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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미팅, 궁금하다.

2007. 1. 31. 18:47 | Posted by 헤브니
뭔가를 찾을 일이 있어 물건 사고 팔기, 아파트나 집 렌트하기, 구인광고 등으로 꽤 유명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처음으로 들어가 봤다.

목적을 달성하고 난 후에 이 웹사이트를 구경하다가
나의 흥미를 유발하는 목록을 발견하고 구경하러 들어갔는데,
그 목록이란 바로 만남에 대한 목록이었다.

몇 가지만 훑어보자면,

strictly platonic - 성관계와 전혀 무관한 만남을 원합니다
women seek women - 여성이 여성을 찾습니다
women seeking men - 여성이 남성을 찾습니다
men seeking women - 남성이 여성을 찾습니다
men seeking men - 남성이 여성을 찾습니다

이런식으로 항목(!)별로 나뉘어져있는데,
나야 여자인데다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도대체 자기 PR을 어떤식으로 할까 싶어 궁금한 맘에
men seeking women 항목에 들어갔다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웃긴 걸 찾느라 매일 들른다. -_-;

이런 걸 진짜로 원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진짜겠지?? ;;

연락만 오면 달려갈 테니 원나잇 스탠드를 하자고 광고를 올리는 사람도 있고,
자기 돈을 마음껏 써줄 예쁜 아가씨를 찾는 중년 아저씨들도 있다.

어떤 여자가 봐도 답을 안 해주고 싶을 만큼 성의 없는 PR 도 있는데,
"니네들이 사진 보내주면 내가 고르는 사람에게 내 사진 보내주지~" 하는 식이다.
이봐, 네 녀석 태도가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는 거지, 이 멍청아!! 싶더라는.

물론 이런 돌아이한테 연락을 할 여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내 페라리 타보고 싶지 않니?" 와 같은 PR도 있고 말이다.

근데 개중에는 연락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정성스럽고 똘똘하게 쓴 PR들이 있더라.

세 번째라면서 이번엔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서른 둘의 작가가 올린 PR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이런 온라인 미팅으로 심각한 관계로 발전되는 사람이 있기는 있나 궁금해져버렸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사이의 남자들이 올린 글들 중에
지금까지는 잘 놀아도 보고 할 것 다 해봤는데
앞으로는 인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찾는다는 내용들이 꽤 있길래 하는 말이다.

문득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와 제프 브리지스의 영화 "The Mirror Has Two Faces"에서
연애 방면으로는 쑥맥인 제프 브리지스가 애인 찾는다는 광고를 신문에 내던 장면이 생각나던데.
세상이 달라지고 통신 수단이 변화되면서 생겨난 것 중의 하나가 아마도 이런 식의 만남이랄까.

전통적으로 누가 소개를 해준다거나 선을 본다거나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는 현대인들의 방식.
나쁘다거나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이 방법은 어쩐지 익숙해질 것 같지가 않은 게 사실이다.

누가 읽을지도 모르는.. 개중에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변태들도 있을테니까
인터넷에 자기 사진과 소개를 올리면서까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만큼
내 가까이에 좋은 사람을 두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러니 내 나이 23살이 되도록 연애 경험은 전무인데다,
요즘엔 아부지께 나가서 연애를 좀 해보라는 잔소리까지 듣게 되어버린 것 아닐까.

이대로 몇년이 또 지나가면 아마 나도 저기에 자기 소개와 사진을 올리게 되는 게 아닐가 싶어
두려워져버렸다는 솔직한 고백을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