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을 보고 왔다.
소리소문도 없이 만들어져 개봉을 하더니만,
요즘 이란계 미국인들이 이 영화에 대해 엄청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시끄러워졌다.
영화의 내용은 페르시아의 대 그리스전.
아버지 다리우스 황제 시대 때 당한 패배의 굴욕을 잊지 못하고
아들인 크세르크세스 황제가 다시 그리스를 침공하는데...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는 300명의 정예 부대를 이끌고
크세르크세스를 저지하기 위해 온몸으로 싸워낸다는 내용.
아주 간단한 스토리이고
아주 열심히 만든 액션오락물이다.
어이없는 건 크세르크세스를 비롯한 페르시아 군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포스터에 나와있는 인물이 페르시아 황제 크세르크세스인데,
이건 페르시아가 아니라 아프리카같지 않은가?
대사 중에서도 페르시아인들을 야만인(barbarian)이라고 칭하는 게 나오고,
이란계 미국인들이 열을 올리며 비판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건데,
페르시아 시대에는 옷이 없었나? -_-;;
펑크 롹 밴드 애들도 아니고 온 몸에 주렁주렁 달린 금 체인은 도대체 뭐냐고!
아무리 만화를 기초로 한 영화라지만 좀 심했다고 생각했다.
덩치가 큰 거인과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이상한 괴물들 수준의 괴수들도 끌고나오고...
말이 돼? -_-
이렇게 만들 거라면 페르시아 대 그리스가 아니라
차라리 "반지의 제왕" 4편이라고 부르는 게 낫겠더라.
스파르타 군인들도 제대로 옷은 안 입으면서 붉은 망토는 죄다들 걸치고 나와서는... ;;
이 영화에서 볼 거라곤 피튀기는 전투 장면.
영화 거의 대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이라는데,
부분부분에 티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즐길만 하다.
페르시아의 대군이 바다를 건너오는 장면은 꽤 멋졌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페르시아 군대를 비롯한 나머지 장면은 현실성이 없어보이는데,
흐~ 역사 속의 한 장면을 경험하는 느낌이랄까.
역사물이 아니라 오락물이다.
아무 생각없이 역사물을 가장한 전투영화가 보시고 싶으시다면 추천.
역사물을 원하신다면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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