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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 피리"

2007. 7. 9. 15:48 | Posted by 헤브니
거두절미하자면, 기대만큼 훌륭한 공연은 아니었다.
조수미 씨가 '밤의 여왕' 역을 맡았다고 해서 예매를 해서 간 공연이었는데
그 유명한 아리아를 평소 실력만큼 소화해내지 못한 것이었다. ㅠ.ㅠ

야외 무대여서였는지, 아니면 컨디션이 안 좋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연 전체 중에서 무대에 딱 세 번 등장하는 역할이었고
조수미 씨 하면 생각나는 노래 또한 밤의 여왕의 아리아였기 때문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막에서 첫 등장하던 조수미 씨의 모습은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언제나처럼 앙 선생님의 드레스, 그것도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반짝이 장식을 달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무대에 나오셨는데,
고음으로 올라가는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갈 수록 어쩐지 불안 불안...
결국은 첫 곡의 마지막에서 삑사리.

높이 올라가다가 '커억' 하고 막히던 것 같은 느낌?

2막에서 제일 유명한 아리아인 <지옥불 같은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 오른다>
부르러 나와서 노래를 시작했는데, 이거이거~ 싶더라.
결국은 그 유명한 부분에서 소리를 제대로 못 내셨다. 잉잉~

그치만 주인공인 파미나와 타미노, 그리고 조연이지만 파파게노와 파파게나 역을 맡은
성악가들은 훌륭한 기량을 선보여주었다.

제일 튀는 옷을 입고 (당연하지.. 밤의 여왕이니까!) 제일 멋진 자태를 뽐내신 우리의 조수미 씨.
나 이거 모처럼 돈 내고 보러 온 공연이라구요.. ㅠ.ㅠ

<공연> 제5회 한인음악대축제.

2007. 5. 6. 17:49 | Posted by 헤브니
"한인음악대축제" 다녀왔습니다.
노장의 연륜은 정말 대단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고 온 공연이었습니다...
양희은 씨, 김세환 씨, 윤형주 씨, 이은미 씨의 무대가 제일 멋있었어요.
에고.. 너무 피곤하지만 공연장 사진 추가합니다.

수퍼주니어. TV를 잘 안보니까 이름만 듣다가 처음 봤는데, 아이돌 그룹은 영~ ;;
제가 현역(!)이었을 때도 아이돌은 별로 안 좋아했었거든요.
틴에이저 아가씨들은 열광적으로 소리지르던데, 제가 저 나이 때는 H.O.T.가 저렇게 인기있었던 것 같네요. ^^



서지영 씨가 다음으로 나왔는데, 사진이 없어요.
뭐, 별로 큰 감상이 없는 립싱크 무대였으니까. 대체 왜 온걸까요? ;;

이어 백지영 씨.
리허설 때 노래하는 걸 듣고도 놀랐지만, 라이브 열창인데 듣기 조금 괴로웠어요.
마이크를 어떻게 쓰시는지 잘 모르시는가 봐요.
춤 추면서도 라이브 하는 건 박수쳐주고 싶지만, 뒤에 나오는 다른 가수들이랑 비교해봐도 확실히 좀... ^^;;



이은미 씨. 라이브 지존.
작년 단독 공연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역시 대단한 가창력입니다.
곧 나올 리메이크 앨범에 수록했다는데, 작년 공연 때도 불렀던 "슬픈 인연" 아주 좋았습니다.



송대관 씨와 태진아 씨의 트로트 무대.
야외 공연에서는 생각보다 즐거운게 트로트 무대에요.
노래 못하는 젊은 가수들 무대보다는 흥겹고 신나고,
"옥경이"나 "네박자" 같은 아는 노래 나오면 따라부르기도 쉽고.. ;;

두분 다 대단한 패션감각의 소유자이시던데요.



오늘의 MC는 브라이언과 유진 씨.
영어가 되는 가수들을 MC로 발탁한 건 정말 잘한 거에요.
교포 2세들도 많이 왔고, 외국 사람들도 많이 왔거든요.
작년의 김용만, 옥주현 씨보다 그런 면에서는 좋더라구요.
유진 씨 예뻤고, 브라이언 귀여웠어요.



열창중인 이루 씨.
작년처럼 아버지랑 같이 나올 줄 알았는데, 혼자 나왔어요.
작년에는 "옥경이" 피아노 버전으로 부를 때 아버지가 나왔거든요. ^^;
"까만안경" 처음 들어봤네요.
근데 속삭이는듯한 저음 때문에 가사를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요.



"사랑의 미로" "미련 때문에"의 최진희 씨를 기억하십니까????



Fly to the Sky.
두분 다 노래 잘 하시던데요.
Missing You 불러줘서 좋았어요! ^^
브라이언 씨 넘 귀여워~ >.<



폭발적인 무대 매너의 아이비.
"유혹의 소나타"와 "A-HA"를 둘 다 라이브로 불렀는데,
노래는 정말 제 취향이 아니지만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교태섞인 안무는 최고!!!!!!



통기타 삼인방.
양희은 님, 김세환 씨, 윤형주 씨의 무대.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들은 멋집니다.

노래를 어찌나 편안하게들 부르시는지.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무대가 아닌가 싶어요.



너무 촌스러운 의상을 입고 나온 빅뱅의 무대를 뒤로하고,
Epik High 나왔습니다. 노래 좋아요~
근데 타블로가 원래 꽃미남 아니죠?
꽃미남으로 보일 정도로 조명이 좋았나???
피부도 하얗고 옷도 깔끔하게 입은 게, 꽃미남처럼 보이더라구요. ;;



보아 씨.
Girls on Top, No. 1, Valenti, Motto 까지 네곡을 라이브로 춤추며 불렀는데, 역시 대단.
물론 장르의 한계는 느껴졌지만.
이 나이에 외워서 따라부를 수 있는 장르는 아니잖아요~ ^^;;



보아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모든 출연진들이 나와 "아파트" 등의 노래를 불렀고,
불꽃놀이로 피날레를 장식했어요.



장장 4시간 여에 걸친 공연이라 완전히 피곤해져버렸지만, 일년에 한 번이니까요. ^^
출연진들 맘에 들면 내년에도 가야지.

그리구 통기타 3인방 다시 오면, 그 때는 부모님 보내드리려구요.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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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알프레드 브렌델 독주회.

2007. 3. 14. 18:07 | Posted by 헤브니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이 디즈니홀에서 공연을 가졌다.
노장의 연주, 놓치면 안되지.. 하는 마음에 6개월 전에 예약했던 공연인데
역시나 대단했다.

하이든의 소나다 C 단조,
베토벤 소나타 31번, Op. 110.
슈베르트 즉흥곡 D.935, Op. 142 1번과 3번,
모차르트 소나타 C 단조, K. 457.

이렇게 네 곡을 연주했는데, 엄청난 디테일.

어려운 곡들이고 슈베르트 3번과 모차르트 3악장을 빼고는
전에 접해본 적도 없는 곡들이어서 힘들었다.

그저 노장의 손가락의 움직임을 보면서 놀라워하고
홀을 꽉 채우는 음악 해석에 감탄했을 뿐.

평생을 같이 살아온 곡들이어서 그럴까.
쉽지 않은 곡들인데도 불구하고 쉽게 연주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멜로디의 흐름이 정말로 아름다웠다.

슈베르트 3번이 그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바리에이션의 끝무렵에서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1부가 끝나고, 2부가 끝나고도 관중들은 이 노장에게 기립박수를 얼마나 보내던지...

확실히 독주는 오케스트라 곡들보다 어렵다.
음악을 편식하는 나로서는 교향악단의 연주만큼 즐기고 오기 힘든게 독주회니까.

그렇지만 이렇게 계속 여러 음악을 접하는 게
관심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같고
알프레드 브렌델 정도의 연주가가 온다면
독주회라도 보러 가야하는 게 센스? ^^

나이가 들수록 더욱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 음악이니,
계속 접하다보면 피아노 소나타 듣다가 눈물 흘리는 날도 오겠지.

열심히 공부하자.

** 감기가 심해 기침을 너무 많이 한다면,
아무리 대단한 공연이라도 남들을 위해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하게도 감기나 재채기는 연쇄적이라,
한 사람이 콜록거리면 여기저기서 콜록콜록거리게 마련.

오늘 공연에서 브렌델 씨가 꽤나 짜증이 났을 거다.

계속 기침하던 사람이 있던 쪽을 향해 연주 중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하고
손을 들어 자제를 부탁하기까지 했으니.

혹시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 연주를 중단하지 않을까 걱정했었을 정도로
오늘 관중들은 너무 기침을 많이 했다. 나도 정말 신경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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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마야 콘서트.

2007. 3. 11. 17:43 | Posted by 헤브니
마야 콘서트를 보고왔다.
와아~ 대단했다.

작년에 열렸던 이은미 씨 콘서트에 필적할만한 공연이었다고 해야하나.

물론 이은미 씨 만큼의 연륜은 없지만,
앞으로는 그만한 역량을 갖추게 될 거라고 느꼈다.

이문세 아찌의 "붉은 노을"
송창식 아찌의 "고래잡이" 등의 곡들로
자리를 가득 메운 어르신들의 흥을 돋구기도 했는데,
"독도는 우리 땅" 을 부르니
다들 분한 마음에(...) 전부 일어나서 열광하시더라. 흐~ 역시.

"진달래꽃" 정말 좋았다. 라이브가 훠얼씬.

미국 현지 세션맨들과 하는데도 어찌나 잘 맞던지.

나는 민요가 데이브 브루벡의 재즈처럼 들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에헤라디여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이거 "뱃놀이"인가?
처음 반주 들어갈 때 느낌이 Take Five 같은 느낌이어서 깜짝 놀랬다.
근데 정말로 멋있었다.

"쾌지나 칭칭 나네" 도 같이 부르고.

아~ 롹(!)은 역시 좋은 것이여.

같이 가신 우리 엄마는 노래를 너무 잘불러
속이 시원하다 못해 닭살이 돋아 춥다고 하시더라. ;;

싸이 공연 펑크나서 짜증났던 거 다 풀렸다.

미국에 단독 공연 오는 가수들은 진짜 알짜배기 가수들만 부르는 듯.

매년 열리는 한인음악대축제 빼고는
가창력으로 중무장한 가수들만 단독 공연을 여는데,
그게 오히려 여기 팬들한테는 나은 것 같다.

물론 어마어마한 티켓값은 좀 무리가 되지만.

오늘 밤은 즐거운 마음으로 꿈나라에 갈 수 있겠다.
오랜만에 아버지랑 음악회에 다녀왔다.

디즈니 홀에서 열린 로린 마젤 지휘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었다.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방미하여 순회 공연중인가 보던데,
사실 원래는 주빈 메타가 지휘한 어제 공연을 보려고 했었다.
석달 전에 예매하려고 했는데도 이미 표가 매진되어
그럼 로린 마젤 지휘라도 한 번 보자.. 했는데,
오늘 공연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디즈니 홀에서 열리는 공연 중 괜찮은 값에 괜찮은 자리를 구하는 비법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그건 바로 합창단석을 구하는 방법이다.

합창단이 필요없는 모든 공연 때는 합창석 자리도 팔리는데,
유명 지휘자가 오는 경우에 자리만 잘 잡으면
지휘자의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앉을 수 있다.
이 자리의 가격이 제일 높은 층 관객석과 같으니
나는 요즘 이 자리를 선택해서 공연을 보러가곤 한다.

어쨌든...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인지라
오늘 관객들은 대부분이 유태인들이었다.
주위를 둘러보고는 어리둥절... 하다가 아차.. 싶었다.
어쩐지 잘못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유태인들 투성이였다는게 아주 특이했다.

로린 마젤은, 사진에서 얼굴만 보던 것과는 다르더라.
체구는 작고 마르고, 거기에 아주 늙었다.
일흔도 훨씬 넘어 이제 여든에 가까워지는 나이지만,
눈매는 역시 무섭고 또렷했다랄까.
정확해보이지만 노교수님처럼 인상은 좋았다.

박수를 받으며 들어오자마자 미국 국가를 연주하고 이스라엘 국가를 연주했다.
곡이 아주 귀에 익은게 이스라엘의 역사를 말해주듯이 한이 섞인 듯 슬펐지만, 참 좋더라.

첫 곡으로 선곡된 곡은 멘델스존의 Fingal's Cave.
라디오에서도 자주 들어서 알던 곡인데, 어랏.
보면대와 악보가 없더라는...

지휘봉 돌리는 손놀림에 정신이 팔려 보고 있으려니
곡은 유려하게 진행되고 흘러가고...

두번째 곡은 멘델스존 교향곡 4번 Italian.
역시 경쾌하기 짝이 없는 곡이었다.
악보는 여전히 없었다. 설마...??!!

밝은 1악장과 단조의 2악장, 다시 밝아진 3악장과 즐거운 피날레!

옥의 티가 있다면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악장 사이마다 박수를 쳤다는 것.. =_=
아~ 제발 좀!

끊기지 않도록 3악장과 4악장 사이에 틈을 주지 않은 로린 마젤의 센스! 하하..

1부가 끝났는데도 기립박수를 쳐주던 관중들, 난리도 아니었다.

2부의 첫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 Fantasy Overture.
예습을 하고 갔던 곡인데다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역시 라이브에 비할 바가 아니다. -_-

다가올 운명을 예고하듯 폭풍이 치는 듯한 부분들과
더없이 낭만적인 선율아 반복되고,
마지막에는 그 두 주제가 엮여지는 피날레!
감동적이었다. 으와~

마지막으로 선곡한 곡은 라벨의 다프니와 클로에.

드뷔시나 라벨 같은 인상파 음악들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멜로딕함과는 거리가 좀 먼지라
쉽게 기억에 남지를 않아 평소에 즐겨듣지는 않아서
이렇게 공연에 와서야 제대로 듣고는 한다.

역시 라벨의 곡 답게, 여러 종류의 악기가 다채롭게 혼합된 아주 인상적인 곡이었다.
조용하고 황홀한 분위기의 전반부에서 강렬한 분위기의 엔딩까지
한시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던 화려한 곡이었다. 좋았다.

공연 후, 네번을 들어갔다 나왔다 할 정도로 커다란 기립 박수를 받은 로린 마젤.

비제의 카르멘 서곡을 앙콜로 들려주며 공연을 마쳤다.
곡 참 좋더라.

로린 마젤의 지휘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꼭 해야겠다.
작은 체구와 적지 않은 나이에 어찌나 다이나믹한 지휘를 하시던지.

전곡을 악보 없이 연주한 지휘자는 처음 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나도록
중요한 부분에서 악기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이끌어나가는 모습.
지휘란 걸 잘은 모르지만, 거장답다는 느낌.

오랜만에 정말 좋은 공연을 진짜 제대로 즐기고 왔다.
아버지도 110% 만족하셨고, 나도 그랬다.
더구나 특히 어렵지는 않은 선곡들이라 더욱 잘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행복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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