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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공연.

2005. 12. 2. 17:25 | Posted by 헤브니
12월 1일, 노르웨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의 공연에 다녀왔다.

이번 주는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다음 주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공연인데,
오늘 첫 공연을 다녀왔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출신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이었나.

1부에는 핀란드 출신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와 스웨덴 출신인 빌헬름 스텐해머의 세레나데였고,
2부는 노르웨이 출신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그리고보니,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인
에사-페카 살로넨 (Esa-Pekka Salonen)이 핀란드 출신이기도 하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는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그렇다 치고,
Wilhelm Stenhammar 빌헬름이라고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어려운 이름의 작곡가의 곡
Serenade in F major, Op. 31은 참 예쁜 곡이었다.
무려 다섯 악장짜리의 곡이라 길기도 길었는데, 현악의 사용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나는 현악이 많이 나오면 졸려서.. -.-

2부에서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씨가 나오는데, CD 자켓보다 늙어보이셨다. ^^;;

꾸준히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분이라 궁금하기도 했는데
마침 노르웨이 출신으로 노르웨이 작곡가의 곡을 연주한다니까 더욱 궁금해졌던 건데,
연주가 아주 깔끔했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처음 들은게 아마도 리히터였을거다.
슈만 피아노 협주곡이랑 같이 들었던 앨범인데,
강렬한 1악장만 기억하고 있었던 터라 사실 제대로 들은 적이 별로 없었다.

강렬한 도입부와 바로 이어져나오는 1악장의 주제.
오~ 좋아.
카덴자도 좋고. 깔끔하게 잘 치시는데.

30분짜리 곡인데 어느 순간에 1악장이 끝나고, 이어지는 2악장.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이 협주곡이 이렇게 아름다웠었던가..!!
정말이지 처음 알았다.

낭만적인 오케스트라 연주의 선율과 정확한 피아노 소리.

그리고 완벽한 마무리의 3악장.

감동받은 청중들이 앙코르를 외쳐댔을 정도였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이게 웬 난리람...)

가벼운 피아노 곡(뭔지는 모르겠다)으로 앙코르에 답하는 레이프 씨.
북유럽 신사의 멋진 연주였다.
너무 좋았다.

<영화> 해리포터 4편, 죽여줬다.

2005. 11. 28. 15:06 | Posted by 헤브니
추수 감사절 주간이라 연휴 모드에 돌입,
거의 일주일을 쉬어버렸네.. =_=

연휴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이었다.

책으로 읽을 때는 너무 길었는데,
확실히 영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들만으로 채우니까 아주 만족스러웠다.

등급이 13세 이상 관람가로 나올 정도로 어둡고,
마지막 부분, 볼더모트의 컴백을 암시하듯 전체적으로 음침한 분위기였다.

액션이 아주 끝내줬다.

어차피 원작 소설이 있의 스포일러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 적어보자면,
해리가 용과 맞짱뜨는(!) 부분이랑 볼더모트의 졸개들이 쳐놓은 덫에 걸렸다가 돌아오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도 빗자루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어디든 맘껏 돌아다닐 수 있을텐데...

배우들이 너무 자라서 어른스러워져버렸다.
난 그 성장까지도 맘에 든다.

조금만 영화 제작을 빨리 진행해서
배우가 교체되는 일을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편은, 너무 해리에게만 집중되는 것이 약간 문제라면 문제일까.
그게 소설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의 한계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앨런 릭맨이 연기하는 스네이프 교수도 대사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앞으로 나올 영화에서는 더 많은 신에서 등장하실테니 뭐...

랄프 파인즈가 볼더모트라니, 너무 어울려~

악당이 그렇게 귀족적인 분위기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너무 멋있었다. 그야말로 완벽 캐스팅이라고나 할까나.

매 편마다 더욱 맘에 드는 영화를 내놓고 있다는 게 확연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돈 안 아깝다.

이제껏 보았던 해리포터 시리즈 중에서 극장에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건 "불의 잔"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음 편이 기대된다.

<음악> 11월 13일, 장영주 씨 공연.

2005. 11. 14. 15:44 | Posted by 헤브니
UCLA의 로이스 홀에서 American Youth Symphony와 함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UCLA에 처음 가는데 저녁이었는데도 예상보다 더 차 막혔지, 홀을 못 찾아서 찾다가 늦어서 짜증이 마구 나서 기분이 엉망이 될 뻔.

그런데 주차비 받고있던 학생을 보는 순간, 엇! 해버렸다.
고등학교 동창생이었던 것.
공짜로 주차하고 (앗싸) 무려 8달러를 아꼈다. ^_^;;

공연은 아주 좋았다.

지난 8월 말의 공연 때 연주했던 쇼스타코비치의 협주곡보다
훨씬 인간미가 있는 곡(?)이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음 하나도 안 놓치는 듯한 정교함이 아주 돋보였다.

같이 갔던 동생도 반하고 돌아왔다.

중간의 쉬는 시간에 싸인회를 해서 내가 가져간 두 장의 씨디에 싸인을 받아왔다.

2부에 연주하는 엘가의 "이니그마 바리에이션"을 들을까 하다가
배고파서 일찍 나와서 밥 먹고 돌아왔다.

UCLA 주변의 분위기가 좋았다.
나중에 쇼핑하러 나가야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미랜다.

2005. 11. 2. 06:27 | Posted by 헤브니
유교의 영향을 흠뻑 받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는 그 중에서도 꽤나 보수적인 집안에서 교육을 받고 자랐고,
철이 조금 들어서는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기독교의 영향을 듬뿍 받으며 성장한 나에게
"Sex and the City"라는 제목의 케이블 프로그램은 다이렉트 하다못해 남사스럽기까지한,
그래서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정말 생난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음에도
차마 일부러 찾아보지는 못했던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대학교에 들어오고 나름대로 어른이 되었다 싶었던 때, 그 때 빌려보기 시작했다.
이미 본방송은 모두 끝난 상태였지만.

뉴욕에 사는 네 명의 독신녀들에 대한 이야기로 스토리, 패션, 음악, 화려한 뉴욕의 영상 등
모든 것에서 만족을 시켜준 이 시리즈에 정말 "폐인"이 된 것은 당연지사.

이미 모두 본 시리즈를 요즘에는 시간 날 때마다 틀어놓고 또 보고있는 중이다.
내가 정말 미쳐~ >.< 그런데도 재미가 있단 말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것이 맘에 들었던 이 시리즈 중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6년 동안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에 따른 캐릭터들의 변화였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아끼는 캐릭터는 배우 신시아 닉슨이 열연한 미랜다 홉스이다.



극 중에서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시니컬하고 조금은 sarcastic한 잘 나가는 변호사이다.
아주 현실적이고, 딱부러지는 말투하며 그야말로 모든 것이 변호사답다.

첫번째 시즌에서 보면 네 명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여성스럽지 않다". 옷도 짙은 색깔의 정장 차림에 머리는 젤을 발라 딱 붙인 것처럼,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이 빈틈이라고는 하나도 내보이지 않는 "남자 따위 없어도 잘 살 수 있어!" 라는 분위기였다.



그랬던 그녀가 변한다.

네번째 시즌에서 그녀는 임신을 한다.
상대는 전 시리즈 중에서 그녀와 가장 오랜 관계를 유지했던 바텐더 스티브 브래디로, 고환암에 걸려 수술을 해서 침울해 할 때, 여자 친구가 아닌 그냥 친구로서 위로해주다가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그 때 실수로 임신이 되어버린 것. -_-

중절 수술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미랜다는,
불임 때문에 문제가 많아 미랜다를 보며 부러워하던 샬롯을 보며 또 모성애라는 것을 느끼면서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착하디 착한 스티브는 당연히 청혼을 하지만, 미랜다는 물론 거절한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그녀는 수많은 문제들을 거쳐간다.

아이를 돌보느라 로펌에 잦은 지각을 하기 시작하며, 미팅에도 늦는다.
남자 친구를 집에 데려와도 아이가 울면 엉망이 된다.
이유도 없이 우는 아이를 달래다 못해 지칠 지경이고,
아이 아빠인 스티브 역시 도움이 못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닫는다.
자신이 힘들 때마다 언제나 달려와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스티브였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가 그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그렇지만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스티브는 미랜다가 자신이 아직 그녀에게 미련이 남아 얼쩡대는 것이라고 생각,
그녀가 자신을 귀찮아한다고 생각한고 새 여자친구를 만나기 시작한 뒤였다.

질투심에, 그녀는 그녀만의 직설적이고 딱 부러지는 말투로 스티브를 볼 때 이유없이 트집을 잡아 화를 내기도 하고, 주말에 아이를 데려가는 스티브가 여자친구와 함께 오자 만나기 싫어서 침대 밑으로 숨기도 한다.

그러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농구 팀 닉스의 전속 주치의와 데이트를 시작한다.
"I Love You"라고 초콜렛을 박아 직접 만든 큰 쿠키를 선물 받으며, 미랜다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왜 나도 사랑한다고 대답을 해주지 못할까,
자신의 유전자에는 "I love you"라는 말을 할수 있게 하는 유전자가 빠진 것이 아닌가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러다 결국 브래디의 첫돌에 다시금 깨닫는다.
언제까지라도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스티브라는 것을.
그래서 스티브에게 말한다.

"Steve, I love you."
이렇게 우리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려서 미안해,
너한테 여자친구가 생겼는데도 내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물론 둘 사이는 해피 엔딩이었다.



스티브에게 청혼을 한 것도 정말이지 가장 "여성스럽지 않은" 미랜다의 방식대로였다.
길거리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갑작스럽게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었는데, 로맨틱하지는 않을지라도 정말 자연스럽고 당연한 듯이 한 청혼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또 변한다.
"나"만을 생각했던 미랜다에서 "나와 스티브 그리고 아기"를 생각하는 "우리"가 된 것이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눈 내리는 브루클린의 새 집 마당에서 스티브와 아이와 함께 눈 위에 누워 눈구경을 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던지.

덧붙여 말하자면, 내면의 성격 변화를 나타내듯 그녀의 외부적인 모습, 의상과 헤어 등등, 또한 여성스러워지고 멋있어진다.


냉소적이고 이지적이고 도도한 변호사에서,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할 줄 아는 멋진 여성으로의 변화,
인상적이었고 아름다웠다.
* 이 글은 비판이 아닌, 절대적으로 저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_-;;

시험 때문에 미뤄두었던 7편과 8편을 한꺼번에 끝냈다.

에... "재미"로만 따지자면 작가분과 감독님이 같이 만든 전편이라는
"파리의 연인"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둘 다 판타지 지향적이라는 면에서는 좀 비슷한 것 같지만,
"파리의 연인" 쪽이 여자들 마음에 불을 지르기에는 조금 더 강렬한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남자 주인공이 재벌이었다는 점이나,
그 재벌에게는 집안에서 정해준 정치가 집안 약혼녀가 있었다는 점이나,
출생의 비밀이나,
남자 주인공의 잘생긴 조카와 삼각 관계에 빠진다거나...

진짜 작년 여름에는 다음 주 얘기가 엄청나게 궁금해졌었는데.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이런 면 때문에 여자들을 공략하는 판타지 지향적인 드라마들은
일 년에 최소 한 편은 뜨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여자들을 제대로 잡으면 시청률은 올라가게 되어 있는 법.

근데 "프라하의 연인"은 다음 편 제때에 못 봐도 그럭저럭 넘어가고 있다.

전도연 씨가 연기하는 윤재희 역할은, 뭐 그럭저럭 맘에 든다.
김정은 씨가 연기했던 강태영 역할보다 여러모로 맘에 드는게,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정말 열심히 읽었던 만화 "풀하우스"를
원작으로 했던 드라마 "풀하우스"를 보면서도 실망했던 부분이지만,
판타지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여자 주인공이 절대 무능력했었다는 점에서 좀
벗어나줬다는 점이다.
강태영이 일만 똑소리나게 잘 해줬어도,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라거나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었어도 참..

그런 면에서 삼순 언니가 최고였다니까.
실력있는 파티쉐. 좋았어.
비속어나 외계어나 뭐 기타등등,
가능하면 표준말만 쓰려고 노력하는 내가 이런 말을 쓰고 싶을 정도.

"삼순이 원츄~"

"프라하의 연인"의 윤재희라는 캐릭터를 잠깐 살펴보자면,

최연소로 외무고시를 패스한 실력.
대통령의 딸임에도 배경을 아무때나 써먹지 않는 겸손함.
쾌활함, 털털함.
자신에게 별로 관심없는 남자에게 먼저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과감함?
사귀자는 프로포즈까지 먼저하는데다 조금은 푼수끼에 애교까지.
게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가 아직 못 잊어하는 옛 애인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계속 만나게 되는 현실도 인정하고,
시간을 주며 기다리겠다는 말까지한다.

이것은 새로운 현대적 이상형인가?

김주혁 씨가 연기하는 최상현 경사가 이미 말했다.
"점심 두 번 먹고... 미련하네 어쩌고 저쩌고, 근데 내 눈에는 사랑스러워~"라고.

진짜 남자들은 이런 여자를 좋아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이 드라마는 어째 여성을 위한 판타지에서 남성을 위한 판타지로 바뀐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시간 나면 계속 보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드라마를 잘 안 보는 내가 작년에 봤던 여름용 드라마 중 하나였던
"풀하우스"에 대해서 잠깐 사족을 붙이자면, 나의 가장 큰 불만은!!

만화에서는 똑똑하기 그지 없었던 "엘리 지" 역할이 드라마에서는
"조류" 소리나 듣는 칠칠치 못한 주인공으로 바뀌어서 굉장히 맘에 안들었다는 거다.

워낙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래도 끝까지 보기는 했지만.

만화가 원수연 씨가 바뀌어도 한참 바뀐 드라마를 보고
맘에 들어했다는 얘기 듣고 또 실망했고,
그래서 만화 풀하우스 2부는 아예 안 보고 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