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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기 - 3일.

2007. 11. 30. 04:44 | Posted by 헤브니
11월 14일 수요일.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도시는 회색으로 물들었습니다.
동생이 이날 집으로 돌아갔고, 오늘은 혼자서 어디를 갈까 생각을 하다가
망설이지 않고 Guggenheim Museum 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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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본 그라피티.
그라피티도 이 정도면 예술이지요?

1998년도에 가족들이랑 미국 동부 여행을 패키지로 왔을 때,
'이 건물이 구겐하임 미술관입니다~' 하는 말만 듣고 버스를 타고 지나친 기억이 강하게 남아서
언젠가 뉴욕에 가면 꼭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바깥이 보수공사 중이라 못보고 지나칠 뻔 했습니다.
에휴... 모처럼 왔건만, 그 유명한 건물의 바깥 디자인은 구경도 못했네요.

아쉬워서 사진을 하나 찾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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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로이드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나선형으로 되어있는데
안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지어져 있어서
1층부터 6층까지 벽을 따라 작품을 감상하며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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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City Pass 라는 것을 구입했습니다.
가이드 북에도 나오는데, 뉴욕의 관광 명소 여섯 군데의 입장권을 65달러 패키지로 구입할 수 있어요.
구겐하임,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MoMA, 자연사 박물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그리고 유람선 관광 이렇게 여섯 장소인데
서너군데만 가셔도 본전 이상입니다.
판매처는 인터넷과 위에 명기된 여섯 군데의 관광지이구요.

Richard Prince 라는 미국 작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사진과 그림, 사진이랑 그림을 혼합한 여러 작품이 선을 보이고 있었는데
제 스타일은 전혀~ 아니었어요.

저는 구겐하임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에 더 관심이 많았거든요!
한 미술관에서 피카소를 여러장 볼 수 있고, 칸딘스키와 샤갈까지 감상할 수 있다니...
여기가 천국이 아니고 무어란 말이더냐.. 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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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고르라면 이 두 작품을 고를렵니다.
샤갈의 Paris through the Window 와 칸딘스키의 Blue Mountain 인데요.

샤갈의 작품은 이주한지 얼마 안된 파리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조국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투영해 낸 작품이라고 하네요.

칸딘스키의 작품은  강렬한 색의 산의 모습과
밑에 있는 말을 타고 가는 사람들이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한데,
성경의 계시록에 나오는 종말론과 관련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커다란 그림을 눈 앞에서 보고 있자면 정말이지
그림이 뿜어내고 있는 기운에 압도당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구겐하임에서 구경을 마치고나니,
저녁 8시에 예정된 카네기 홀 이틀째 공연 전에 시간이 좀 남았어요.
지도를 보고 어디를 갈까 생각을 하다가 일단 5th Avenue쪽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 유명한 명품의 거리를 한번 가볼까 생각을 하고 지하철을 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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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곳은 플라자 호텔 앞!
설정상으로 여기서 옛날에 "나홀로 집에" 2편이 펼쳐지는 것이군요. ^^

그리고 겨울을 맞아 길거리에 장식된 눈.

나중에 알고보니 5th Avenue 한 곳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5th Ave.와 Madison Ave. 를 따라 샵들이 죽 이어져 내려오는 식으로 되어있어서
여기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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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이런 샵에서 쇼핑을 하는 기분은 어떨까요. 너무 궁금하네요. >.<

59가와 5th Ave. 에서 구경하다가 57가와 7th Ave.로 걸어갔습니다.
카네기 홀 공연 전에 피곤한 발을 쉬게 해주려고 스타벅스를 찾으면서요.
그 많다는 스타벅스를 찾기가 왜 이리 힘든 거에요.
익숙하지가 않다보니 건물 숲 사이에서 간판찾기는 정말 힘들어요!

사람이 많아 자리 구하기가 힘들었지만 마침 한 테이블이 비어 얼른 가서 앉았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어떤 할아버지가 다가와 테이블에 합석해도 되냐고 묻더군요.
카네기 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려고 왔는데, 티켓을 미리 구하지 못해서
암표상이라도 있으면 가서 사보겠다고요. ^^

은퇴하신지도 한참된게 분명할 정도로 할아버지셨는데,
잠깐 앉아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혼자이다보니 심심하기도 했고, 아는 사람도 없는 도시라
나중에는 먼저 말을 걸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할아버지가 뉴욕 여행에서 처음으로 말을 나눈 타인이네요.

할아버지가 티켓을 구하러 나가시고 난 다음에는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앉으셔서 여행객이냐고 묻더군요.
하필이면 뮤지컬이 파업중이라 자기 마음도 안 좋다고 하시며
Off Broadway 쇼라도 보고 가라고 쇼를 추천해주셨는데 결국은 못 봤어요.

8시가 되기 전에 카네기 홀로 다시 갔습니다.
사이먼 래틀 경 지휘의 말러의 "대지의 노래"를 들으러.

이 날도 현대 음악 작곡가의 곡을 미국에서 초연하고 쉬는 시간...
옆자리에 앉은 커플이랑 말을 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 남자 쪽이 뉴욕 필하모닉 단원이랍니다.
뉴욕까지 와서는 왜 베를린 필만 듣고 가는 거냐고 묻기에 "공연 스케줄이 없던데요" 라고 말했더니
자기 스케줄을 체크하고는 "정말 없네요" 라고 하네요.

그러더니 하는 말... "리허설 구경하러 올래요?"

헉... 소리가 나는 초대죠~
뉴욕 필하모닉이라면 지휘자가 로린 마젤인데! @.@
2007/05/19 - [감상/음악] - <음악> 로린 마젤 지휘 &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하고는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으하하하하...

프랑스 어로 번역된 이태백의 시조를 다시 독일어로 번역한 시를 보고 말러가 곡을 붙여 완성된
"대지의 노래"는 여섯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예습할 때 들렀던 웹사이트를 적어놓을게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http://www.jinodyssey.co.kr/zeroboard/view.php?id=board1&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4

젊었을 때 즐겨라, 때가 지나가면 늦다...
이런 내용의 시조라, 젊은 제가 듣고 감동을 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젊을 때 시도해봐야 한다 정도의 교훈은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날 바리톤을 맡은 가수가 신체 장애를 가진 분이었는데,
모든 것을 극복하고 가수로 카네기 홀에 서있는 것을 보니
목표와 노력으로 극복하지 못할 것은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새로이 들었어요.

어디에서 이 분 얘기를 들은 것 같아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에서도 소개되었던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 씨였더군요.

내일 공연 예약도 할 걸... 싶었어요.
마지막날은 말러 교향곡 10번인데 말예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별칭으로 붙인 "혼자 빨빨 뉴욕 여행"의 첫날이었네요.

혼자 다녀보니, 다닐만 했어요.
그 동안 혼자서 운전하고 다니는 게 익숙해져있긴 했지만,
모처럼 차도 없이 걸어다니면서 눈에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어쩐지 새로운 자극이 되는 것 같았어요.

다음 포스팅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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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기 - 2일.

2007. 11. 27. 04:46 | Posted by 헤브니

이틀째입니다.
어디를 갔느냐? 하면... 이 날은 The Cloisters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유럽 건축 양식 본따 만든 전시관이었는데, cloister 라는 이름에 걸맞게
생각보다 많은 수의 카톨릭 성화, 부조, 조각 등을 볼 수 있었어요.

Fort Tryon Park 이라는 곳 안에 있는데, 언덕길이라서 올라가다보면
허드슨 강과 뉴저지 쪽이 보이는 멋진 길이 나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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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politan Museum of Art 에 속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Cloisters와 Met를 하루에 구경하면 입장료를 한 번만 내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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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유물과 그림 등을 돌아보면서 생각한 것은 미국의 cultural inferiority 라고 해야할까요.
자기 나라 것이 아닌 남의 나라 유물을 돈의 힘으로 끌어다 놓고는 자랑스럽게 전시해놓은 것.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중정의 기둥들까지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엔 두손 두발 다 들었어요.

가져다놓고 관리하고 전시하는 것까지는 금력으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문화재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느껴지는 씁쓸함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이것은 나중에 Metropolitan Museum of Art 에 가서도 여실히 느꼈던 기분이구요.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Columbia 대학을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동생 친구가 다니고 있기도 하고해서 만나려고 갔는데 만나지는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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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Fort Tryon Park 앞의 지하철 역은, 뉴욕 여행 중 가본 어떤 지하철 역보다 더러웠어요. ;;
트랙 위로 육교가 놓여있어서 환승장으로 가게 되어있질 않나...
지하철 역 특유의 습한 냄새와 지하도 냄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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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들러본 컬럼비아 대학은 역시나 멋진 캠퍼스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원은 이곳으로 진학해도 좋겠다(... 당연하잖아?? -_-)는 생각을 잠깐 해봤어요.

이날 저녁에는 카네기 홀에서 열리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을 볼 예정이었어요.
동생과 작별 인사를 하고, 카네기 홀로 갔습니다.
유서깊은 카네기 홀. 드디어 가는구나~ 하고 신나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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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서 내리니, 역시 카네기 홀 입구의 지하철 역 답게
유명한 지휘자와 연주자의 모습으로 벽을 장식하고 있는 작품이 하나 걸려있었어요.
독일의 베를린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공연 시리즈의 일환으로 초청된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이니,
티켓을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역시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했어요.
2007/09/17 - [이상] - <뉴욕 여행 계획> Part 4 - 카네기 홀 공연 예매.

일찍 도착해서, 카네기 홀의 역사를 전시해 놓은 전시장을 둘러보고 자리로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었어요.
요즘 새로 지은 디즈니 홀 같은 곳의 규모와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겠죠.. ^^
그래도 이 카네기 홀의 역사나 전통과는 비교가 안되죠... 아~ 뉴요커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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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린드버그라는 이름의 작곡가의 곡을 미국에서 초연하는 날이었습니다.
세계 초연 역시 몇 달 전에 베를린 필의 연주와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열렸다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현대 음악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듣고있기 힘든 곡이었구요.. ㅠ.ㅠ
말러의 9번 교향곡이 하이라이트였어요.

저는, 말러의 곡이 그렇게 서정적인 음율을 가지고 있는지 여태 몰랐어요.
콘서트 전부터 레코딩을 들으며 예습을 하고 곡에 대한 해설도 구해 읽어보고 했지만,
역시 연주장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네요.

베토벤이 9번 교향곡까지 남기고 죽었기 때문에,
자신도 9번을 쓰고 나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말러.
심리적인 압박감이랄까 곧 맞이하게 될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적어내려간 고별의 노래라고 해야하나.
전해지는 것이 많은 곡이었어요.

아픈 사람들이 많아 기침을 많이 하는 통에
3악장을 마치고는 지휘자가 내려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해야 할 정도였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공연이었다는 생각이에요.
사이먼 래틀, 지휘 정말 잘 하는 것 같고...
베를린 필의 명성은 허명이 아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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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행 둘째날이 끝났습니다.
3일째부터는 제가 별명붙인 "혼자 빨빨 뉴욕 여행"이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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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 계획> Part 4 - 카네기 홀 공연 예매.

2007. 9. 18. 02:53 | Posted by 헤브니
시차 때문에 캘리포니아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전화통을 붙들고 컴퓨터를 두드렸건만...
핸드폰 기록 세웠다. 같은 전화번호를 연속으로 무려 75번이나 눌렀으니. >.<

11시가 다 되어서야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완전히 지쳤다, 지쳤어. =_=

11월 13일 베를린 필의 말러 교향곡 9번,
11월 14일 역시 베를린 필의 대지의 노래 공연을 예매하는데 성공했다.

미국까지 오는데 로스앤젤레스는 오지도 않는군.. >.<

이래서 억울하면 뉴욕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건가.
아니면 돈을 엄청나게 벌어서 공연 보러 뉴욕이나 유럽까지 갈 수 있는 재력을 갖추던지? -_-

티켓당 68달러나 내는데도 구한 티켓은 제일 위층이지만
이번에는 가서 본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공연 예매를 할 때마다 다짐하는 거지만
가서 돈 벌자. 열심히.

<음악> Dave Brubeck Quartet.

2007. 8. 25. 12:56 | Posted by 헤브니

2007년 8월 22일.
데이브 브루벡의 공연을 드디어 본 것이다!!!!!!!!!
더욱 감격적인 것은 Take Five 를 라이브로 들은 것이다!!!!!!!!!!!!!!!!!!!!!

이렇게 쓴다면 허접한 공연 후기라 조금 더 쓰겠지만,
정말이지 이 두 문장으로도 충분히 감격이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

Madelaine Peyroix와 Bruce Hornsby Trio와 함께한 할리웃 보울 공연이었는데,
내가 가본 할리웃 보울 공연 중 최고로 긴 공연이 아닐까 싶다.

9시가 다 되어서 무대에 나온 데이브 옹과 드러머, 색소폰, 그리고 베이스 연주자들이
내가 본 사진을 기억 한 것보다 훨씬 늙은 할아버지들이어서 깜짝 놀랐다.

하긴, 작년에 배운 <재즈 역사> 수업에서 가르칠 정도의 분들인데, 당연하지만.

<St. Louis Blus> 라는 곡이 사실은 탱고 스타일이더라며,
퓨젼 음악은 멤피스에서 시작된 게 아니냐고 농담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피아노에 앉아 연주를 시작했는데,
음악이 탱고로 시작, 중반부와 후반부로 갈 수록
스트라이드, 부기우기 스타일 등을 넣어가며
모든 재즈의 장르를 보여주는 연주를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Over the Rainbow>를 연주해주기도 했는데,
색소폰을 멋지게 불어제끼던 할아버지가 플룻으로 바꿔 불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거다.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은 물론 <Take Five>였다.
어떤 곡이 시작되었는데 곡 이름은 모르겠지만,
가만히 들어보고 있으려니 5박자로 된 곡이었다.

이거, 이거 여기서 Take Five로 넘어가는 거 아냐 하는 순간,
Take Five의 전주가 나오는 거다. 으아~!

작년에 들은 수업 중에서 접하게 된 그 많은 재즈 뮤지션들의 음악 중에서
내 귀에 딱 꽂힌 음악이 있다면 듀크 엘링턴과 데이브 브루벡이었는데,
수업 시간에 배운 사람의 연주를 이렇게 실제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달까.
재즈니까 가능한 일이고, 클래식이라면 어림도 없으니까 말이다. -_-;

감격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지만, 별다른 말이 떠오르질 않는다.
이런 공연은 단돈 12불에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더욱 더 감격할 노릇이고.

그 뒤에 이어 나온 Bruce Hornsby는 확실히 현대 재즈인데,
잘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난 난해해서 싫더라.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뭔가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멜로디가 없다는 게 현대 재즈의 약점이 아닐까 싶은...

아, 정말 앞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공연이었던 것 같다.

<음악> 베토벤 교향곡 9번.

2007. 8. 1. 15:48 | Posted by 헤브니
지난 번 조수미 씨가 출연한 "마술 피리"는 실패(... 단지 조수미 씨가 잘 못해서? -_-)였지만,
오늘도 또 큰 기대를 품고 마이클 틸슨 토마스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으러 갔습니다.

길이 너무 막혀 늦게 도착할 줄 알았는데, 간당간당하게 세이프.
공연장에 도착해서 자리를 찾으려고 가는 중에 국가가 시작되었고,
자리에 앉았을 때는 곡을 설명하고 있었어요. 아유~ 다행..

1부에 마련된 곡은 역시 베토벤의 Music from King Stephen과 Bundeslide 였는데,
두곡 다 모르는 곡이었습니다.
9번을 연주하는 것이니만큼, 합창단과 함께 할 수 있는 곡으로 마련한 것 같은데,
처음 듣는 곡이라 잘 몰라서 그만큼 즐길 수가 없었다고 해야하나요.

숲 속의 야외 무대라는 특수한 환경이니만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면 웅장한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사실 소리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스피커가 조율이 안되었는지, 아니면 제 귀가 잘못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리가 좀 멀어서 그랬던 건지...
막혀서 한꺼풀 더 벗겨야 할 것 같은, 약간 탁한 소리로 연주를 들었습니다.

1부를 가볍게 마치고, 쉬는 시간.
9시가 다되어서 교향곡 9번 "합창"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대단한 곡이에요.

피곤하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갈 수록 더 멋진(!) 9번이라 그런지..
1악장과 2악장 전반부를 듣고 있으려니 너무 졸려서...  

드디어 솔로이스트들이 나오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할 때 쯤에야
잠이 확 달아나서... ^^;;

갈수록 웅장해는 마지막 장은 정말 멋졌어요.
야외 무대에서 울려퍼지는 멋진 목소리의 솔로이스트들과 합창단,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주고 받는 멜로디의 조화는 최고!

지휘자 마이클 틸슨 토마스 씨는,
익살스럽고 유머가 풍부한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인상이 좋은 할아버지였는데요.

지휘도 어찌나 열정적으로 하시던지,
때때로 단상에서 점프하고 온몸을 던져 손가락까지 사용해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샌프란시스코 오케스트라 보러 가야지.

옥의 티도 있었는데,
야외 무대라서 그런지 음식물 챙기느라 부스럭 거리는 소리랑,
악장 사이에 박수치는 관객들이랑,
연주 중에 소곤거리는 사람들...

같이 간 친구는 물총 있으면 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
어지간히 신경이 쓰였는가 봐요.

어쨌거나 한여름 밤의 베토벨 교향곡 9번 덕분에
멋진 저녁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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