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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3 81회 아카데미상 수상작 명단
  2. 2009.02.17 릴레이 영화 감상
  3. 2008.10.12 <영화> Mamma Mia!
  4. 2008.09.02 <영화> The Dark Knight
  5. 2008.08.30 <영화> 즐거운 인생

81회 아카데미상 수상작 명단

2009. 2. 23. 14:50 | Posted by 헤브니

오랜만에 처음부터 보기 시작한 아카데미 시상식.
휴 잭맨이 그렇게 재능이 많은 배우인 줄 몰랐네... 엑스맨의 울버린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_-;

Picture: "Slumdog Millionaire"

Actor: Sean Penn, "Milk"

Actress: Kate Winslet, "The Reader"

Director: Danny Boyle, "Slumdog Millionaire"

Foreign-Language Film: "Departures," Japan

Original Song: "Slumdog Millionaire"

Original Score: "Slumdog Millionaire"

Jean Hersholt Humanitarian Award: Jerry Lewis

Film Editing: "Slumdog Millionaire"

Sound Mixing: "Slumdog Millionaire"

Sound Editing: "The Dark Knight"

Visual Effects: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Documentary, Short Subject: "Smile Pinki"

Documentary Feature: "Man on Wire"

Supporting Actor: Heath Ledger, "The Dark Knight"

Short Film: "Spielzeugland"

Makeup: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Costume: "The Duchess"

Art Direction: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Animated Short Film: "La Maison en Petits Cubes"

Animated Feature: "WALL-E"

Adapted Screenplay: Simon Beaufoy, "Slumdog Millionaire"

Original Screenplay: Dustin Lance Black, "Milk"

Supporting Actress: Penélope Cruz, "Vicky Cristina Barcelona"


Scientific & Technical Awards presented Feb. 7, 2009, at the Beverly Wilshire Hotel in Beverly Hills, Calif.:

Gordon E. Sawyer Award: Ed Catmull

John A. Bonner Medal of Commendation: Mark Kimball

릴레이 영화 감상

2009. 2. 17. 10:30 | Posted by 헤브니

기상악화로 토요일의 보드 계획이 물 건너갔기에 새벽까지 혼자 소설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토요일은 정오가 넘어서야 겨우 일어나 -_-; 점심을 먹고 빈둥거리기 시작했네. 밤이 되어서야 영화를 틀어놓고 방을 치운다고 요란을 떨기 시작했는데 마침 들어온 동생이 끼여드는 바람에 예전에 사다두었던 1달러짜리 중고 비디오 테이프 중에 골라 영화를 연달아 세 편이나 봐버렸다.


첫번째로 튼 영화는 애쉴리 저드와 타미 리 존스가 출연한 1999년 작 <Double Jeopardy>. 같은 범죄로 두 번 처벌 받지 않는다는 법률인 "일사부재리"라는 의미란다.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여주인공이 사실을 살아있으면서도 자신의 친구와 새 가정을 꾸리고 있었던 남편을 찾아내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친구는 여주인공이 재판에 회부되자 자신이 믿으며 아들까지 맡긴 친구였는데, 알고보니 자신의 남편과 바람이 난 상태엿던 것. 진실을 찾고 복수하려는 주인공에게 "일사부재리"에 대해 알려주는 감옥 수감수. 남편을 죽인 것에 대한 죄값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서 총으로 남편을 쏴죽인다고 해도 다시 같은 벌을 받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난 애쉴리 저드를 참 좋아하는데, 아무리 봐도 우아한 이미지랄까. 아무리 봐도 살인범 역에는 안 어울리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 분의 필모그라피를 찾아보면 의외로 이런 류의 스릴러 영화에 많이 출연했다. <Kiss the Girl>도 마찬가지고. 이 영화에서 타미 리 존스는 애쉴리 저드의 보호감찰관으로 남편을 찾으러 간 애쉴리 저드를 쫓아다니는 인물이었다. 참 집요하게 쫓아다니는데, 마지막에는 오히려 여주인공을 돕게 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남편 역할의 배우가 너무 악랄하더라. 이런 나쁜 놈.


계속해서 영화를 보자는 동생의 요청에 따라 다음 영화로 <The Fugitive>를 틀었다. 1993년 작으로, 한국에서는 <도망자>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던 해리슨 포드 출연작이자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해리슨 포드는 성공한 외과의사 역으로 등장하는데, Double Jeopardy와 비슷하게 역시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감옥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일어난 우발적인 사고로 인해 탈출 기회를 잡고 누명을 벗기 위해 진짜 살인범과 그 동기를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영화 초반, 성공한 의사의 이미지처럼 수염을 기른 느끼한 중년 아저씨로 등장하는 해리슨 포드를 보고 허걱, 해버렸는데 도망 중에 수염을 말끔히 깎고 머리도 염색하니 훨씬 날카롭고 깔끔한 이미지로 대변신하더라는. 아.. 90년대에 나 참 해리슨 포드 많이 좋아했었다.

이 영화에도 역시 등장하는 타미 리 존스는 U.S. Marshall 역으로, 도망치는 해리슨 포드를 추적해나가는 역이다. 참나, 정말 지독하게 집요한 추적자다. 똑같은 이미지에 똑같은 배역이군. -_-;

위의 두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건데,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라는 주제는 꽤나 큰 살인동기가 되는 것 같다.


어쩐지 아쉬워서 한 편 더 보기로 하고 고른 영화 <Under Siege>. 보통은 계엄령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이 영화는 계엄령과는 별로 상관없고, 포위상태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 1992년 작품으로 스티븐 시갈 주연.

해군 함정의 은퇴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항구로 돌아오는 와중에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 한 무리의 군인들이 난입하여 점거한다. 높은 계급의 군인들은 줄여버리고, 졸개들은 한군데에 몰아서 가둬버리고 함정에 배치되어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팔아 돈이나 벌려는 잡배에 불과한 무리지만 어쨌든... 그런데 해군 장성의 개인 요리사라고 알려져있던 스티븐 시갈이 사실은 SEAL 출신의 특전대원이었던 것. 이 시점부터 이 아저씨의 일당백 요리솜씨싸움솜씨가 시작된다. 아,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액션 시퀀스 투성이라니까.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동생에게 "여기 타미 리 존스가 나오면 진짜 웃기겠지?"라고 말하는 순간, 무력점거를 시도하던 군인의 우두머리로 등장하시는 타미 리 존스. 이게 무슨 우연이래. 나도 동생도 순간 깜짝 놀라버렸다. 펑크족처럼 옷을 입고 우스꽝스럽게 등장했는데, 특유의 무표정함을 보고 있으려니 악당 역할도 꽤나 어울려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스티븐 시갈과 칼싸움 하던 장면은 좀 웃기긴 했지만. -_-;

참고로 이 영화는 2편까지 나와있는데, 2편의 무대는 기차다.

일요일 저녁. 또 방 치운다고 들어앉아서는 영화를 틀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키아누 리브스의 출세작인 <Speed>. 1994년 작품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 영화다. 업무 중 사고로 손가락을 잃고 난 후의 처우에 불만을 가진 전직 경찰관이 엘리베이터 사고를 일으키며 인질극을 시도하지만 주인공에 의해 저지당하게 되자 앙심을 품고 두번째 게임을 시작한다. 시속 50마일이 넘으면 자동적으로 켜지고 속도가 50마일 밑으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터지도록 제작된 폭탄을 시내 버스에 설치하고 주인공에게 버스 승객들의 몸값을 요구 조건으로 내놓는데...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연기력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키아누 리브스의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모노톤 발성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그의 출세작이다. 키아누 리브스는 어떤 영화에서도 항상 똑같다. 표정 연기 별로 없고 말투는 높낮이도 억양도 별로 없달까. 참 지루한 연기를 보여주는게 특기. 어쨌거나 난 이 시절의 키아누 리브스를 완전히 사랑했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된 영화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지명이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영화 중간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미완성 프리웨이 55피트를 뛰어넘는 장면이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촬영지는 105번 프리웨이로 공항가는 길이다. 1995년도에 처음으로 미국 여행을 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이 프리웨이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서 이모부가 여기서 영화 Speed가 찍혔다고 말씀해주실 때 집에 가기 싫어 우울해하다가 눈을 번쩍 뜨고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여주인공은 산드라 불럭. 그녀도 이 영화 <Speed>로 출세하기 시작해 내가 10년이 넘도록 사랑하는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While You Were Sleeping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대히트. 그리고 나서 1990년대 후반에 줄리아 로버츠를 제치고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던 여배우였는데 <Miss Congeniality> 이후로는 성공한 영화가 별로 없는 듯? 요즘엔 뭐 하시는지. 연기력이라고 한다면 이 분도 그닥 볼 것 없기는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아놀드 주지사님의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을 틀었다. 1편이 만들어진 것이 1984년이고, 2편은 1991년에 만들어졌는데, 지금 보기에는 조약한 컴퓨터 그래픽도 많지만 18년 전 영화라고 무시하기에는 저력이 만만치 않은 영화. 솔직히 나는 무려 18년 전의 액션 영화라는 걸 감안하지 않는다 해도 이만한 액션 영화가 다시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첫 등장장면을 보며 도대체 케네디 가문 출신의 마리아 슈라이버가 왜 이런 남자랑 결혼했을까가 궁금해졌다. 아~ 정말 미스테리야, 미스테리.

아놀드 주지사가 "I'll be back," "Hasta la vista, babe" 같이 전혀 안 어울리는 대사도 히트시킨 초대박 영화로 1편에서는 나중에 기계들과의 싸움에서 수장이 될 존 코너를 죽이러온 터미네이터였지만, 2편에서는 존 코너를 지키러 온 구형 터미네이터 역할을 맡았다. 이게 갈등요인인지는 모르겠는데 1편에서는 새라를 살리기 위해 보낸 인물이 터미네이터에 비해 뒤떨어지는 '사람'이었고, 2편에서는 존을 살리기 위해 보낸 터미네이터가 기종에서 딸리는 구형이다. 하긴.. 신형으로 보내면 애초에 싸움이 필요 없기 때문일까. 중요한 건, 외적으로 보이는 조건에서 불리한 싸움에서 이기는 건 단합하는 마음을 가진 인간이라는 거다.

악역을 맡은 로버트 패트릭 씨는 액체 금속으로 몸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최신형 터미네이터인데, 영화 내내 어쩌면 그렇게도 무표정을 가장한 냉소적인 표정을 유지하시는지. 어떤 장면에서는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엄마인 새라 코너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 오프 티비 시리즈가 방영되는 걸 알고 있지만 린다 해밀턴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새라 코너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나저나, 이 영화를 끝으로 사라진 에드워드 펄롱은 어디로 갔나?

<영화> Mamma Mia!

2008. 10. 12. 16:43 | Posted by 헤브니


가방이 없어져  기분이 꿀꿀한 건 꿀꿀한 거고... 친구와의 약속은 지켜야지.. 하고 꿍얼대면서, 금요일 오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베벌리 센터까지 왕림하셨다. -_-; 금요일에 윌셔타고 페어펙스까지 가는데 정말 40분 걸렸다. 길이 왜 이리 막혀. 6마일 가는데 40분 걸리면 어쩌라는 거냐. 베벌리 센터에서는 주차비를 받기 때문에 근처의 친구 집으로 데리러 갔는데, 얘는 정말 나랑 안 맞는다. 약속시간에 왜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 거야. 나오라고 전화했더니 5분 기다리란다. 저기, 약속 시간 니가 정했거덩? 게다가 집 앞에 차 댈 만한 장소도 없구만!!!!!!!!!!!! 그렇지 않아도 지쳤는데다, 교통체증 뚫고 가느라 신경이 이만저만 쓰인게 아니건만 하여간 얘랑은 정말 안 맞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10년동안 친구라는 사실이 좀 안 믿길 정도? 아~ 정말 순간적으로 집에 간다고 진상떨고 싶었다.

어쨌거나 반년만에 구경간 베벌리 센터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입을 쩍벌렸다. 경제 불황의 여파가 베벌리 센터에까지 미치는 구나.. 싶었던게, 지나가면서 들여다본 루이비통 매장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뭐, 베벌리 힐즈에 있는 그 유명한 베벌리 센터이니만큼 여긴 쇼핑객이며 관광객이며 끊이질 않는 곳인데 특별히 여기 루이비통 매장은 내가 보기엔 손님 많기로는 센터 전체에서 두번째라면 서러워할만큼 복잡했던 곳이다. 반년 전에만 해도 한국 관광객도 무지무지 많았었는데, 정말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8충에 올라가 맘마미아 표를 사고 저녁을 먹으러갔는데, 푸드 코트도 망하게 생겼더라는.

각설하고, 영화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눈물 찔끔 흘릴 정도로 감동받았다. T_T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Mamma Mia!>의 주인공은 사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엄마 도나다. 딸 소피는 우연히 발견한 엄마의 옛 일기를 토대로 한 번도 만난적도,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는 자신의 아버지를 추적해 나간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 해의 엄마의 일기에 적혀진 세 남자 빌, 해리, 샘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자신의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고, 세 남자는 초대를 받고 기꺼이 오겠다고 하여 도나와 딸 소피가 사는 그리스의 섬 칼리카이리에 도착하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도나의 초대를 받은 옛 친구들과, 소피의 들러리를 해줄 친구들 등 모든 손님들이 속속 도착한다.




도나의 초대라고 생각했건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당황하는 세 남자에게, 이 모든 사건의 주범인 소피는 내일이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테니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하는데...


그러나 비밀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도나는 20년 전의 애인들을 한자리에서 다시 만나고 당황하는데...

갑자기 깨닫게 된 모든 스트레스와 옛 상처를 떨쳐내버리려는 듯한 도나와 친구들의 Dancing Queen!


얼굴을 마주대하면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던 소피는, 설명해주지 않았음에도 자신들이 왜 이 결혼식에 초대받았는지를 깨달아버린 세 남자가 모두 내일 결혼식의 신부 입장 때 아버지로서 손을 잡고 같이 들어가 주겠다는 말을 하자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소피의 혼란스러움과는 상관없이 결혼식 전야, 모두의 흥은 달아오르고...

다음 날, 샘은 도나에게 소피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충고를 하며 20년 전의 사랑의 기억을 되살린다. 집안의 정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도나를 버렸던 샘 때문에 깊은 상처를 간직한채 살아왔던 도나의 이야기.


아버지의 존재 때문에 혼란스러운 소피가 결혼식에 대해 망설이는 줄 알고 도나는 소피에게 결혼하기 싫으면 취소하라고 이야기하고, 소피는 그런 엄마에게 엄마가 결혼을 해본적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아버지 없는 삶에 대해 불평하며 싸우지만... 그런 엄마의 존재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피는 결혼식장에서 신부 입장할 때 엄마에게 같이 들어가달라고 부탁한다.



발에 매니큐어르 발라주고 웨딩드레스를 입혀주며 준비시키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보며 왜 그렇게 감동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그리스라는 풍경에 소피가 입은 저 드레스는 정말 잘 어울렸다. 우왕~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도나에게 20년 전의 사랑을 다시 고백하는 샘. 그를 향해 자신이 20년 전 얼마나 상처를 받았었는지를 털어놓는 도나.

엄마와 함께 입장을 하고 주례 앞에 선 신랑과 신부. 그 순간, 도나는 손님들을 향해 소피의 아버지를 소개하겠다고 말하고, 세 남자는 모두 일어서지만... "나도 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몰라!"라고 말하며 당황해하는 도나. 소피는 그것이 더이상 상관없다고 말하며, 신랑인 스카이에게 네가 원하는 것, 세계를 돌아보는 일을 먼저 같이 하자고 말한다. 결혼식은 중지되는데, 용감하게 나서는 샘.



Why waste this beautiful wedding? 이라 외치며 도나에게 20년 늦은 프로포즈하는 샘. 20년 전, 도나를 버리고 돌아갔지만 차마 도나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 없어 다시 돌아왔다는 샘. 그러나 이미 그녀의 곁에 새로운 남자가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돌아갔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에 화답하는 도나. 샘과 도나는 결혼식을 올리고, 소피와 스카이는 섬을 떠나 세계를 둘러보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감상문이 아니라 요약문이 되어버렸네.. ;

영화의 완성도라는 면에서 보면 초반부의 분위기가 너무 들떠있고 전체적으로 오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율동과 노래가 섞여있다보니 과장된듯 느껴졌는데, 가족의 의미와 가족에 대한 감사, 옛사랑의 상처, 사랑의 설레임과 같은 감정의 변화,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아바의 훌륭한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이 묻어져나왔다.

캐스트의 노래에 대해서는, 메릴 스트립의 노래에 대한 말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원곡의 목소리가 메릴 스트립의 목소리의 톤보다 훨씬 높고 가는 것에 익숙해져서인 듯 싶고, 메릴 스트립의 노래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는 느낌이었다. 노래 정말 잘 하던데.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였기에, 금발의 긴 머리에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보는 것이 놀라웠다고 해야하나. 정말 역할마다 너무 변신을 잘하는 게, 대단한 배우라는 느낌.

광란의 20대를 보내고 극 중에서 20살 딸이 있으니 아직 쉰 정도의 나이인 여성에게 이렇게 옛사랑이 다시 찾아오는 일이 있으랴만,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동적인 것 같다. 미처 감상문을 쓰지 못하고 지나간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말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인상은 007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늘 매력이 반감된다고 느끼던 터였는데, 이번 영화에서 보면서 거의 반할 지경에 이르렀다. 짙은 폴로 셔츠랑 하얀 바지만 입어도 멋있게 보이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잖아? 계속 이렇게 늙어주세요, 아저씨. -_-




콜린 퍼스를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언제나 즐겁고 말이다.

소피 역을 맡은 아가씨는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 인상이 참 괜찮았다. 이런 배우들 틈에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노래도 잘 하는 것 같고.

친구 토냐 역할로 나온 크리스틴 바란스키. 아는 얼굴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났었다. 엔딩 크레딧을 보며 <시카고>에서 기자 역할을 맡았던 배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 이 분은 뮤지컬 영화에 많이 나오는 구나.

그리고 아바의 음악.
83년 생인 내가 듣고 감동을 받을 수 있고, 아바의 노래만을 사용해서 이렇게 짜임새 있는 뮤지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창작의 훌륭함이랄까. 아~~ 무대에서 꼭 보고 싶다. 그리고 DVD 살테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그리스 정말 아름다웠다.
나도 도나처럼 아름다운 섬에서 호텔 경영(!)하면서 살고 싶어져버렸다.

<영화> The Dark Knight

2008. 9. 2. 13:18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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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자.
그 동안 고담 시를 악으로부터 지켜왔던 배트맨 때문에 악당들이
배트맨의 자수를 조건으로 인질극을 벌인다면
배트맨의 존재는 선을 대변할까 아니면 악을 대변할까?

이거야 원 묻지마 범죄 수준을 뛰어넘어 묻지마 파괴 레벨에 다다른 악당 조커와
악당들과 싸워준 것에 대해 감사는 커녕 이젠 원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배트맨.

영화 속 악당은 전통적으로 다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소수의 희생을 선택을 강요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본인이 다수에 속하는 만큼
내가 아닌 소수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그 희생을 강요해왔고,
영화 속 수퍼히어로들은 그 소수를 지키기 위해 악당들과 열심히 애써왔다.

그러나 <다크 나이트>의 악당 조커는 배트맨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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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악행은 모두 선인가?
너는 무슨 자격으로 악을 단죄할 권리를 행사하는가?"

<다크 나이트>를 통한 교훈은, 악은 그냥 악일 뿐이지만 절대적인 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다수가 아니라 소수에 속해있다면
소수가 죽음으로 다수를 살리는 방법은 나에게는 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영웅이기 때문에, 정의로워야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조커와 맞서면서도 스스로는 조커를 죽일 수 없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영웅의 한계다.

조커는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악당이기 때문에, 아무 것에도 미련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배트맨을 괴롭히는 것에 어떠한 두려움도 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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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없으면 어둠이 없는 것처럼,
그래서 조커의 배트맨을 향한 대사 "You complete me"는 섬뜩하게 다가온다.

조커는 그 어떤 악당보다도 지능적이고 교활한 고수이다.

브루스 웨인으로 하여금 자수를 결심하게 만드는 것이 그 시작이었다.
배트맨이 영웅이기 때문에 고담 시의 시민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자 할 것을 알았기 때문인데
하비의 목숨을 건 트릭으로 조커 자신이 체포된다.

그러나 겹겹이 쳐놓은 덫에 걸려든 레이첼과 하비는 결국 납치를 당하고
조커는 배트맨에게 레이첼과 하비의 감금 장소를 다르게 알려,
결국 레이첼을 희생양으로 만듦으로써 그의 최고의 수였던 지방 검사 하비 덴트의 타락을 불러왔다.
배트맨과의 줄다리기를 계속 즐기고 싶은 나머지 배트맨의 정체를 폭로하려는 인물의 죽음과
무고한 인명피해를 불러 올 병원 건물의 폭발을 맞바꾸자는 내기를 건다.

배트맨의 존재가 배트맨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구하고 싶어하는 고담 시의 시민들에게 해악일 뿐.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배트맨은 점점 외톨이가 되어간다.

그리고 잊지 말고 이야기 해야하는 하비 덴트.
조커의 계략으로 인해 연인인 레이첼을 잃는 순간,
하비는 자신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을 만들면서 악당인 투페이스로 변신한다.

그 동안 옆에서 범죄 소탕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경찰 고든이
레이첼을 구하러 가던 길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투페이스에게 고든은 충분한 제거 대상이다.
그러나 정의를 수호하던 이가 변한 악당의 끝은 연인을 잃은 분풀이를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경찰에게만 푸는 것이 아니라
그 경찰의 가족을 납치해 연인이 죽는 순간에 느꼈던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는 데까지 이른다.

영화의 끝에서 배트맨은 아무도 정체를 알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인물로만 남기를 자청,
영웅의 역할은 고담 시를 위해 싸워왔던 이들에게 넘긴다.
그렇지만 "당신이 더 이상 배트맨일 필요가 없게 되면 당신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때는 결코 오지 않을 거다"라고 레이첼이 남겼던 편지처럼
계속하여 악당들과 싸워나갈 것임을 암시하는 모습으로 사라진다.

이거야 참.. 슬픈 이야기가 아닌가.

예전 배트맨 시리즈를 보기는 봤는데, 내용이 별로 기억이 안 난다.
아놀드 주지사가 아이스맨, 우마 써먼이 포이즌 아이비로 나왔던 <배트맨 포에버>와
조지 클루니 때문에 봤던 <배트맨 & 로빈>을 본 기억이 나는데 정말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 -_-;

내가 영화를 보고 그 내용을 기억 못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그 이유는 아마도 시리즈의 전작들이 흥행배우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왕창 데려다 놓고서도
기대치 이하의 평작, 기껏붙여봐야 오락물이라는 이름이 붙을 작품만 만들어왔기 때문일 터다.

영화 <디워>를 극장에서 본 작년 9월 초 이후, 처음으로 극장엘 간 셈이었다.
<디워>의 충격이 너무 큰 탓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사실 그 영화를 보고 한 동안 극장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 사실이다.
트라우마가 너무 컸.....;
사실 <배트맨 비긴즈>도 보지 않아 <다크 나이트>가 과연 재미있을지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나 할까.

조커를 볼 수록 배우 히스 레저의 죽음이 안타까운 이유라는 포스팅을 본 것 같은데, 100% 공감한다.
그렇지만 히스 레저에게 가려졌다는 배트맨 역의 크리스천 베일이나
하비 덴트 역의 애론 에크하트나 고든 역의 게리 올드만 모두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소화해낸 것 같다.
훌륭한 연기, 액션, 연출, 각본. 아주 좋았다.

이유없는 살인과 혼돈과 파괴를 즐기는 미스터리한 인물인 조커,
악당들과의 싸움에 헌신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원망뿐인 영웅인 배트맨,
정의를 수호하는 지방 검사에서 180도 다른 인물로 변한 악당 투 페이스.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일에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걸어야 하는 고든.

단순하지 않은 선과 악의 공존을 다룬, 결코 쉽지 않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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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배트맨 비긴즈> 봐야겠다.

<영화> 즐거운 인생

2008. 8. 30. 17:18 | Posted by 헤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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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오랜만에 정말 좋은 한국 영화를 봤다!

40대의 남자란, 가장이라는 책임 아래 삶의 무게에 찌들어 자신의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존재라는 게 사실일게다.

대학가요제를 목표로 결성했던 밴드 '활화산'의 보컬이었던 친구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오랜만에 모인 나머지 멤버들. 학교 선생인 와이프에게 얹혀사는 실직자 기영, 공부 잘하는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를 하는 성욱, 캐나다에 와이프와 자식 둘을 보내고 열심히 돈 벌어 뒷바라지 하는 혁수는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서 자신들의 즐거운 인생을 위해 다시 한번 모여 밴드 활동을 하기로 한다.

밴드 활동을 통해 각박한 삶 속의 오아시스를 찾았지만, 차례차례 가정 생활에서 위기를 맞게 된다.

그렇지만 제목 '즐거운 인생'이 말해주는 것처럼 문제는 해결되고 주인공들은 오늘도 또 다시 열심히 살아간다는 게 내용이었다.

뻔한 공식대로 쓴 뻔한 각본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좋다.
비록 실제 인생에서는 영화 속 해피 엔딩같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수도 있지만, 영화의 엔딩은 모든 사람이 바라마지 않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즐거운 인생을 살수 있을 거라는 기대마저도 할 수 없는 인생이라면, 너무 재미없잖아?
'꿈만 꾸는 인생은 가라'는 영화 카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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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주인공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 것 같은데, 연주도 잘 하시고, 노래도 수준급이었다.
게다가 옛날 노래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P.S.2
장근석 씨?
그 분 나온 작품 처음 봤는데,
생긴 것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엄청 야무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