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9일 토요일, 할리웃 보울에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줄리 앤드류스가 호스트로 출연한 공연이 열렸다.
줄리 앤드류스가 출연한다길래 가족 모두와 함께 보려고 했었건만,
시애틀과 포틀랜드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내 동생이 빠진 관계로
남는 티켓 한 장은 7월에 생일을 맞을 내 고등학교 동창이 차지하게 되었다.
울 아부지는 "사기"라고 단언하신 공연. ^^;
설마하니 줄리 앤드류스가 이렇게까지 노래를 많이 안 부르리라고 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공연은 역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프닝으로 시작되었다.
노래 끝 무렵 줄리 앤드류스가 라이브로 부른 공연 실황으로 화면이 바뀌고나자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래가 끝나고서야 등장한 줄리 앤드류스!
똑바른 자세와 곱게 늙은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1935년 생이니, 올해 73살이 될 텐데 진짜로 굉장히 우아한 미모를 자랑했다.
젊었을 시절의 출연작을 보며 줄리 앤드류스가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대략 동년배인 1932년 생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생각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임)
줄리 앤드류스처럼 늙으면서 크게 망가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젊었을 때의 아름다움은 진정 한 철의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겠다
(역시, 대략 동년배인 1932년 생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생각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임).
공연 프로그램과 자신의 데뷔와 성장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는데
12년 전의 성대 수술로 인해 예전처럼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늙은 것 치고는 잘 한다며
"사운드 오브 뮤직"의 원작자인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콤비의 또다른 명작
"왕과 나"의 Getting to Know You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에 맞춰 솔리스트들이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참 영리한 진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부는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콤비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솔리스트들은 "왕과 나", "신데렐라", "South Pacific" 등의 작품에서 뽑은 유명한 곡들을
Ian Fraser의 지휘 아래불렀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하이라이트는 역시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레미 송"이었다.
출연진들이 "에델바이스"를 부르기 시작했고,
같이 부르던 줄리 앤드류스도 솔로를 불렀는데 "에델바이스"도 혼자 못 부를 정도가 되어버렸다니.
이러니 사기란 소리를 듣지... ;;
영화의 장면이 스크린에 나오자 모든 관객이 환호했다.
줄리 앤드류스는 영화에서 "도레미 송"이 시작하는 장면에서 "Stop!"이라고 외치고는
"그냥 부릅시다"고 말하고는 노래를 시작했다.
영화에서와 똑같이 불렀는데 마지막에 고음까지 올라가는 건 도저히 못 하겠던지 여성 솔리스트들에게 미뤘다. -_-;
2부에서는 그녀와 딸이 짓고 이날 지휘를 맡은 이안 프레이저가 곡을 붙였다는
우화 Simeon's Gift의 공연이 펼쳐졌다.
줄리 앤드류스가 나레이션을 맡고 나머지 다섯 보컬리스트들이 각자 역할을 맡았는데
아이들이 볼만한 내용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이 좋긴 했지만
줄리 앤드류스가 나온다니까 와서 우연히 보게 된 거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볼 수 있을만한 프로그램인지는, 글쎄.
줄리 앤드류스가 출연하니까.
언제 다시 그녀가 무대에 서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니까 오긴 왔는데,
딱 그 만큼만 즐거웠고 그래서 아쉬웠던 공연이었다는 감상이다.
http://www.hollywoodbowl.com/tickets/performance_detail.cfm?id=3518
Hollywood
Ian Fraser, conductor
Julie Andrews, host
Stephen Buntrock, vocalist
Christiane Noll, vocalist
Kevin Odekirk, vocalist
Anne Runolfsson, vocalist
Jubilant Sykes, voc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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