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일이 생겨 앞으로는 주 생활무대(!)가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조금 불편해도 보험료도 아낄 겸 해서
집에 있던 차를 한 대 팔아버려 석 대밖에 없었는데,
내가 일하는 곳이 엘에이 다운타운이 되어버리면 곤란한 일이 많이 생기게 되니까
겸사겸사 해서 차를 한대 구입하기로 하고 쇼핑을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괜찮은 할부 이자와 가격으로 2008년도 혼다 시빅 LX 모델을 구입하게 되었다.
내 욕심 같아서는 시빅보다 윗급인 어코드를 사고 싶었는데,
1,2년만 타다가 동생한테 넘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가족 회의 결과 당첨!
게다가 일반도로 주행시 갤론당 25마일, 하이웨이 주행시 갤론당 35마일이라는 연비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아니고서야 따라올 차량이 없다는 장점!
부시 행정부가 들어온 뒤 지난 8년 동안 기름값이 3배가 넘게 올랐기 때문에
"기름 안 먹는 차"라는 건 아주 중요!
일하는 곳에서부터 집까지 왔다갔다하는 왕복 거리가 하루 40마일은 족히 넘으니 말이다.
딜러에서 차를 집까지 가져다줘서 타보니 감이 괜찮다.
디자인이 맘에 들고 인테리어가 꽤 넓어 여러 면에서 많이 업그레이드 된 느낌.
물론 지난번에 타던 이녀석보다는 승차감이 딸리지만, 그건 당연한 말씀이고.. ㅠ.ㅠ
그러나 개론당 18/24 나오는 Lexus IS300를 타고 일을 하러 다니는 건 좀 무리.
게다가 한국 사람들이랑 많이 일하게 될 터라 젊은 애가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건 안 좋잖아!! -0-
그래서 이 녀석은 당분간 엄마가 타고 다니시기로 했다.
이 녀석을 우리 집에 가져오게 된 것 자체가 웃기는 일 때문인데다
사실 남들 보기엔 우리 집 형편에는 안 어울리는 차(!)였는데
이 녀석 데려올 때 사정이 맞아떨어져줬던 덕분에 1년 반동안 내가 신나게 타고 다녔던 터라
나로서는 아쉬운 마음이 사라지지를 않았다.
내 아쉬운 마음은 어쨌거나, 새 차를 받아 본 우리 집, 꽤나 감동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이민 온 이후 처음으로 사본 새 차였고,
이민 초기부터 남들에게 들었던
"이민 10년 쯤 되면 어떻게든 안정이 되게 마련입니다"라는 이야기가 정말로 사실인 것 같아,
그 동안 열심히 살기도 살았고 생활이 점점 나아지고 있구나 싶은 느낌이라 감사하게 되었던 것.
이민 생활에 대해서라면 참 할 말도 많고 그렇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한 해, 또 한 해가 지날 수록 크게 눈에 보이는 발전이 아닐지라도
삶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랄까.
돌이켜보면 1999년보다 지금 사는 모습이 낫다는 것.
그런 일들에 하나씩 감사하다보면 좋은 날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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