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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Flags 매직 마운틴 완전 가이드.

2006. 5. 25. 17:09 | Posted by 헤브니
5월 12일에 졸업식을 무사히 마치고,
그 다음 주 초에는 병원에 다녔다.
피부 트러블이 있었는데, 원인 규명도 안되고,
습진처럼 보이지만 외피가 벗겨지는.. ㅠ.ㅠ
무려 3년 동안 여러가지 처방을 받았는데 전혀 효험이 없다가
새로 받은 연고 탓인지 깨끗하게 나아가고 있다.

아는 언니는 졸업해서 더 이상 연필을 안 잡고 있어서라나? 믿거나 말거나.
근데 어쩐지 설득력이 있게 들리더라는.

그래서 5월 18일에, 무려 4년 만에 매직 마운틴에 다녀왔다.
한 사람은 학교 땡땡이를 치고, 한 사람은 수업 휴강이고,
다른 친구는 일을 쉬는 날이라 모처럼 넷이 뭉쳤다.

날을 너무 잘 잡았는지 그 날따라 정말이지 더웠다.
매직 마운틴이 있는 발렌시아 지역은 확실히 내륙이라 그런지
바닷가에서 15분 거리의 동네에 사는 우리 넷이 적응하기에는 정말 후덥지근했다.
서울에서 살던 우리들인데, 어떻게 이렇게 힘들어하게 된 거야...
궁시렁궁시렁 거렸을 정도였다.

쿠폰이 있어서 무려 59달러나 하는 티켓 값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다.
그야말로 므흣.

매직 마운틴은 롤러 코스터로 유명한 곳이다.
열 몇가지밖에 안되는 놀이 기구가 전부 롤러 코스터라고 보면 된다.

4년 전에 처음 왔을 때 탔던 새로 나온 롤러 코스터의 이름은 X 였다.
Extreme의 X라는 뜻인데, 타보고는 그 이름값에 걸맞다고 감탄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롤러 코스터이긴 하다.

자아, 지금부터 매직 마운틴에서 꼭 타야 할 알짜배기 롤러 코스터들을 공개해드리겠다.
올 여름에 미국에 방문할 계획이신 블로거들께서는 참고하시길.
노약자와 임산부, 어린이는 각별히 자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처음 타준 건 바로 Goliath (골리앗). 몸 풀어주기라고나 할까.
다윗과 골리앗의 그 골리앗인데, 이름이 거인의 이름이라 그런지 겁나게 높다.

첨부한 사진은 제일 처음 올라갔다가 바닥까지 내려간 후에 다시 올라가는 트랙 부분의 모습이다. 감이 오시는지?



정말 높게 올라갔다가 거의 수직에 가깝게 떨어지는데, 그 짜릿함이 최고다.
트랙의 꽈배기 수준도 아주 괜찮다.
높다는 것이 최대 강점.

그 다음에 타준 것이 Scream 인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길지 않은 트랙인데 꽤 강도가 높았다고 해야하나.
360도 회전이 두 번 정도 되는데, 바닥에 너무 가깝게 내려와서 겁나더라는.

그 다음으로 Deja vu를 타러갔다.

난이도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은데, 열차가 사진에서 보이는
저 두 기둥의 거의 끝까지 수직으로 올라간다는 것이 문제다.



안전 장치는 튼튼하지만 올라가면 벨트 위에 배 깔고 대롱대롱 매달리는 자세가 된다.
솔직히 말하지만 그건 정말 겁난다. 떨어질까봐.



올라간 자세로 대롱대롱 매달려, 어쩌면 좋아~ >.< 라고 할 때 쯤
그 자세 그대로 떨어져서는 회전.

이름이 데자부인 이유는, 두번째 기둥에 올라갔다 내려오면서는
지금까지 지나온 레일 전부를 다시 "거꾸로" 지나가기 때문이다.



앞을 향해 보는 거랑 뒤로 가는 거랑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둘다 마찬가지로 정신이 없다.

어쨌거나 출발지점에서 시작해서 첫번째 기둥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다시 출발 지점을 지나는 레일이 시작할 때 지르는 소리는
어떤 롤러 코스터보다도 시끄럽게 다가왔다고 적어야겠다. -_-

그 다음으로 탄 것이 "싸이클론"이라는 롤러 코스터이다.
특징은 보시는 바대로 나무로 만든(!) 레일이라는 것.



속도도 빠르지 않고 거꾸로 돌지도 않지만
이 롤러 코스터가 공포스러운 이유는 바로
열차가 지나갈 때 나무 레일에서 들려오는 후들거리는 소리.
그리고 나무 사이사이로 만들어져있는 레일을 따라
열차가 진행하는 방향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



그렇지만 나무로 만든 레일로 제일 유명한 롤러 코스터는
Knott's Berry Farm 이라는 곳의 "고스트 라이더 (Ghost Rider)"로
"싸이클론"의 특징이 승객을 너무 세게 흔들어 괴롭게 만든다면
"고스트 라이더"는 그보다는 훨씬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느낌을 줄 정도로
훨씬 덜 흔들리고 속도감에 치중했다고 해야하나.


타고 나서 기분이 나빴던 건 싸이클론이 유일했던 듯.
해도해도 너무 흔들려. 기분나쁘게.

그 다음으로 타러 간 것이, 올해 새로 개장된 Tatsu! (타쯔라고 읽으면 됨)



주제는 동양의 용이다.
동양의 용을 주제로 했으니만큼 레일은 겁나게 출렁이기 그지 없다.



그렇지만 이 롤러 코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것!



등 쪽이 열차에 매달려서 배깔고 간다.
간땡이(!)가 부어있다면 팔을 뻗어 수퍼맨 자세로 가도 무방하다.
거기에다가 덧붙여, 속도는 67mile/hour로 무려 107.2km/hr가 된다.

롤러 코스터 자체가 언덕 위에 있는데, 이렇게나 높이 올라간다.



발렌시아 지역에 황야가 많아서 그런지 올라가면 황무지 밖에 안 보이는데, 정말 겁난다.
일단 내려오기 시작하면 '날 잡아 잡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야하나.

360도 회전을 하면 레일이 아니라 하늘이 보인다.
회전 레일이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이기 때문인데,
회전 레일을 바깥으로 만든 건 이 롤러 코스터가 미국 내에서 최초라고 한다.

정말이지 겁나게 출렁이는데, 그 꽈배기가 정말 기분 좋다고 해야하나.
타면서 정말로 스트레스 확 풀어지더라.




점심을 먹으면서 조금 쉬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X를 타기 위해서.

본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최고 속도가 76마일, 무려 121.6 킬로에 이른다.



그리고 자세히 보시라. 승객들이 어떻게 앉아있는지를.
본 사진은 내려오는 걸 찍은 것이 아니라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그렇다.
X를 탄 승객들은 목덜미를 잡혀 질질 끌려가듯이 눕혀져 끌려 올라가다가
그대로 하늘을 보고 있는 머리부터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승객들이 앉아있는 의자가 딱 두번 360도 따로 회전한다.
360도 회전을 하고 있는 열차와 상관없다. -_- 따로 돈다.



팔을 끼우고 의자에 밀착을 시키고 벨트를 또 끼우긴 하지만,
"이거, 이렇게 죽고 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X를 마지막으로 하루의 긴 여정을 마쳤다.



직접 탄 롤러 코스터는 6가지 정도밖에 안되지만,
알짜배기들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덧붙여 두 가지 정도 타면 어떤 기분인지 궁금해하실 만한 걸 소개해드리자면,

언덕 위에 교만해보이게 세워져있는 수퍼맨인데,
높고 빠르고, 소리만 요란할 뿐 아무것도 없다.
그냥 쭉 올라갔다 내려오기만 한다.

그런데 어쩌면 저렇게도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는지.
올라가다가 레일에서 이탈할까봐 예전에 탔을 때 참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는 것.

꼭대기에 레일에 수직으로 수퍼맨이 세워져 있는데 안 보이네.



360도 회전을 한 다섯 번 쯤 하나보다. "바이퍼"다.
그렇지 않아도 높이 올라가는 열차를, 언덕 위에다 세워놓았다.

그 외의 특징은 없다.



이 정도로 타고 나오시면 티켓 값은 했다고 보면 된다.
내가 갔던 날은 주중인데다 아직 방학 시즌 전이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장했지만,
대신에 평일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어서 즐기고 나올 수 있었다.

여름 시즌에 방문한다면 개장 시간은 늘어나겠지만
사람이 몇 배는 늘 것이기 때문에 아마 이 정도로만 타고 나와도 안 기다리는 셈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롤러 코스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아마 천국이 아닐까 싶다.

팁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음식 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고, 종류도 몇 가지 안된다.

그릴에 구운 햄버거에 프라이에 작은 음료수가 세금 전에 9.99 달러였다.
치사하게.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조금 먹고 (어차피 울렁이는 것들 타야하니까)
일찍 출발해서 코리아 타운에 들어와 고기 구워먹고 시원한 국수를 먹었다. ^^

거기에 덤으로 오랜만에 노래방까지 갔으니, 완벽한 하루였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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