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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여름에 미국에 이민을 와서
9월에 미국의 고등학교 10학년을 시작할 때 만난 친구들이 몇 있다.
지금까지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들도 있고,
같은 동네에 사니까 잊을만 하면 어쩌다 마주치게 되는 친구들도 있고.

그 중에서도, 미국 생활에 적응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마주친 여러 어려움을
고스란히 나누며 서로 위로해주고 아꼈던 친구가 있는데,
지금 그 친구는 버클리로 편입해 북가주의 오클랜드에 살고 있다.
서로 바쁘다보니 올라가지도, 내려오지도 못한 채로
1년이 넘도록 얼굴도 못 봤는데,
이 친구가 그저께 컨퍼런스에 참석하느라고 5박 6일 일정으로 남가주로 내려왔기에
어제 숙소로 가서 만났다.

퇴근 시간에 30마일을 달려서 도착한 그 숙소가 Marriott 호텔이었는데
애너하임에 있는 컨벤션 센터 바로 옆이라
주변에 쉐라톤과 힐튼과 같은 유명한 호텔들이 밀집해있는 걸 보면서
지난 7년 여의 시간 동안, 우리들이 좋은 의미로 많이 변했다는 걸 느꼈다.

처음 만났던 7년 전의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차 있었고,
현실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많은 문제를 껴안고 있었는데,
7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는
아직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차 있지만
현실에서는 우리가 꿈꾸던 미래를 향해서 한발자국식 나아가고 있다.

나는 이미 USC를 졸업했고, 그 친구는 버클리에 다니고 있고.
나는 렉서스를 타고 친구를 맞으러 갔고,
친구는 학교에서 경비를 다 대어주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러 내려와
Marriott 호텔에서 나를 맞았다는 것.

그런 외적인 변화들에 다시 한번 감사했고,
언제나 용기를 북돋워 주고, 믿어주었던 서로를 보며 한없이 자랑스러웠다.

생각지도 못하게, 차에 타자마자 그 친구가 나에게 준 것은
자그마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는데,
그 선물이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의 로션이었다는 것에 또 한번 감격해버렸고.
그 향을 제일 좋아한다고 이야기 한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내가 계획했던 대로 다운타운 디즈니로 가서 저녁을 거하게 사주고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얻어먹고 떠들다가 집에 돌아왔다.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면 불역열호(不亦樂呼)아.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라는 공자의 말씀이
오늘 따라 어찌나 가깝게 와닿던지.
그리고 오랜만에 가진 그 친구와의 시간이 얼마나 즐겁던지.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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