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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하루, 삼순이 보며 식히는 중.

2005. 7. 21. 10:07 | Posted by 헤브니
아주 더워 죽겠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날씨가 꽤 서늘해서 저녁 때는 뭐 걸쳐야 할 정도였는데, 어제부터 아주 싹 바뀌어버렸다.

왜 이렇게 뜨겁냐, 뜨겁기가.
밖에 차 세워두고 다시 타려면 아주 고역이다.

오죽 더우면 땀을 흘리다가 깨서 뒤척이다 알아서 일찍(?) 일어났을까. 앞으로 9월 말 인디안 썸머까지 거쳐야 할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요즘엔 수요일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삼순이 다운 받는 거다. ;;

미국에 사는 게 싫을 때가 있다면, 재미있는 드라마 비디오로 보려면 한국보다 이 주일 정도 늦게 봐야 한다는 거다. KBS는 인터넷으로 보고, 다른 방송도 돈 내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는 하는데 뭐 그 정도까지야.

얼마 전부터 모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한국 시간으로는 방송 다음날, 미국 시간으로는 방송이랑 같은 요일에 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


보고 있자니까 아이구, 속이 다 터진다.

맘 좋고 쿨한 울 삼순이가 나이값을 하는구나.
여러모로 참, 맘에 드는 캐릭터다.
근데 옛 애인 데려다주러 미국 간 내남자를 어떻게 맘 편하게 기다리겠어. 나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일텐데.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라고 하는 마지막 대사를 들으니 가슴이 다 철렁.

내일 아침까지 어떻게 기다려!!

더운 것도 잊고 신나게 봤는데, 보고 나니까 더 더워진다.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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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 정말 싫어!

2005. 7. 20. 04:33 | Posted by 헤브니
미리 약속을 정하면 번번히 약속 당일날 취소하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 한 명은 100%의 약속 취소율을 자랑한다.

다른 사람과는 모르겠는데, 나랑은 열 번이면 열 번, 어떤 약속이든 취소를 한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아프다, 일이 생겼다, 돈이 없다, 어디 가야 된다, 다른 일 해야되는데 잊어버렸다, 등등.

아주 대단해요~

오늘은 그것도 새벽 일곱시에(?) 전화를 걸어 아프다고 저녁 약속 못 지킬 것 같다고 전화를 했다.

하도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거라서, 그런 사람인 거 잠깐 잊어버렸다... 내가 바보지. -_-

약속 시간 30분 전에 취소 안 하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이 사람을 만나려면, 집에 오고 있을 시간쯤에 걸어서 갑작스런 계획을 만드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예의바르게 며칠 전에 전화를 걸어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그 날까지 기다리는 굉장히 상식적인 행동은 언제나 취소를 당하게 되어 있으니.

취소할 거라는 걸 잊어버리고 잠깐 동안 기대라는 걸 했던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또 이렇게 끄적이고 있다. 아우...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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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나이의 관계.

2005. 7. 19. 09:45 | Posted by 헤브니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더운 날 맥주를 드시면서
"캬~ 맛있다, 시원하다!" 라고 하시는 게 이해가 안 갔다.

그 씁쓸한 맛이 뭐가 그렇게 맛있다고?

토요일 오후, 아빠랑 둘이서 거쉰의 "포기와 베스"를 보러갔다.
차를 세워두고 할리웃 보울에 가는 언덕을 올라가니,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도 금방 더워졌다. 하이네켄 한 병을 마시면서, "아빠, 이거 맛있네?" 했더니, 아빠가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큰일났네, 술이 맛있다니"였다.

나이가 들면서 술맛을 알아가는 거겠지. 거참..

그런데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술을 살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어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만 21세 생일이 넘어야 음주가 허용되는데, 나이가 어려 보이는 사람에게는 술 살 때 일단 신분증 제시를 요구한다.

나도 꽤나 어려보이는 인상이라고들 하고, 그래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를 받을 때마다 속으로 씨익 웃으며 "Sure"라고 대답하곤 했는데, 이젠 잘 안 물어본다....

이젠 스물 한살이나 그보다 더 나이가 들어보인다는 거지? ㅠ.ㅠ

나한테 맥주가 맛있어질 수록, 신분증 제시 요구는 덜 받는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아버렸다. 왠지 굉장히 서글프다..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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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좋아해 줘!

2005. 7. 16. 16:18 | Posted by 헤브니
인간 본성에 대해 느꼈던 회의를 조금은 걷었다고 느낄 때마다,
꼭 한 번씩 황당하게 내 뒤통수를 때리는 일을 경험하곤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황당하다 못해 순간적으로 아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작년 여름까지 미국에까지 진출해있는 한국에서 수입된 모 교육의 학원에서 일을 했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이고 고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가 학원 선생이다.

1년 4개월이 넘도록 일을 하다가, 편입을 하면서 시간이 안 맞아 그만두게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원장님과 가끔씩 만나서 식사도 하고 음악회도 같이 갈 정도로 적당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 할 때도 큰 트러블 없이 같이 일 할 수 있었던 보스라고 생각했었고. 물론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내 쪽에서 불만이 있었던 만큼 그 분쪽에서도 나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일 시작한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문제를 일으키거나 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같이 일했던 동갑내기 하나와 꽤 친한 사이였다. 이 친구가 남자 친구랑 헤어지고 생난리(이건 정말 생난리 수준이었음)를 부릴 때도 지켜봤고, 학교에서도 만나 피아노 치며 가요 부르던 기억도 있고, 성격이 솔직하고 털털해서 꽤 친해졌었다.

이 친구가 어쩐 일인지 전화를 했다. 아는 사람들이랑 호숫가에 가서 김밥을 먹을 건데 같이 가자고. 얘가 웬일인가 싶었다. 같이 일 안하다보니 만나는 횟수도 적어지고, 바쁘다고 평소에 전화도 서로 잘 안하게 되었는데, 어쩐 일인지 전화를 다 해서 어딜 가자고 그러다니. 마침 집에만 있기가 좀이 쑤셔서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이 친구가 다단계 판매를 시작하려고 같이 가자고 그랬던 거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

문제의 그 "사건"이 발생한 건 집에 오는 길에서였다.

여름 방학 특강을 시작한 뒤로 학원 내에 발생하기 시작한 여러가지 불공평한 처사에 대해 불만을 품게 된 이 친구와 또 다른 한 친구(현재 그 학원에서 가장 오래 일을 한 사람들)가 원장님께 심각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시정 해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하는데..

여름 방학 때마다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두 번의 여름을 보낸 경험이 있는 나도 충분히 수긍을 하는 내용들이었지만, 직접 불만을 표시한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니 걱정스러운 마음도 약간은 들었다.
불만 얘기하는 선생이 좋다 그럴 속 좋은 원장은 또 어디있겠냐고.
그래서 얘기 할 때 조심스럽게 얘기하라고 했다.

이 친구는, "아무리 기분 나빠도 원장님이 나는 못 자를 걸. 내가 그 학원을 얼마나 내 학원인 것처럼 생각하고 일을 하는데. (원장님은) 맨날 나한테만 학원 맡겨두고 놀러 나가잖아. 엄마들 전화오면 맨날 원장님 어디갔냐고 물어보는데 피곤해 죽겠어. 난 못 잘러." 라고 말했다.

"야,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생각처럼만 되냐? 원래 주인들은 사람이야 구하면 되지 생각할 수도 있잖아. 조심하라고." 라는 내 충고가 끝나자마자 하는 말.

"내가 보기엔, 네가 학원에서 일 할 때 니 학원처럼 열심히 일 안했던 것 같아. 그러니까 원장님이 니가 그만둔다고 그럴 때 안 말렸지."

황당함 그 자체였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일 할 때, 원장님 입장에서는 한 반에 학생 많이 넣고 일 빨리빨리 처리해주는 선생님이 고마운 거지. 너는 니 반에 학생 많이 넣어주면 싫어했잖아."

그래, 그건 인정한다. 그래서 내가 못해준게 뭐 있냐.
내 기준은 양보다 질이고, 내 반 학생수도 원래 학부모들한테 약속했던 6~7보다 훨씬 많은 8~10명 가까이였다. 영어 못하는 애 가르쳐서 반에서 1등 상 타오게 만든 거며, 그 외에도 성과를 보인 애가 꽤 많았었는데다가, 자기처럼 부모랑 마찰 일으킨 적도 없다고, 나는. 더군다나, 내가 짜르고 싶은 선생이었다면, 왜 지금까지도 나랑 연락을 하겠냐고. 어떤 멍청한 사람이 맘에 들지도 않았던 부하 직원이 그만둔 다음에도 밥을 사주겠다고 연락을 하겠냐?

남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그리고 그 평가가 궁금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학원에서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 했다고 자부한다. 귀여운 아이들 공부 가르쳐주고, 소리 질러가며 태도와 습관도 바로 잡으려고 했고, 부모님들과도 자주 얼굴 부딪혀가며 점검을 했다. 그랬기에, 내가 그만 둔다고 했을 때 아쉬워했던 부모님들에게 선물도 받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말을 들었다는 사실이 기가 막혀서 집에 돌아와 생각을 해보니, 이 친구가 저런 소리를 해버린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밖에서 만나 원장님이 나한테 맛있는 거 사주시고 하는 게 이해가 안 가는 거지. 제 딴에는 나보다 훨씬 일 많이 하고 노력하는데, 나처럼 일 안 하는 사람 이뻐하는 게 어이가 없다는 것. 원장님이 일 있을 때마다 꼬박꼬박 나를 챙기는 이유가 뭔지 몰랐을 거다.


결국은 너만 좋아해 달라고? -_-

뭘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면서 남한테 말 함부로 하는 것도 문제지만, 원장님이 나 예뻐한다고 해서 내가 자기 자리 뺏어갈 것도 아니고(정말 그런 생각 눈꼽만치도 없다), 내가 원장님이랑 친하다고 해서 무슨 득이나 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학원에서 승진 자리 놓고 내가 자기와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닌데다, 거기서 내가 일을 해서 매일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일을 그만둔지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그딴 소리를 해대는 걸 보면서, 아주 만정이 다 떨어져버렸다.

내 안에도 저런 생각이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디를 가든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사람들이 내 친구보다는 나를, 내 동료보다는 나를, 내 선후배보다는 나를 더 따라주고, 좋아해주고,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나만 좋아해 달라는 그 마음이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자신에게는 귀여운 욕심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이기심이나 자만심으로 비춰지고 그와 동시에 불필요한 불쾌감과 더 나아가서는 상처까지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좀 깨달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가 기가 막혀하며 기분이 나빠했던 걸 눈치챘는지, 저녁 때 미안하다고 전화가 오기는 했지만, 말이란 주워담을 수가 없기에 하기 전에 조심을 해야하는 것. 미안하다. 앞으로는 먼저 연락할 것 같지가 않구나.

인간이란 참으로 사귀면 사귈 수록 알 수가 없는 존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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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재즈의 선율, 그 세계에 풍덩 빠지다..

2005. 7. 14. 17:40 | Posted by 헤브니
꽤나 거창한 제목으로 시작하지만 별 얘기는 아니다.

이번 주 할리웃 보울의 주제는 "조지 거쉰 페스티벌"이다.
오늘 인턴 일 하러 할리웃 보울에 갔었는데, 오늘 공연은 빌 샬랍 씨가 그의 트리오(Bill Charlap Trio)와 초청된 가수들을 이끌고 조지 거쉰의 곡들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거쉰의 영화 음악만!

목요일에는 피아노 협주곡이 예정되어있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포기와 베스"가 일부 공연될 예정이다. 두 공연 모두 스태프 티켓을 구해놨기 때문에 올해 거쉰 공연은 다 가는 셈. 끼끼끼.. 신나라.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났기 때문에 1부 중간부터 끝까지 모두 다 봤는데, 이런이런.. 감동의 도가니였다.

깜깜한 밤 하늘의 별 빛 아래 야외 무대에서 거쉰의 음악을 재즈 연주자들의 편곡으로 듣다니, 이건 너무 멋진거다.

올레타 아담스가 They Can't Take That Away를 부를 때,
클레오 레인이 Fascinating Rhythm을 부를 때,
그리고 존 헨드릭스가 I Got Rhythm을 부를 때는
정말이지 이 곡들이 안 끝나기만을 바랐을 정도다.

누군지 잘 모르긴 모르지만, 하여간 너무 노래들을 잘 불러서 감동.. ㅠ.ㅠ

원래 내가 피아노를 쳤기 때문인지, 노래를 듣는 동안에도 내내 빌 샬랍의 피아노 연주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정말 대단했다.

저렇게 칠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연주는 진짜로 오랜만이었다.

재즈는 거의 문외한이라 빌 샬랍이 누군지도 몰랐기에 (한국에서는 유명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무대 뒤에서 마주쳤을 때도 씨익 웃고 "하이~"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잘 하는 사람인 거 진작에 알았으면 씨디 들고 가서 싸인이라도 받았을 건데. 칫.

조지 거쉰도 그렇지만 형제인 아이라 거쉰의 작사 또한 일품이었다. 가사 정말 좋잖아?!!

거쉰의 노래를 직접 영화에서 불렀던 미키 루니가 공연에 관객으로 와 있어서 중간에 소개도 하고. 인상 좋게 생긴 할아버지가 되어버렸더라. 세월의 힘이란....

게다가 며칠 전에 오페라를 봤을 때랑은 또 다르게 느껴지는 저 조명들 하며..

두껍게 입고 갔음에도 추워서 떨다가 왔지만 좋았다. 너무너무 좋았다. 건반 위를 구르는 그 피아노 선율과, 더블 베이서, 색소폰도, 트럼펫도, 드럼도 다 좋았다.

내일도, 모레도 다 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