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에 갑자기 화씨 70-80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되돌아왔다. 위에는 자켓을 걸치고 속에는 반팔을 입고 출근했다가 한낮에는 반팔만 입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더워졌다. 이게 무슨 일인지... 12월 말 경에 비가 많이 내렸을 때, 두시간 여 떨어진 산에는 눈도 펑펑 내려 보드타러 스키타러 사람들이 많이 가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올 겨울은 그래도 겨울답게 춥다는 생각을 하면서 털 달린 자켓도 입어봤고, 폴라티에 누비 자켓도 걸쳐봤는데 이젠 전혀 겨울 기분이 나지 않는다.
내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보냈던 겨울은 1998년에서 1999년으로 이어지던 겨울이었다. 중3에서 고1로 넘어가던 때였는데, 여름에 미국엘 왔었다가 아빠가 좀 편찮으시는 바람에 요양차 다시 서울에서 외삼촌이 계시던 대전으로 내려갔었다. 갑작스레 전학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2년 반이 넘도록 다녔던 원래 중학교가 아닌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졸업을 했고, 결국 대전의 한 신설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던 때구나. 고등학교 가니까 학원다니며 준비하라고 하셔서 아파트 근처의 학원에 다니던 겨울 방학이었다.
나는 그 때 한참 X-Japan을 좋아했었는데, 새로운 학교에 전학와서도 X-Japan을 위시한 그룹들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 사람을 사귀게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 때만해도 음반을 mp3으로 뜬다거나 다운을 받는다거나 씨디로 굽거나 하는 작업이 그닥 흔하지 않아 일본 음악을 들으려면 큰 돈을 들여(!) 정품을 사거나 불법복사판을 사야했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을 경우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CD에서 옮긴 테이프를 빌려 테이프 복사를 해야했었다. 당연히 음질이 좋지 않았었지만 그거라도 들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던 시절이었달까.
X-Japan말고 좋아했던 그룹은 Luna Sea였는데, 이들의 음악에서는 뭐라고 해야하나.... 나더러 Luna Sea의 음악을 표현하는 단어를 하나 고르라면 나는 주저없이 spirituality를 고를 것 같다.
그 날 밤도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있었던 학원에서 수업을 마치고 10분도 채 되지 않는 길을 걸어 집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던 때였다. 추우니까 학교 다닐 때는 교복 위에 덧입던 그 당시에 30만원 주고 샀던 베네통 코트를 입고, 장갑을 끼고 가방을 메고, 넉넉했던 코트 주머니에 미국 여행 때 사온 파나소닉 워크맨을 넣고 Luna Sea의 음반을 들으며 집으로 향했다. 20층이 넘는다는 요즘 아파트에 비하면 그닥 높지 않은 아파트 단지였었는데, 그 아파트 빌딩 사이로 눈에 들어왔던 별이 빛나던 하늘, 추우니까 숨을 쉴 때마다 뿜어져 나왔던 하얀 입김, 그 때 들었던 Jesus라는 Luna Sea의 노래.
내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보냈던 겨울은 1998년에서 1999년으로 이어지던 겨울이었다. 중3에서 고1로 넘어가던 때였는데, 여름에 미국엘 왔었다가 아빠가 좀 편찮으시는 바람에 요양차 다시 서울에서 외삼촌이 계시던 대전으로 내려갔었다. 갑작스레 전학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2년 반이 넘도록 다녔던 원래 중학교가 아닌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졸업을 했고, 결국 대전의 한 신설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었던 때구나. 고등학교 가니까 학원다니며 준비하라고 하셔서 아파트 근처의 학원에 다니던 겨울 방학이었다.
나는 그 때 한참 X-Japan을 좋아했었는데, 새로운 학교에 전학와서도 X-Japan을 위시한 그룹들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 사람을 사귀게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 때만해도 음반을 mp3으로 뜬다거나 다운을 받는다거나 씨디로 굽거나 하는 작업이 그닥 흔하지 않아 일본 음악을 들으려면 큰 돈을 들여(!) 정품을 사거나 불법복사판을 사야했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을 경우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CD에서 옮긴 테이프를 빌려 테이프 복사를 해야했었다. 당연히 음질이 좋지 않았었지만 그거라도 들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던 시절이었달까.
X-Japan말고 좋아했던 그룹은 Luna Sea였는데, 이들의 음악에서는 뭐라고 해야하나.... 나더러 Luna Sea의 음악을 표현하는 단어를 하나 고르라면 나는 주저없이 spirituality를 고를 것 같다.
그 날 밤도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있었던 학원에서 수업을 마치고 10분도 채 되지 않는 길을 걸어 집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던 때였다. 추우니까 학교 다닐 때는 교복 위에 덧입던 그 당시에 30만원 주고 샀던 베네통 코트를 입고, 장갑을 끼고 가방을 메고, 넉넉했던 코트 주머니에 미국 여행 때 사온 파나소닉 워크맨을 넣고 Luna Sea의 음반을 들으며 집으로 향했다. 20층이 넘는다는 요즘 아파트에 비하면 그닥 높지 않은 아파트 단지였었는데, 그 아파트 빌딩 사이로 눈에 들어왔던 별이 빛나던 하늘, 추우니까 숨을 쉴 때마다 뿜어져 나왔던 하얀 입김, 그 때 들었던 Jesus라는 Luna Sea의 노래.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 그 밤의 하늘과 추웠던 날씨와 음악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내게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겨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준 것 같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깨달음 (0) | 2009.01.29 |
---|---|
미합중국 44대 대통령 취임식 (0) | 2009.01.21 |
2008년 마지막 포스팅 (0) | 2009.01.01 |
안 보면 되잖아? (0) | 2008.12.31 |
약오르면 지는 거다. (2) | 2008.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