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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변신.

2007. 12. 7. 18:25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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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변신>.

조금은 음침한 내용에 걸맞게 음침한 분위기의 표지다.
그렇지만...
책의 내용에 일치하는 표지라고 볼 수 있겠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과연 어디까지 진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과학이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총을 맞고 뇌이식 수술을 받은 주인공의 인격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인격이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함을 깨닫고
뇌 이식을 해준 도너가 누구인지를 찾아 나서게 되면서
의료진이 감추고 싶어했던 비밀에 근접하게 된다.

자신감 없고 나약하던 모습에서 적극적임이 지나쳐
게으른 사람들을 보면 폭력적이다 못해 살의를 느끼게 되는 변화를 겪고
혼란에 빠진 주인공은 결국 이식한 뇌의 주인의 영향을 받게 됨을 깨닫게 되는데...

진실을 알게 되고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가까워지다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온 어느 순간,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고 만다.

과학으로 진보된 세상이지만 과학이 모든 것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설정은 익숙하지만,
역시 상상은 상상에 불과할 뿐.
이렇게 영화나 책을 통해 체감하는 것이 훨씬 생생하다.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라 의료진에 의해 행해진 뇌 이식의 결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불행한 삶을 이어가게 된 주인공이 너무 불쌍했다. >.<

다음으로 읽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이다.

<책> 용의자 X의 헌신.

2007. 12. 5. 07:35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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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백야행>을 보고나서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바로 집어왔다.

추리 소설은 한국 서점에서 비싼 값에 사려고 생각하면
어쩐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선뜻 사지 못하고는 했는데...
아~ 신난다.. 고 생각하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심 때도 채 못 되어서 다 읽었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여주인공 하나오카 야스코는
자신과 딸을 괴롭히는 전남편을 우발적으로 죽여버리게 된다.

그녀를 사랑하는 옆집의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는
그녀에게 완전 범죄를 위한 사후 처리를 자원하고...
담당 형사 구사나기는 이시가미와 대학 동창으로 서로 친분은 없지만
이들에게는 천재 물리학자인 유가와라는 친구가 공통분모로 끼어있고
그 인연으로 유가와가 범인 추리 과정에 엮이게 된다.

결국 이 두 천재의 대결은 "기하학 문제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함수 문제이다"는.
선입견의 맹점을 찌른다는 말에서 범행의 모든 전모를 밝힐 수 있게 된 셈이지만
결론이 이런 식으로 나서야 나같은 독자는 감이나 잡을 수 있나.

마찬가지로,
책의 서두에 범인과 살해 방법 등, 모든 카드를 꺼내놓고 이야기를 시작한 작가의 의도는
이 소설에서 이시가미가 결국 완전 범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유가와가 이시가미의 완점 범죄를 무장해제 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독자들로 하여금 구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20년 만에 재회한 두 천재는
"수학의 문제에서 스스로 생각해서 해답을 내는 것과,
남에게 들은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간단할까?" 라는 질문으로
무지하게 어려운 증명 문제를 풀며 시간을 보내지만
이건 작가가 독자에게 하는 말이기도 한 듯.

추리 소설을 생각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과
그 이야기 속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것 중 어느 게 더 간단할까?

간단? 둘 다 어렵다. -_-
하지만 만드는 게 좀 더 어려울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타고난 이야기꾼인 듯 싶다.
<백야행>은 책으로 읽지는 못했지만, <변신> 같이 빌려왔으니
저녁 때는 <변신>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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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배우 찾기~

2007. 10. 29. 02:08 | Posted by 헤브니
오늘의 주인공은 William Fich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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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FBI 요원 알렉스 마혼 역으로 요즘 더 많이 알려졌겠지만,
내가 이 분을 처음 본 건 영화 <아마겟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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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역이였는고 하니, NASA에서 주도할 혜성 폭파 계획에서 우주선 조종을 맡을 조종사역.
주인공인 브루스 윌리스한테 렌치같은 도구로 목이 졸려가면서까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무사히 귀환해서
브루스 씨의 딸이었던 리브 타일러에게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임무를 성공시킨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며 인사하던 장면이 멋있었는데.
그 모습이 기억에 인상깊게 남았었나보다.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며 누군가 계속 궁금해하다가 못참고 찾아보니 바로 이 분이었던 것.

최근에는 영화 <Blades of Glory>에도 출연해서 남자 주인공의 아버지 역으로 잠깐 등장.
그렇지만 역할만큼은 확실히 인상적인(!). ^^;
이 영화는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라 자세한 건 좀... 하하..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고아들을 입양하여 스포츠 인재로 키우는 백만장자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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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를 잊지 않고 꼬박꼬박 정리하려고 이런 주제를 만들어봤는데
써놓고 보니까 내가 본 작품에서만 뽑을 수 밖에 없어서 내용 자체는 부족한 게 많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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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탁환 -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

2007. 10. 26. 16:50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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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드라마인지 영화인지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소재가 특별하다.

프랑스 공사와 사랑에 빠진 궁녀 리심의 삶을 그린 내용인데,
엄마랑 같이 이틀 동안 꼬박 읽었다.
재미있다기 보다는 시작했으니까, 인데...

리심은 춤솜씨로 고종의 사랑을 받았던 궁녀였으나
그녀와 사랑에 빠진 된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의 간청을 받은 명성황후가
자신이 볼 수 없는 외국을 보고 배워 전해달라는 명을 내리면서
조선 여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나중에는 모로코에 가게 된다.

프랑스어로 서양 문물을 공부한 신여성이기 때문에,
프랑스에 가서 피부색 때문에 봉변을 당해도 당당할 수 있었던 걸까.

외국에 나간 그녀는 여러번 피부색으로 인해 수모도 당하고,
나중에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게 된 뒤에는
혼란스러운 나라의 외교 사정에 휩쓸려 희생양이 되고 말았지만
새로운 문명과의 만남으로 그녀는 그 시대 조선 여성 누구도 꿈꿀 수 없었던
평등과 자유에 대한 이상을 지니고
조국의 어린 아이들에게 변화와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바람을 불어넣고자 했던 지식인으로 변모한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실존 인물이라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깨인 인물이 결국은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새삼 안타까웠다.

이건 사족이지만,
근대화가 시작되던 조선 말기의 사정은 우리나라의 지난 5000년의 역사 중
가장 답답한 부분이 많은 기간이라고 느끼는 바이다.

만약 명성황후가 그렇게 시해되지 않았다면,
만약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펴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달랐을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서 말이다.

지나간 역사에 대해 '만약'을 논해봤자지만
외국 생활을 할 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적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식민지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지는 20세기 역사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이념적인 논쟁을 펼쳐야 하는 한국전쟁도 그렇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종군위안부를 비롯한 역사 왜곡 문제도 그렇고... 에휴.

감상문으로 다시 되돌아가자면,
소재가 참신하기는 했지만 너무 길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조목조목 따지고 반박하기에는 내 필력이 너무 약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을 창작으로 메꿔야 했던 실존인물의 이야기로 보기엔
일본과 프랑스, 모로코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이 허구성이 너무 짙은 감 없지 않았다.
그녀가 혁명 후에 도망 중이었던 김옥균과 우연히 만난다거나
프랑스에서 떠나기 전 방문한 소르본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여학생의 이름을 슬쩍보니
마리 스클로도프스카였다는 이야기는 소설 속 우연치고 너무 하지 않나?
이름을 딱 읽고 이 여인이 후일의 퀴리 부인이라는 생각이 떠오른 건
어린 시절 읽은 위인전 덕이었지만.. ;;

그렇지만 읽기에 쉽도록 쓰여져 있었고,
백방으로 취재를 다닌 작가 선생님의 노고도 느껴지는 작품이기는 했다.
시작한 책 끝내느라 이틀 동안 너무 열심히 읽어 눈이 아플 정도였으니.
각색되어 영상화 되기에도 참 괜찮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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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오노 나나미 - 세 도시 이야기.

2007. 10. 26. 15:58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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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책이 많은 LA의 도서관에 갈 기회가 생겨서 한참을 구경했다.
지난 번에는 못 발견한 책인데, 시오노 나나미 씨의 세 도시 이야기 중 마지막 권을 발견했다.
집에 앞의 두 권은 있는데, 마지막 권이 없어서 다음 번에 나가면 살까 생각하고 있었던 참이라
냉큼 빌려와서 한 시간 반 만에 다 읽었다.

알라딘에서 빌려온 책 소개로 시작을 하자면 이렇다.

<로마인 이야기>,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등으로 널리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사랑과 살인의 음모가 담긴, 추리적 기법으로 씌어진 역사소설이다. 르네상스의 전성기가 지난 16세기 유럽, 투르크와 통상을 하지 않을 수 없던 베네치아와 공화정에서 군주국으로의 정체 변화를 맞고 있는 피렌체, 최후의 르네상스 교황이라 불렸던 파르네세 교황 아래의 로마가 각각 등장한다.

3부작의 주인공 마르코 단돌로는 베네치아 명문가의 장남으로 서른의 나이에 원로원 의원이 되었을 뿐 아니라 10인 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엘리트 청년이다. 그의 애인이자 여주인공은 올림피아라는 이름의 고급 창녀. 이 두 사람이 역사적 사건에 휘말려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첫 번째 작품 <주홍색 베네치아>는 한 경관이 산 마르코 종루에서 몸을 던져 죽는 사건으로 막을 연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마르코는 결국 3년 동안 공직 추방 처분을 받게 되는데... 2부에서는 피렌체를 방문한 마르코가 그곳에서 올림피아와 해후한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인 알레산드로 암살사건이 다뤄진다.

3부작의 마지막 작품 <황금빛 로마>에서는 마르코와 올림피아의 성숙한 사랑을 그리는 한편, 패권을 다투는 열국의 음모의 베일이 벗겨진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의 매력은 아무래도
지금과는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과 가공의 인물을 적당히 섞어
실제 일어난 일과 작가가 만들어 낸 사건을 살로 덧붙여
과거에 있었을 법한 그럴듯한 이야기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르네상스라는 시대를 머릿 속으로 그려볼 수 있었던 묘사와
생동감있게 살아있는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
그리고 보너스로 이 삼 부작은 모두 살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라는 매력.

아쉬운 건, 시오노 나나미 선생이 좋아하는 인물들로
다른 작품에도 여러번 등장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
시오노 나나미 선생은 편애가 심한 편이니까, 뭐 그정도는 이해해하고 넘어가야 할까.

<로마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시오노 선생의 르네상스 저작물들도 꽤 재미있다.
주의할 점은 르네상스 저작물의 대부분이 서술적이라기보다는 논픽션과 픽션이 적절하게
그렇지만 아무래도 논픽션에 가까운 농도로 섞여 있어서 그대로 다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것.

이 삼부작은 소설로 쓰여진 거니까 너무 머리 쓰지 말고 그냥 읽기에 가볍고 좋았다.
영화 <카사노바>처럼 느끼고 읽으면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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