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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15 <영화> "괴물"
  2. 2006.12.10 <영화> "The Break-up" 2
  3. 2006.10.29 <영화> "Man of the Year" 3
  4. 2006.09.24 <영화> "전차남"
  5. 2006.09.17 <영화> "프렌치 키스"

<영화> "괴물"

2006. 12. 15. 18:10 | Posted by 헤브니


이런 말을 쓰기엔 좀 그렇기도 하지만,
얼마 전에 한국에 귀국한 언니가 논문을 부탁해서
한미 FTA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자료를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이거, 하면 안될 같은데... 라는 걱정.

하지만 국민들이 철지난 재신임 투표를 해서 대통령을 내쫓지 않는 이상
시동 걸린 FTA 협상이 멈춰질 것 같지는 않다.

감투 쓰고 계신 분들은 너무 높이 올라가있어
밑에서 아우성치는 목소리들이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미국식 스탠더드로 제도를 다 개혁해버리고 나면, 뭐가 좋을까?
결국 미국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경제 체제를 만들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올해 1300만 명의 관객이 들어 한국 영화 사상 최다 관객 수립 동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다.

원래 기대작에 대한 평은 극과 극이기 마련이라고 생각했지만,
주변에서 벌써 본 사람들의 평균적으로 "그저 그런데" 또는 "별로야"라는 평을 내렸다.

뭐, 궁금하니 직접 보는 수밖에.

1300만 명의 관객이 봤으니만큼,
철지난 영화에 대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대다수가 보셨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줄거리를 간략하게 적어 숨겨두겠다.



장마철의 그 축축한 한강.
화학 물질의 오염에서 변종으로 태어난 괴물은
자신을 태어나게 만든 인간을 닥치는대로 잡아먹고 그 뼈를 토해낸다.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이 모든 소동의 책임을 끝까지 지지 않기 위해서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찾겠다고
힘없는 시민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표본을 채취하고야 마는 미국 의사.
미국을 개입시켜놓고는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우리 정부.
지명 수배자로 낙인이 찍혀가면서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가족을 살리려고 노력하던
최대 약자인 소시민, 평범한 한 가정의 눈물겹고 자기 희생적인 모습.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리 속에 떠오린 것이 어째서 한미 FTA였는지 모르겠다.


배부르게 먹고 필요없는 것은 버리는 괴물의 탄생은 외부적인 요인이었을지 모르지만
애초에 그 일을 막지 못한 것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도 방치한 결과를 책임져야하는 것도
모두 이 땅에 사는 사람인 것을.

부디 한미 FTA가 가져올 결과가 괴물과 같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괴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만들어낸 그래픽 팀에게 박수.
한강을 유유하게 헤엄치는 모습과 자연스러운 물살의 모습을 만드는 일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한 스태프가 방한해서 강의한 내용에 대한 기사를 얼마 전에 접했는데,
정말 많이 공들인 것 같다.

양서류인지 어류인지, 정체가 불분명하지만
그 많은 인간을 잡아먹고는 나중에 뼈들을 쏟아내버리는 끔찍한 모습의 괴물도 아주 좋았다.

영화 마지막에 괴물과의 사투 장면에서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Sign"에서 나오는 외계인과의 싸움 장면이 떠올랐다.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에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되새기는 것.

같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아버지는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액션도 아니고,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라는 말씀을 남기셨는데
그냥 즐기기 위한 용도로 보기에는 함축적인 메세지가 너무 심각하고
심각하게 보기에는 또 좀 그렇고...

추천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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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Break-up"

2006. 12. 10. 16:21 | Posted by 헤브니


아무리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되는 것이 남이라지만,
바로 몇 분 전까지만해도 사랑에 빠져있던 커플이
사소한 일 때문에 서로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다다를 수가 있는 걸까?

빈스 본과 제니퍼 애니스톤이 주연한 영화 "The Break-up"의 주제는 바로 그것.

아트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브룩.
식구들을 초대해 놓은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집안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며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카고 시내 투어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게리.
손님을 초대한 날인데도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무 일도 도와주지 않고 야구 게임에만 집중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어쩐지 짜증이 나던 브룩이 발견한 것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식탁 장실을 위해 게리가 사와야 했던 열 두개의 레몬이이 아닌
세 개의 레몬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모든 재난의 시작이 될 줄이야???!!

저녁 테이블에서 식구들에게 어쩐지 무례하게 행동하고,
식구들이 돌아간 다음에는 설거지도 도와주지 않는 게리에게 감정이 폭발한 브룩은
"도저히 더는 참을 수가 없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그 뒤의 씬들은 성인들의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아주 유치한 행동들이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편가르기를 하고,
브룩은 침실을, 게리는 거실에서 생활하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한다.
공동 구역인 부엌에서 서로의 친구들과 시끄럽게 어울리며
서로의 신경을 최대한으로 긁기 위해 노력하던 도중에
드디어 서로 선을 넘고 만다.,

게리의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남자들과 데이트를 시작한 브룩.
어느 날 정말 괜찮게 생긴 남자가 집으로 브룩을 데리러 오자
게리는 친구들과 스트리퍼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옷벗기기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작전이 먹혀들었다고 생각하고 일찍 집에 들어 온 브룩은 그 현장을 보고만다.

침묵의 며칠이 지난 후, 예전에 사두었던 콘서트 날.
브룩은 게리에게 같이 가자고 초대하고 게리는 가겠다고 하지만
브룩이 혼자 콘서트 장에서 기다리는 가운데 게리는 약속을 어긴다.

그제서야 게리와 함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된 브룩은
집에 돌아와 침실에서 펑펑 울고,
약속을 못 지켜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러 온 게리는 그 모습을 보며
나랑 헤어지고자 했던 사람은 너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 커플은 처음으로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을 시도하는데...

그제서야 브룩에게 다시 잘 시작해보자는 이야기를 꺼낸 게리에게 돌아온 브룩의 대답은
"미안하지만 더 이상 당신과 같은 마음이 아니다" 였다.

살던 집을 정리하고나서 브룩은 여행을 떠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우연히 길가에서 재회한 두 남녀.
서로 굉장히 반가워하며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로 대화를 끝내고는
돌아서서 인파 속으로 사라져갔다.
어쩌면 나름대로 오픈 엔딩이라고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풍기는 뉘앙스는 negative랄까나.

사랑이 시작하는 것이 순간일 수는 있어도
사랑을 끝내는 것이 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영화.

서로 정말 사랑해서 그 동안의 시간을 같이 보낸 것이었을 터인데
그 시간을 잘 되돌려보려는 노력없이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사랑에도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싶다.

짧지만 사랑의 어떤 한 면을 제대로 캐치해낸 것 같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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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an of the Year"

2006. 10. 29. 10:35 | Posted by 헤브니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Man of the Year"를 보고왔다.

한마디로 평하자면 "로빈 윌리엄스의, 로빈 윌리엄스에 의한, 로빈 윌리엄스를 위한" 영화였다.
원맨쇼에 가까운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로빈 윌리엄스가 맡은 역할은 케이블 방송의 정치 대담 프로그램의 호스트이다.
어느 날 프로그램 녹화 전에 무대 앞으로 나와 방청객들에게 인사를 하던 도중,
현 미국 정치가들에게 염증을 느낀 방청객이 일어나 "당신이 한 번 정치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프로그램 도중에 게스트로 나온 정치가와 그 얘기를 했던 것이
다음 날 신문에 "정치계 입문"이라는 제목으로 크게 와전되어 보도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되어버리고 만다.

영화의 갈등 구조는 그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하는 데에서 발생하고 만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2000년도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일에 대해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다.



영화에서는 대선에서 최초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투표를 실시한다.
그런데, 여주인공인 로라 리니가 프로그램의 도입 전에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오류에 대해서 지적을 함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이 성공할 경우 회사가 벌 이득에 눈이 먼 나머지
기업 오너가 이 지적을 무시해버리고
또한 로라 리니의 입을 막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이 상황에서 로라 리니의 선택과 희망은 단 하나였다.
이미 대통령으로 당선되어버린 로빈 윌리엄스에게 직접 사태를 설명하는 것.
"당신이 대통령이 된 것은 프로그램의 오류 때문이었다"는 진실을 말이다.
그녀는 예전부터 그의 팬이었고, 그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믿어줄 것임을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결국 진실을 알게 된 로빈 윌리엄스에게 영화의 갈등을 풀 열쇠가 돌아오고,
그는 모두가 짐작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리얼리티가 잘 복합된 영화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

우선, 대선후보 TV토론 장면이다.
두 차례의 중요한 TV토론은 매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이 장면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상대 후보로 나온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멋지게 눌러버린다.
연습한 대로 교과서식의 답만을 늘어놓는 노련한 정치가들을 향해
그는 정치 대담 프로그램의 호스트 출신다운 입담과 재치로 KO승을 거두는데,
영화의 한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보기에 아주 시원한 장면이었다.

두번째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연설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적절한 음악과 조명과 무대 장치를 이용,
지지를 얻고자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모습을 멋지게 표현했다.

세번째로, Saturday Night Live에 출연하는 모습이었다.
SNL은 초대 손님이 그 날의 쇼 호스트 역할을 하며 고정 출연진들과 함께 순서를 진행해 나가는 전통있는 프로그램으로
배우나 가수 뿐만이 아니라 끼 있는 정치가들도 초대 손님으로 즐겨 출연하곤 한다.
정치 풍자도 물론 빠지지 않는다.

그 쇼에 대통령 당선자로서 출연하는 장면도 리얼리티가 살아있었다.
재미도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로빈 윌리엄스를 비롯, 여주인공을 맡은 로라 리니도,
로빈 윌리엄스의 오랜 매니저이자 친구 역할로 나온 크리스토퍼 워큰도
모두 연기로는 참 끝내주더라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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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차남"

2006. 9. 24. 17:00 | Posted by 헤브니
상당히 늦은 뒷북인 듯 싶지만,
이틀간 아야세 하루카와 야마다 타카유키 주연의 일본 드라마 <백야행>을 끝내고,
야마다 타카유키의 또다른 작품인 영화 "전차남"을 봤다.

스토리를 한 줄로 얘기하자면 '오타쿠의 사랑 쟁취기'이다.
여기 여자친구도 한 번 없이 애니메이션에만 푹 빠진 정말 볼품없는 외모의 한 남자가 있다.
어느 정도냐 하면 길가에서 샘플 화장품을 나눠주던 알바 아가씨가
물건을 주려다가 아까워서 뺏을 정도다.

그런 그가 전차에서 한 여인에게 반한다.
때마침 취객이 그녀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고,
젖 먹던 힘까지 모두 끌어올린 우리의 전차남, 용기를 내어 취객으로부터 그녀를 구해내고
감사를 표시한 그녀와의 계속되는 만남 끝에
결국 이 소심남은 사랑을 쟁취하게 된다.. 는 이야기였다.

써놓고 보니 스포일러인데, 이 정도 얘기는 꼭 얘기하지 않아도
영화 시작 15분만 되어도 결론이 나오니까, 뭐.

관심없던 것들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것들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계기는 관심을 갖게 된 멋진 상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으로 소개팅 시켜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온갖 미사여구로 칭찬 일색이었던 상대쪽 남자 이야기를 1년 전부터 듣고 있었던 터라 궁금해서 승낙했다.

주선해주는 언니가 여성스러운(?) 옷 사러 나가자고 그랬다.
쇼핑의 결과로 들고 온 건 내 의지로는 절대로 고르지 않았을 무려 100달러 짜리(!) 드레스였다.
이런 옷 처음 사봤다.

"전차남" 보다가 한 장면에서 허걱, 해버렸다.
전차남이 첫 데이트를 위해 "탈 오타쿠"를 모토로 내걸고 준비를 위해 나간다.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어 머리하고, 안경빼고 콘택트 렌즈로 바꾸고, 깔끔한 옷 사고,
만날 장소에 미리 가서 음식 시켜 먹고 분위기 익히는 예행 연습을 하던
바로 그 장면.

사정이 생겨 예정되었던 소개팅은 미뤄졌지만,
"전차남"을 보면서 남자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되었던 것 같다.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제일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할 것 같다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정보도 찾고,
다음에 만날 시간이 기다려지고 설레어지고,
그 기쁨이 언젠가 깨어질까 불안하고.

연애의 기초에 충실한 참으로 단순한 스토리였는데도 상당히 참신하게 느껴졌다.
기초는 역시 중요한 거다.

"강추"의 레벨은 아니더라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덧 하나.
야마다 타카유키의 이력에서 빠지지 않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소설이 재미없었던 관계로 패스하기로 했다.
백혈병으로 죽는 여주인공의 스토리는 식상해.
원조인 "러브스토리"면 충분하단 말이다.

덧 둘.
"메종 드 히미코" 봤다. 이제부터 오다기리 죠에 올인. 나중에 감상 올리겠음.
기무타쿠는 버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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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렌치 키스"

2006. 9. 17. 18:27 | Posted by 헤브니
운동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켓에 들러 시장을 봤다.
Whole Foods라는 무공해 식품을 파는 마켓이 있는데,
동생이 마시는 두유 등등을 사러 가끔 들르는 곳이다.

거기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비롯한 여러가지 주전부리가 아주 많다.

갈 때마다 이거 사먹어 볼까 저거 사먹어 볼까 싶은 것들이 많은데
무공해 식품들이라 그런지 가격이 좀 센 편이다.

오늘 열심히 구경을 한 부분은 치즈였다.

치즈의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 고르기도 참 어려운 것 같다.
처음엔 잘못 선택하면 정말 취향에 안 맞는 것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을 하곤 했었는데
다행히도 크래커에 얹어 시식까지 하게 해주고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으면 적은 양만 잘라 재포장을 해주기도 한다.

오늘은 블루 치즈와 파라노 치즈를 사왔다.

파라노는 자주 먹는 편인데, 크랙커에 올려놓고 먹기에 딱 적당한 강한 맛이 별로 없는 치즈고,
블루 치즈는 크림보다 약간 딱딱할 정도로 부드럽지만 맛이 강한 치즈다.

맛은 둘 다 굿.

블루 치즈 같은 건 예전의 내 식성으로는 시도하기에 어림도 없을 정도로
외국의 맛이 느껴지는 치즈인데,
요즘의 내 식성은 많이 변한 듯 싶은게
퓨전이라고 보기 힘든 외국의 맛도 나름대로 즐길 만 해지는 것이다.

샐러드 드레싱도 전통적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종류들 보다는
다양한 맛을 선호하게 되었고
쌀밥에 김치 없이도 아무 문제 없이 잘 먹고 잘 살게 된 지도 이미 오래다.
어린 나이에 시작한 외국 생활이라 그런지 나는 이미 많이 적응 되었는데,
울 아부지는 이제서야 밥 말고 다른 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괜찮으신가보다.

오늘은 치즈와 크래커, 스파게티 소스에 찍어 먹는 바게트와 사과로 저녁을 해결.
저녁 설거지 감이 별로 없다. 만쉐이~

다시 치즈 얘기로 돌아가자면,
'치즈'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는데, 벌써 10여년 전이나 되었나.
멕 라이언이 전성기의 끝 무렵을 보내던 즈음에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하락세니까)
케빈 클라인과 출연했던 <프렌치 키스>다.

변심한 애인을 쫓아 프랑스로 날아온 멕 라이언이
사기꾼류의 남자 케빈 클라인을 만나게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애인을 쫓아 기차 여행을 하다가 케빈 클라인의 고향에 들렀던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갖가지 종류의 치즈와 와인을 즐기기는 했는데,
익숙치 않은 치즈들이 속에서 탈을 일으켜
기차를 못 타고 화장실에 들락거리던 장면이 있었다.

어쨌든, 아직도 초콜렛을 먹을 때마다 포레스트 검프의 유명한 대사 "Life is a box of chocolate"이 와닿는 만큼,
치즈만 보면 멕 라이언이 화장실 갔다오는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그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나보다.
주인공들의 "프렌치 키스" 보다는 치즈가 기억나니 말이다.

치즈는 맛있다.
여러 종류를 앞으로 열심히 즐겨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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