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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꽃보다 남자 1화 & 2화

2009. 1. 7. 04:56 | Posted by 헤브니



외국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그것도 외국에서 이미 영상화된 적이 있는 작품에 대하여는 무조건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나중 작품을 이미 접한 원작과 다른 영상물을 놓고 치열하게 비교분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는, 한국에서 드라마화 된 <꽃보다 남자>에 대하여 요만큼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

1월 5일, 1화를 미국에서도 감상할 수 있었다. 볼까말까 고민도 했는데, 그냥 보기로 했다. 대만의 <유성화원>은 안봤지만, 일본 작품은 드라마 시즌 1, 2와 파이널 영화까지 전부 다 봤고, 원작 만화는 해적판 <오렌지 보이> 시절부터 연재가 끝나는 순간까지 봤으니 오랜 인연을 자랑하고, 거기다 각색도 궁금하고, 잘난 사람들 패션도 궁금하고....

..............이거 다 변명이고 사실 루이 역할을 맡은 (그렇게 예쁘다는) 김현중의 미모가 궁금했다. -.ㅡ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SS501의 노래도 하나도 모르고 멤버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이쁘다는 소리는 주변에서 많이 들었건만 아이돌에게 관심끈지 이미 오래 되어버려서.. ;

그리고.. 보고난 결과, 후회하지 않아!!! 아, 놔, 정말~!! 내가 이 나이에 아이돌 스타들 등장시키는 만화 원작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흥분해야해?!!!!?!?!??!

예쁜 현중 군의 미모는 감상할 수 있었지만, 아니.. 현중 군은 왜 이렇게 퀭해보이는지 수염 자국이랑 피곤함에 완전히 쩔어 있어보이는 거냔 말이다. 


근데, 정말 놀란건 츠카사 역할 맡은 이민호 군이었다. 이 아이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아이더냐!!!! 츠카사랑 완전 판박이더라. 일본판을 보면서 약간 어리버리해 보이고 순수하고 못된 짓 할 땐 못되보였던 마츠 준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도, 원작에서의 비주얼 특히 185센티라는 커다란 키랑 달라도 너무 다른 외모가 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민호 군은 뭐야? 첫 등장 제대로 느끼해주셨고 (그 털달린 코트.. ㅠ.ㅠ), 완전 밥맛 싸가지 그대로였다.



느끼한 파마까지도 어울려. 캐스팅 정말 제대로다. ㅠ.ㅠ


사랑하는 범 군. 으아아.. 귀여워, 귀여워!! 소지로 역에 어울릴 거란 생각 안 해봤는데, 너의 미모는 역시!! 그래.. <에덴의 동쪽> 같이 연기력을 쌓을 수 있는 정극도 좋지만, 아직 어리니까 누나들을 위해 이런 트렌드 드라마에서 발랄한 역할도 좀 해줘야지 말입니다. ;; 예술명가 출신의 세계적인 천재 도예가라니. 훗.

아키라 역을 맡은 김준 군은 누구신지 전혀 정보가 없는데, 사진으로 보기엔 느끼한 눈망울이 좀 맘에 안 들었건만 연상 킬러인 아키라 역할엔 느끼함도 어울리겠다 싶은게... 제법 괜찮아 보였다.

아.. 그리고 혜선 양. 나이가 좀 많은게 아닌가 싶었는데 절대 필요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음. 아주아주 귀여워. 다행히도 원작에서 처럼 귀여워 보일 수는 있지만 예뻐도 지존급 미모는 아닌 설정인게 어울린다. 이런 데다 너무 예쁜 애 데려다 놓으면 원작 망치는 거라고. -_-;

무엇보다 원작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에 동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각색이 마음에 든다. 잔디가 신화고에 들어가게 된 계기라던가, F4에게 레드카드를 받게 되는 상황이라던가 하는 것들. 각색에 대한 평은 앞으로 주욱 가봐야 쓸 수 있겠지만, 일단 캐스팅과 스타트는 마음에 들었다.

으~~ 3화랑 4화도 기대하고 있어.

<공연> Sarah Brightman in Concert

2008. 12. 21. 20:17 | Posted by 헤브니

내가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 들은 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주제곡으로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불렀던 Amigos para siempre의 공연 장면이 텔레비전에서 방송되었을 때였다. 스페인어, 영어 모두 이해할 수 없었지만 밝고 활기찬 멜로디와 간들어지게 느껴졌던 가늘고 고음이었던 여성의 목소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많은 시일이 흐른 후에야 그 곡의 작곡가가 그 유명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이고, 그 곡을 부른 여성이 사라 브라이트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 온 후, 많은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시립 도서관에 가는 것을 상당히 좋아했다. 책도 책이었지만 고등학생이 매번 사기엔 꽤나 부담되는 금액의 음반들이 비치되어 있었고 무려 3주일 동안은 대여까지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Time to Say Good-bye>, <Eden>, <La Luna> 과 같은 앨범 등은 내가 보고 싶어했던 그녀의 뮤지컬 <The Phantom of the Opera> 외에 다른 음악적 갈증을 해소해줬던 앨범들이었다.

음반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그녀가 드디어 LA에 왔다!! 소식을 듣자마자 직장 동료 둘과 함께 예매를 하고 기다려왔던 그녀의 콘서트.. ㅠ.ㅠ 그 중 한 명이 갑자기 공연을 못 간다고 해서 남는 티켓을 처리하느라 꽤나 신경질적인 오후를 보내야 했지만... 한마디로 정말 돈 안 아까운 공연이었다.



Inglewood에 위치한 Forum이라는 공연장에는 처음 가봤는데, 들어가보니 공연장이라기 보다는 경기장에 가까운데다 좀 허접해보이는 T형 무대를 보고, 이거 공연 별로인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보니깐 오케스트라가 없는 거다. 설마 테이프 반주????? 라고 생각했는데, 강렬한 붉은 조명과 함께 무대를 시작한 사라 브라이트만의 폭발력 넘치는 노래와 아무 것도 아닌 줄 알았던 스크린에 디지털 화면으로 곡과 테마에 맞춘 영상들이 쏘아지기 시작하자 공연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었다. 관현악 반주는 녹음된 것을 틀었지만 8인조 이상의 밴드와 키보드가 아주 제대로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는. 그리고 테마에 맞게 공연 내내 옷을 일곱 번 정도 갈아입으신 사라 씨. 의상도 아주 멋있었음.

<Harem> 앨범 이후에 새 앨범을 열심히 챙겨듣지 않아 모르는 곡도 꽤 많이 나왔지만, 일단 히트곡들은 거의 다 부른 셈이니... 네번짹 곡으로 나온 "Nella fantasia" 이건 부를 거라 생각했었지만, 아직도 좋아하는 <Eden>의 수록곡 중 "Anytime Anywhere"를 부를 줄은 몰랐는데, 이거 불러줘서 완전히 감격해버렸다. ㅠ.ㅠ 그 유명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가사가 원래 있었나? -_-; 이건 부르고 "Nessun Dorma"는 안 부르다니!! 원래 테너가 불러야 하는 곡이지만 <Eden> 때 이걸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데~~

팝과 오페라를 넘나드는 음역과 창법, 이걸 팝페라라고 하는 건가. 크로스오버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코러스도 없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갈수록 깨달아버렸다는 거. 이 언니, 코러스가 필요없는 가창력을 가지고 있었다. oTL

2부 순서를 시작하고 두번째 곡으로 공전의 히트곡이랄까, 지금의 사라 브라이트만을 이야기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뮤지컬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주제곡 "The Phantom of the Opera"를 듀엣으로 불렀는데, 마지막 부분에 유령이 "Sing for me my angel" 이라고 말할 때 고음으로 소리 내지르는 걸 아직도 그 음역 그대로 부르시더라는. 약간 째지는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워낙에 목소리가 가는 분이라... 으아아아 소름끼쳐 버렸다. 최근에 발매된 크리스마스 앨범 <A Winter Symphony>에 수록된 곡 중 "Ave Maria"를 부를 때는 녹음 작업도 함께 한 페르난도 리마라는 가수라 함께 했다. 이거 한 곡 부르려고 투어를 같이 다니나보다.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어쨌거나 원곡을 같이 부른 가수가 함께 하니 더욱 완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영상과 음악의 조화를 즐기며 <Time to Say Good-bye>의 솔로버전을 들을 수 있었다. 이때 나 완전히 감격해버린 순간이었다. 소원 풀었네.. ㅠ.ㅠ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옷을 또 갈아입고 재등장한 사라 씨, 앙코르로 두 곡이나 불러줬다. 우~~ 좋아.

1부와 2부 합해서 거의 스무 곡은 소화를 한 것 같다. 처음에 세다가 나중에는 그냥 세는 것도 잊고 공연을 봐서리... 무대 연출, 영상, 음향, 의상과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한 8명의 여성 댄서들의 무용까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공연이었다. 아~~ 정말이지 너무나 행복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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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I

  1. Sanvean Instrumental
  2. Gothica / Fleurs Du Mal
  3. Symphony
  4. Let It Rain
  5. Interlude:Forbidden Colours Instrumental
  6. What A Wonderful World
  7. Dust In The Wind
  8. Nella Fantasia
  9. Hijo De La Luna
  10. La Luna
  11. Interlude: Saranbande Instrumental
  12. Anytime, Anywhere
  13. Storia D´Amore
  14. Canto Della Terra with Alessandro Safina(Mexico) / Mario Frangoulis (US/Canada)
  15. Attessa

There is a 20 minute intermission.

Act II

  1. You Take My Breath Away
  2. Phantom Of The Opera with Alessandro Safina(Mexico) / Mario Frangoulis (US/Canada)
  3. Sarai Qui with Alessandro Safina (Only performed during Mexican Dates)
  4. I've Been This Way Before
  5. Interlude: Red Riding Hood Rap
  6. First Of May
  7. I believe In Father Christmas
  8. Ave Maria with Fernando Lima (Performed during some US/Canada Dates)
  9. Pasion with Fernando Lima (Only performed during Mexican Dates)
  10. Time To Say Goodbye
  11. Encore: Deliver me
  12. Encore: Running

해가 뜬 것은 느낄 수 있을만큼 환한데 온 세상에 안개가 자욱하다. 눈이라도 내리면 정말 어울릴 것 같은 날씨인데. 아무리 11월 중순까지 여름 기온을 오르락내리락했다지만, 로스앤젤레스에 눈이 내리면 아마 날씨가 드디어는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난리가 나지 않을까 싶다.

눈이 생각나서 러시아 음악을 듣기로 했다. 에프게니 키신이 연주한 라이브 앨범 뒤에 마침 보칼리즈 편곡을 앙코르 연주한 것도 들어있어서 집어들고 나왔다. 얼마 전에 열린 학생연주회 때 협주곡 2번을 들었는데, 연주 전 연습하는 모습을 오며가며 구경하다 '삘 받아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리히터 님 연주로 열심히 듣긴 했지만 3번은 그리고보니 정말 오랜만에 집었네, 싶었다. 사실 3번은 내 첫사랑이니까.

중학교 1학년이었나 2학년이었나... 동숭아트센터에서 본 영화 <샤인>에서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이 왕립음악학교 졸업 연주회에서 기립 박수를 받은 후 정신분열증으로 쓰러졌을 때 연주했던 바로 그 곡이었다. 이전까지는 클래식 음악은 아빠가 들으라 하셔서 들었고, 교향곡과 협주곡의 차이점같은 것도 알지 못했지만, 이 영화에서 연주되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너무도 좋아하게 된 것이 클래식을 열심히 듣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작은 당연히 호로비츠의 연주였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연주는 소니에서 나온 아르카디 볼로도스의 실황앨범이다. 라이브라는 것을 느낄 수 없는 완벽한 녹음상태와 박진감 넘치는 연주가 정말 '짱'인데.

그에 비해 오늘 고른 키신의 연주는 더 서정적인 느낌이랄까. 일단 연주가 느리다. 1악장을 18분 대로 주파하는데, 난 처음에 그게 그렇게도 싫었더랬다. 일단 느린 연주는 싫어!가 한동안 모토였는데.. 호로비츠 할아버지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을 무려 18분대로 연주하는 걸 듣고 식겁 해버려 박진감 넘치는 빠른 연주가 능사가 아니라고 반성하게 되었지만. -.-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키신의 연주를 들어보니 느려서 싫기만했던 그의 연주가 이렇게도 심금을 울리는 연주였는지 새삼스러워진다. 생각난김에 풍월당 가서 교향곡 파일도 몇개 다운받아서 아침부터 오늘은 하루 종일 라흐마니노프와 함께다. 꽤 행복한 하루네. 근데 들을 수록 눈이 더욱 더 보고 싶어진다. ^^;

<영화> Mamma Mia!

2008. 10. 12. 16:43 | Posted by 헤브니


가방이 없어져  기분이 꿀꿀한 건 꿀꿀한 거고... 친구와의 약속은 지켜야지.. 하고 꿍얼대면서, 금요일 오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베벌리 센터까지 왕림하셨다. -_-; 금요일에 윌셔타고 페어펙스까지 가는데 정말 40분 걸렸다. 길이 왜 이리 막혀. 6마일 가는데 40분 걸리면 어쩌라는 거냐. 베벌리 센터에서는 주차비를 받기 때문에 근처의 친구 집으로 데리러 갔는데, 얘는 정말 나랑 안 맞는다. 약속시간에 왜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 거야. 나오라고 전화했더니 5분 기다리란다. 저기, 약속 시간 니가 정했거덩? 게다가 집 앞에 차 댈 만한 장소도 없구만!!!!!!!!!!!! 그렇지 않아도 지쳤는데다, 교통체증 뚫고 가느라 신경이 이만저만 쓰인게 아니건만 하여간 얘랑은 정말 안 맞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10년동안 친구라는 사실이 좀 안 믿길 정도? 아~ 정말 순간적으로 집에 간다고 진상떨고 싶었다.

어쨌거나 반년만에 구경간 베벌리 센터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입을 쩍벌렸다. 경제 불황의 여파가 베벌리 센터에까지 미치는 구나.. 싶었던게, 지나가면서 들여다본 루이비통 매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뭐, 베벌리 힐즈에 있는 그 유명한 베벌리 센터이니만큼 여긴 쇼핑객이며 관광객이며 끊이질 않는 곳인데 특별히 여기 루이비통 매장은 내가 보기엔 손님 많기로는 센터 전체에서 두번째라면 서러워할만큼 복잡했던 곳이다. 반년 전에만 해도 한국 관광객도 무지무지 많았었는데, 정말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8충에 올라가 맘마미아 표를 사고 저녁을 먹으러갔는데, 푸드 코트도 망하게 생겼더라는.

각설하고, 영화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눈물 찔끔 흘릴 정도로 감동받았다. T_T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Mamma Mia!>의 주인공은 사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엄마 도나다. 딸 소피는 우연히 발견한 엄마의 옛 일기를 토대로 한 번도 만난적도,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는 자신의 아버지를 추적해 나간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 해의 엄마의 일기에 적혀진 세 남자 빌, 해리, 샘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자신의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고, 세 남자는 초대를 받고 기꺼이 오겠다고 하여 도나와 딸 소피가 사는 그리스의 섬 칼리카이리에 도착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도나의 초대를 받은 옛 친구들과, 소피의 들러리를 해줄 친구들 등 모든 손님들이 속속 도착한다.




도나의 초대라고 생각했건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당황하는 세 남자에게, 이 모든 사건의 주범인 소피는 내일이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테니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하는데...


그러나 비밀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도나는 20년 전의 애인들을 한자리에서 다시 만나고 당황하는데...

갑자기 깨닫게 된 모든 스트레스와 옛 상처를 떨쳐내버리려는 듯한 도나와 친구들의 Dancing Queen!


얼굴을 마주대하면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던 소피는, 설명해주지 않았음에도 자신들이 왜 이 결혼식에 초대받았는지를 깨달아버린 세 남자가 모두 내일 결혼식의 신부 입장 때 아버지로서 손을 잡고 같이 들어가 주겠다는 말을 하자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소피의 혼란스러움과는 상관없이 결혼식 전야, 모두의 흥은 달아오르고...

다음 날, 샘은 도나에게 소피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충고를 하며 20년 전의 사랑의 기억을 되살린다. 집안의 정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도나를 버렸던 샘 때문에 깊은 상처를 간직한채 살아왔던 도나의 이야기.


아버지의 존재 때문에 혼란스러운 소피가 결혼식에 대해 망설이는 줄 알고 도나는 소피에게 결혼하기 싫으면 취소하라고 이야기하고, 소피는 그런 엄마에게 엄마가 결혼을 해본적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아버지 없는 삶에 대해 불평하며 싸우지만... 그런 엄마의 존재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피는 결혼식장에서 신부 입장할 때 엄마에게 같이 들어가달라고 부탁한다.



발에 매니큐어르 발라주고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며 준비시키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보며 왜 그렇게 감동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그리스라는 풍경에 소피가 입은 저 드레스는 정말 잘 어울렸다. 우왕~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도나에게 20년 전의 사랑을 다시 고백하는 샘. 그를 향해 자신이 20년 전 얼마나 상처를 받았었는지를 털어놓는 도나.

엄마와 함께 입장을 하고 주례 앞에 선 신랑과 신부. 그 순간, 도나는 손님들을 향해 소피의 아버지를 소개하겠다고 말하고, 세 남자는 모두 일어서지만... "나도 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라!"라고 말하며 당황해하는 도나. 소피는 그것이 더이상 상관없다고 말하며, 신랑인 스카이에게 네가 원하는 것, 세계를 돌아보는 일을 먼저 같이 하자고 말한다. 결혼식은 중지되는데, 용감하게 나서는 샘.



Why waste this beautiful wedding? 이라 외치며 도나에게 20년 늦은 프로포즈하는 샘. 20년 전, 도나를 버리고 돌아갔지만 차마 도나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 없어 다시 돌아왔다는 샘. 그러나 이미 그녀의 곁에 새로운 남자가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돌아갔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에 화답하는 도나. 샘과 도나는 결혼식을 올리고, 소피와 스카이는 섬을 떠나 세계를 둘러보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감상문이 아니라 요약문이 되어버렸네.. ;

영화의 완성도라는 면에서 보면 초반부의 분위기가 너무 들떠있고 전체적으로 오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율동과 노래가 섞여있다보니 과장된듯 느껴졌는데, 가족의 의미와 가족에 대한 감사, 옛사랑의 상처, 사랑의 설레임과 같은 감정의 변화,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아바의 훌륭한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이 묻어져나왔다.

캐스트의 노래에 대해서는, 메릴 스트립의 노래에 대한 말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원곡의 목소리가 메릴 스트립의 목소리의 톤보다 훨씬 높고 가는 것에 익숙해져서인 듯 싶고, 메릴 스트립의 노래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는 느낌이었다. 노래 정말 잘 하던데.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였기에, 금발의 긴 머리에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보는 것이 놀라웠다고 해야하나. 정말 역할마다 너무 변신을 잘하는 게, 대단한 배우라는 느낌.

광란의 20대를 보내고 극 중에서 20살 딸이 있으니 아직 쉰 정도의 나이인 여성에게 이렇게 옛사랑이 다시 찾아오는 일이 있으랴만,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동적인 것 같다. 미처 감상문을 쓰지 못하고 지나간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말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인상은 007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늘 매력이 반감된다고 느끼던 터였는데, 이번 영화에서 보면서 거의 반할 지경에 이르렀다. 짙은 폴로 셔츠랑 하얀 바지만 입어도 멋있게 보이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잖아? 계속 이렇게 늙어주세요, 아저씨. -_-




콜린 퍼스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언제나 즐겁고 말이다.

소피 역을 맡은 아가씨는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 인상이 참 괜찮았다. 이런 배우들 틈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노래도 잘 하는 것 같고.

친구 토냐 역할로 나온 크리스틴 바란스키. 아는 얼굴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났었다. 엔딩 크레딧을 보며 <시카고>에서 기자 역할을 맡았던 배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이 분은 뮤지컬 영화에 많이 나오는 구나.

그리고 아바의 음악.
83년 생인 내가 듣고 감동을 받을 수 있고, 아바의 노래만을 사용해서 이렇게 짜임새 있는 뮤지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창작의 훌륭함이랄까. 아~~ 무대에서 꼭 보고 싶다. 그리고 DVD 살테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그리스 정말 아름다웠다.
나도 도나처럼 아름다운 섬에서 호텔 경영(!)하면서 살고 싶어져버렸다.

1996년 봄, 중학생이 되었다. 집이 성균관 대학교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가회동에 있는 학교에 가려면 버스를 타러 대학 앞을 매일 지나다녀야 했다. 대학 정문 앞에는 음식점이 제일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내가 가끔가던 음반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오며가며 본 포스터가 셀린 디온의 앨범 Falling into You 광고 포스터였다. 보면서도 별 생각없이 그냥 다녔었는데, 이상하게도 머릿 속에 이 포스터가 남아있었던 것 같다.

가회동에 자리한 중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잘 근처 교보문고에 들리곤 했다. 핫트랙스에서 음반 구경도 하고 책 구경도 하고.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학교 끝나면 집이 아닌 어딘가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고 스스로 어른스러워진 것처럼 느꼈는데 말이다.

어느 날, 핫트랙스에 들어갔는데 음반 매장 전체에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 누군지 몰랐는데도 직감적으로 이 사람이 셀린 디온이구나, 하고 알았던 것 같다. CD를 사가지고 집에 와서 음반을 들은 것이 셀린 디온과의 만남이었다.

2008년 10월 2일 아침, 출근할 때 자주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올 겨울에 LA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셀린 디온의 공연 티켓을 준다고 했다. 전화 해봤는데 실패했지만, 그 광고 덕분에 몇년 만에 It's all coming back to me를, 비록 라디오 버전이지만, 들을 수 있었다.

이게 팝 넘버치고 꽤 긴 곡인데, 나에게는 한국에 케이블이 생기고 집에 하나 달면서 Mnet을 보다가 처음 접한 그녀의 뮤직비디오이기도 하다. 흰 드레스 입고 무슨 저택인지를 뛰어다니며 누군가를 찾는 모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곡이 너무 길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The Power of the Dream이라고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연한 곡이 싱글로 발매될 때 라디오 버전으로 같이 수록되어 있었다. 이거 분명히 내가 생일 선물로 받았었는데 어디있는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 타이타닉 주제곡 이전의 셀린 디온의 열성적인 팬이었었구나. -_-;

1997년에 한국에서 열린 셀린 디온 공연엘 갔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때는 My Heart WIll Go On 이전이라 그만큼의 지명도가 없었던 것 같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이 정말 제대로 히트하고 그녀도 세계 최정상의 가수가 되어버린 후 지난 몇 년간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 팰리스와 계약한 공연을 하느라 다른 곳에서 그녀의 공연을 볼 수가 없었는데....

탁 트인 목소리, 시원한 가창력, 다 좋지만 글쎄... 뭐랄까, 지금의 그녀는 11년 전과는 다른 사람인 것 같은데다가 신곡의 분위기도 예전과 비슷하거나 느낌도 반복되는 것만 발표되는 것 같아 요 몇년간은 새 앨범을 산 기억이 없다. 새 앨범이 나왔었는지도 기억을 못하고 있으니, 원.

타이타닉 이전의 셀린 디온에게는 The Power of Love나 When I fall in Love, Because You Loved Me 같은 곡들이 있었는데, 타이타닉 이후엔 별로 기억나는 곡이 없다랄까. Because You Love Me는 너무 좋아해서, 주제곡으로 쓰였던 영화 <Up Close and Personal>도 찾아봤는데.

그래도 어쨌거나, 라스베이거스에서 드디어 나와 투어를 한다는데 11년만에 공연을 가볼까, 하는 생각에 표값을 알아봤는데, $49.50, $85, $125, $185 이런 순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게... 어쩐지 조금 망설여진다. 에구.. 그냥 참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