 두 아가씨를 보고 있으려면 가끔 가관이랄까.
에피소드 네 가지를 소개해볼란다.
첫째.
4월 말 쯤이 되어 아는 언니 한 명이 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학생이기도 한데, 나와는 나이가 한 살 차이나는 언니다. 작년에는 차가 없어서 저녁 수업이 끝나고 나면 내가 가끔 집에 데려다주기도 했었는데 그랬음에도 그닥 친하다고 볼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하루는 일 끝나고 나가는 길이었다. 누가 데리러 오는 중이라 기다리고 있는 거라고 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보니 남자친구가 생겼더라.
그런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학교 식당으로 남자친구를 데려와 같이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당연히 둘이 저쪽 테이블에서 먹는다. 이쪽 테이블에서는 직장 상사를 비롯한 전 교직원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식사를 하는데. -_-;
모두들 쳐다보는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에 세 번은 꼬박꼬박 오는 거다.
그 남자랑 결혼하는 거지? 라고 묻고 싶었다. 여기 바닥, 생각보다 훨씬 좁다.
둘째.
6월 말 학교 행사 때의 일이다. 음악회라 외부의 장소를 빌렸다.
주말에 일하러 오게 될 사람들을 배려해서 직장에서 저녁을 사주기로 하셨는데, 두 아가씨 중 한 명이 다른 동료 언니에게 묻더란다.
"오빠(남자친구)가 음악회에 같이 올 건데, 저녁 식사 같이 해도 돼요?"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에둘러 말한 동료 언니가 나중에 이야기를 전해주며 한 마디.
"오자고 하면 오겠다는 오빠나, 가자고 하는 여자친구나,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학교에서 내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끼리 먹는다고 해도 안 오겠다고 말해야하는 거 아냐?"
개인적으로 100% 동감한다.
셋째.
같은 날의 이야기다.
저녁식사를 하고 음악회 장소에 도착한 우리들.
생각보다 길이 살짝 막혀 약속 시간에 간당간당하게 도착을 했는데, 나머지 두 아가씨들이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우리끼리 티켓 부스랑 그외 학교 홍보 자료를 정리하며 자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남자친구들을 대동한 두 아가씨가 등장하셨다.
음악회 시작시간까지는 아직 남았는데 뭐 하면서 기다리려나, 하며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 순간!
여자친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말똥말똥 쳐다보기 시작한다.
음악회 시간이 가까워지자 당연히 사람들이 몰리고 바빠지기 시작했다.
표를 가지러 온 사람들을 비롯해서 직원들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는데, 어랍쇼?
일을 돕는다!!!!!!!!!!!!!!!!!!!!!
직장 동료도 아니고, 직장 동료의 남자친구와 통성명도 없이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
진짜 불편했다.
넷째.
얼마 전, 직장의 어느 분이 좋은 일로 다른 동료들에게 비싼 식사를 대접하게 되었다.
난 거기 처음 가봤기 때문에 아는 바가 전혀 없었는데, 알고봤더니 음식값만 일인당 35달러 수준이었다.
거기에 음료수, 계산할 때의 세금과 미국에서는 당연한 팁까지 포함하니 이거야 원.
나중에 보니 일인당 50달러 정도 나온 것 같더라. >.<
모인 사람이 대략 스무 명 정도 되었기에, 대접받는 우리도 마냥 신난다~고만 할 수는 없는 상황.
본격적인 식사 전에 나온 가벼운 빵과 샐러드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위에 적은 두 아가씨 중 다른 아가씨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들어왔다.
....이건 뭥미?
자기가 누구라고 동료들에게 정식으로 소개를 하지도 않고, 저기 먼 자리에 가서 여자친구랑 앉더니 밥을 먹기 시작한다.
직장과 아무런 관계나 동료들과 면식도 없는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불가능하다. 거기에 밥값이 한두푼도 아닌 식사 자리에 와서 앉아 밥을 먹어도 되는 건가? 요즘 한국사람들은 직장 회식 자리에 관계없는 남자친구 여자친구 데리고 다니는게 유행인가? 도대체 왜들 그러냐?
볼 일을 보러 나오면서 남자친구와 같이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을 보는 중에 남자친구와 딱 달라붙어서 만지고 있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나도 젊은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젊은 세대가 큰소리로 외치며 요구하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는 권리와 자유랑 공적인 자리에서 지켜야 할 예의와 태도는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은 좀 구분하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그 남자친구가 얼마나 멋있는지는 자기한테만 해당되는 거고, 네 남자친구가 누구든 사실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다. 아무리 남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한들 남자친구는 어디를 가더라도 주렁주렁 달고 다녀야 하는 악세사리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요즘 아가씨들에게는 남자친구란 존재는 그저 좋아하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사이를 넘어서 언제든지 같이 붙어다니는 게 당연하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는 악세사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것도 제일 귀한 악세사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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