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이지만 할로윈이랑 관련된 건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낸 날.
하다못해 초콜렛 한 개도 안 집어먹었다.
대신 엑스 팬인 친구와 만나 저녁 먹고 수다를 떨었다.
밥 먹고 이야기를 하다 자리를 옮겼다.
나는 SK텔레콤과 제휴중인 휴대전화를 쓰는 친구 전화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열심히 문자를 날려댔고,
친구는 내 닌텐도 DS로 노다메 칸타빌레 게임을 열심히 했다.
스타벅스에 나란히 앉아 대화없이 자기 볼일만 봤다.
다시 생각해보니, 뭔가 어색한 장면.
12월 24일에 하루만 열리는 루나씨 콘서트가려고 준비 중인 친구 얘기를 하고,
물론 엑스 얘기를 했다. 요즘 내 일상은 엑스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
지난 주부터 이번 주까지 백만 번정도 들은 것 같은 엑스의 라이브 앨범을 또 들으며
집에 돌아와 싸이를 열었는데,
빠순이 모드에 돌입하자마자 난리를 쳐 만든 싸이 편집 스킨을 보고 놀란 사람이 한둘이 아닌 듯
방명록에 난리(...)가 났다.
평소에 내가 좀 진지모드이긴 한가부다.
농담을 해도 별로 우습지가 않을 정도로 말투나 목소리가 진지하다보니,
'빠순이 모드의 나'는 남들이 상상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피식.
웃음이 삐져나온다.
내가 그래도 열광의 대상에 대해선 얼마나 열정적(!)인데.
<로미오와 줄리엣>보고 디카프리오한테 반해서 영어 공부 열심히 했고,
<오만과 편견>이 너무 좋아 원서로 읽겠다고 또 영어 공부 열심히 했고,
덕택에 미국 이민와서 초기에 고생 많이 안 했을 정도인데. >.<
늬들이 나를 몰랐던 거지, 그동안.
채팅하느라 맨날 늦게 잤더니 지금 새벽 한시가 넘었는데도 잠이 안 온다.
이러다 또 엑스 콘서트 동영상 보다 잠들겠지.
써놓은 글을 훑어읽어보니 드는 생각은..
왜 뭐라더라, 이영애의 하루던가 한가인의 하루던가.
출연하는 광고가 하도 많아서
그 배우가 출연 광고에 나오는 제품만 사용해서 그 사람의 하루 일과를 만들었던 글이다.
엑스라는 단어가 도대체 몇 번 나오는 거지 싶은. 피식.
어쩔 수 없다.
나는 정말 백만년 만에 빠순이 모드에 돌입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낯설 정도로, 이 느낌은 정말 오랜만인걸.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십대 소녀처럼
어쩐지 어려지고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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