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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김탁환 -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

2007. 10. 26. 16:50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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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드라마인지 영화인지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소재가 특별하다.

프랑스 공사와 사랑에 빠진 궁녀 리심의 삶을 그린 내용인데,
엄마랑 같이 이틀 동안 꼬박 읽었다.
재미있다기 보다는 시작했으니까, 인데...

리심은 춤솜씨로 고종의 사랑을 받았던 궁녀였으나
그녀와 사랑에 빠진 된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의 간청을 받은 명성황후가
자신이 볼 수 없는 외국을 보고 배워 전해달라는 명을 내리면서
조선 여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나중에는 모로코에 가게 된다.

프랑스어로 서양 문물을 공부한 신여성이기 때문에,
프랑스에 가서 피부색 때문에 봉변을 당해도 당당할 수 있었던 걸까.

외국에 나간 그녀는 여러번 피부색으로 인해 수모도 당하고,
나중에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게 된 뒤에는
혼란스러운 나라의 외교 사정에 휩쓸려 희생양이 되고 말았지만
새로운 문명과의 만남으로 그녀는 그 시대 조선 여성 누구도 꿈꿀 수 없었던
평등과 자유에 대한 이상을 지니고
조국의 어린 아이들에게 변화와 발전을 위한 교육의 바람을 불어넣고자 했던 지식인으로 변모한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실존 인물이라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깨인 인물이 결국은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새삼 안타까웠다.

이건 사족이지만,
근대화가 시작되던 조선 말기의 사정은 우리나라의 지난 5000년의 역사 중
가장 답답한 부분이 많은 기간이라고 느끼는 바이다.

만약 명성황후가 그렇게 시해되지 않았다면,
만약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펴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달랐을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서 말이다.

지나간 역사에 대해 '만약'을 논해봤자지만
외국 생활을 할 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적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나
식민지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지는 20세기 역사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이념적인 논쟁을 펼쳐야 하는 한국전쟁도 그렇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종군위안부를 비롯한 역사 왜곡 문제도 그렇고... 에휴.

감상문으로 다시 되돌아가자면,
소재가 참신하기는 했지만 너무 길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조목조목 따지고 반박하기에는 내 필력이 너무 약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을 창작으로 메꿔야 했던 실존인물의 이야기로 보기엔
일본과 프랑스, 모로코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이 허구성이 너무 짙은 감 없지 않았다.
그녀가 혁명 후에 도망 중이었던 김옥균과 우연히 만난다거나
프랑스에서 떠나기 전 방문한 소르본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여학생의 이름을 슬쩍보니
마리 스클로도프스카였다는 이야기는 소설 속 우연치고 너무 하지 않나?
이름을 딱 읽고 이 여인이 후일의 퀴리 부인이라는 생각이 떠오른 건
어린 시절 읽은 위인전 덕이었지만.. ;;

그렇지만 읽기에 쉽도록 쓰여져 있었고,
백방으로 취재를 다닌 작가 선생님의 노고도 느껴지는 작품이기는 했다.
시작한 책 끝내느라 이틀 동안 너무 열심히 읽어 눈이 아플 정도였으니.
각색되어 영상화 되기에도 참 괜찮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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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오노 나나미 - 세 도시 이야기.

2007. 10. 26. 15:58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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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책이 많은 LA의 도서관에 갈 기회가 생겨서 한참을 구경했다.
지난 번에는 못 발견한 책인데, 시오노 나나미 씨의 세 도시 이야기 중 마지막 권을 발견했다.
집에 앞의 두 권은 있는데, 마지막 권이 없어서 다음 번에 나가면 살까 생각하고 있었던 참이라
냉큼 빌려와서 한 시간 반 만에 다 읽었다.

알라딘에서 빌려온 책 소개로 시작을 하자면 이렇다.

<로마인 이야기>,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등으로 널리 알려진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사랑과 살인의 음모가 담긴, 추리적 기법으로 씌어진 역사소설이다. 르네상스의 전성기가 지난 16세기 유럽, 투르크와 통상을 하지 않을 수 없던 베네치아와 공화정에서 군주국으로의 정체 변화를 맞고 있는 피렌체, 최후의 르네상스 교황이라 불렸던 파르네세 교황 아래의 로마가 각각 등장한다.

3부작의 주인공 마르코 단돌로는 베네치아 명문가의 장남으로 서른의 나이에 원로원 의원이 되었을 뿐 아니라 10인 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엘리트 청년이다. 그의 애인이자 여주인공은 올림피아라는 이름의 고급 창녀. 이 두 사람이 역사적 사건에 휘말려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첫 번째 작품 <주홍색 베네치아>는 한 경관이 산 마르코 종루에서 몸을 던져 죽는 사건으로 막을 연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마르코는 결국 3년 동안 공직 추방 처분을 받게 되는데... 2부에서는 피렌체를 방문한 마르코가 그곳에서 올림피아와 해후한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인 알레산드로 암살사건이 다뤄진다.

3부작의 마지막 작품 <황금빛 로마>에서는 마르코와 올림피아의 성숙한 사랑을 그리는 한편, 패권을 다투는 열국의 음모의 베일이 벗겨진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의 매력은 아무래도
지금과는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실존 인물과 가공의 인물을 적당히 섞어
실제 일어난 일과 작가가 만들어 낸 사건을 살로 덧붙여
과거에 있었을 법한 그럴듯한 이야기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르네상스라는 시대를 머릿 속으로 그려볼 수 있었던 묘사와
생동감있게 살아있는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
그리고 보너스로 이 삼 부작은 모두 살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라는 매력.

아쉬운 건, 시오노 나나미 선생이 좋아하는 인물들로
다른 작품에도 여러번 등장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
시오노 나나미 선생은 편애가 심한 편이니까, 뭐 그정도는 이해해하고 넘어가야 할까.

<로마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시오노 선생의 르네상스 저작물들도 꽤 재미있다.
주의할 점은 르네상스 저작물의 대부분이 서술적이라기보다는 논픽션과 픽션이 적절하게
그렇지만 아무래도 논픽션에 가까운 농도로 섞여 있어서 그대로 다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것.

이 삼부작은 소설로 쓰여진 거니까 너무 머리 쓰지 말고 그냥 읽기에 가볍고 좋았다.
영화 <카사노바>처럼 느끼고 읽으면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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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가네시로 가즈키 "Fly, Daddy, Fly"

2007. 10. 2. 18:27 | Posted by 헤브니
"Fly, Daddy, Fly"는 작년에 이준기 씨와 이문식 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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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졌다.
제목은 "Fly Daddy"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본삘이 나는 이준기 씨는 그렇다 치고, 이문식 씨가 별로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보다가 말았다. 평도 그닥 좋지 않았건 것 같기도 하고...

주인공이자 1인칭 시점의 나레이터인 스즈키 하지메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생활에서 더 이상의 열정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작은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인 가장이다.

그러던 어느날, 사랑하는 딸이 힘깨나 쓴다는 집안의 어떤 놈에게 이유 없이 얻어맞고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권력과 돈에 대항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아버지가 받은 충격이 꽤나 컸는지, 아버지는 딸을 차마 만나지 못하는데, 다음 날 아버지는 충동적으로 부엌칼을 들고 상대 남학생을 찌르러 그가 다니는 학교에 간다.

그러나 학교를 잘못 찾은 스즈키 씨는 "Revolution No. 3"의 주인공들과 맞딱뜨리게 되고,
사정을 들은 주인공들은 스즈키 씨에게 복수의 기회를 마련해주기로 한다.

복서인 상대 남학생에게 복싱으로 대항하기 위해 체력을 단련하기 시작하는 스즈키 씨!
복수의 날은 9월 1일로 잡히고...

------------------------------------

틀을 깨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주제는 아니다.
내가 갖혀있는,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 반하고 싶어해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은
법 위에 서 있는 돈과 권력에 대항해서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레볼루션 No.3"에 나오는 닥터 모로의 말대로
그들이 지배하는 세상과 어떻게든 타협해서 사는 수 밖에 없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사랑스럽다.
현실 속 다른 이들은 그들을 보고 또라이(이거 표준말 아닐텐데...)라고 표현하겠지만,
자신들의 방법대로 세상에 대항하고 저항하고, 여유있게 남까지 도와준다!

재일교포인 주인공 순신이 하는 이야기가 참 와닿는다.
고등학생임에도, 어렸을 때부터 당한 차별에 맞서 최고의 주먹꾼이지만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그가 무뚝뚝하게 내뱉는 말은 하나같이 자극적이다.

게으르게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반성도 하게 되고,
맘에 안드는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읽고 있자면 스트레스도 풀게되고.

하여간 가네시로 가즈키 씨의 책은 정말이지 시원하고 통쾌한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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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불륜과 남미.

2007. 9. 28. 16:39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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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불륜과 남미".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르헨티나를 여행한 작가가
여행지에서 접한 이야기들과 창작을 섞은 단편 일곱 편이 실려있다.

요시모토 씨의 글 답게 개인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한 무심함이 배어나는 단편들이었다.  

왜 하필 주제가 불륜일까 궁금하지만
정열적인 탱고의 나라라는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정열적인 피의 끓음은 경험해본 적도 없고 춤실력도 별로 없는 나도
요 몇년간 피아졸라 음악은 정말 열심히 들어왔고
아르헨티나에 간다면 꼭 탱고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지라
'왜 하필 책 제목부터 불륜이어야 하는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끝까지 읽어버렸다.

과연 불륜과 정열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일까?
첫사랑의 정열적임과 결혼생활에 익숙해져버린 상태에서 만난 매력적인 상대와의 정열적임은 어떻게 다른 걸까?
올해 초에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를 정말 재미있게 시청했음에도
불륜이 미화되는 건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있는 보수적인 나로서는
책의 내용보다 불륜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버렸지만.

하라 마스미라는 분이 그린 그림과 야마구치 마사히로라는 분이 직쩝 찍은 사진이 곁들여져 있어
책에서 묘사되어있는 장소를 떠올리며 이미지를 구체화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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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훈민정음 암살사건.

2007. 9. 28. 05:42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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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내내 "다 빈치 코드"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한글 창제와 관련된 역사적 진실을 덮어두려는 나쁜 놈들과
역사 의식으로 똘똘 뭉친 주인공 사이에 벌어지는 진실 찾기 게임.

오랜만에 접한 국사의 내용도 좋았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전개 상황도 좋았다.

내가 살던 종로구를 비롯한 여러 장소의 조선시대 유적들과 그 장소가 지닌 역사적 의의 등에 대해 책에서나마 오랜만에 접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다만.. "다 빈치 코드"처럼 끝이 흐지부지한 건 아쉬웠다고 해야하나.
책에서 내내 찾아다녔던 그 결정적인 증거를 바로 앞에 놓고
주인공 스스로 그 진실을 접하고 연구해서 발표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면서 끝낼 거면
그 고생은 도대체 왜 한 건데? 에휴...

어쨌거나 한국 추리 소설을 이렇게 열심히 읽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읽는 동안 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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