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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일본침몰

2008. 7. 24. 06:56 | Posted by 헤브니
출근해 컴퓨터를 켜자마자 일본에 강진이 일어났다는 기사를 접했다.
올해만 벌써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멍청한 극우파 정치가들 탓이지 일반 서민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일본이 아예 가라앉아야 하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다 독도의 저주를 받았다느니...
같은 식의 논할 가치도 없는 저질스런 댓글이 기사마다 홍수를 이루는 듯하다. 에휴...

기사를 읽다가 감상문을 올리지 않은 영화가 한편 떠올랐다.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일본침몰>.

영화는 제목에서 말하듯 일본의 영토가 침몰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진정으로 무시무시한 이유는
일본이 단 한 번의 화산 대폭발과 대지진 때문에 풍덩 하고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1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여러 차례 지진과 폭발과 해일을 겪으면서 망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련의 지진을 겪고 난 후 지질학(인지 뭔지) 박사인 타도코로는 연구를 통해
일본 열도의 침몰이 1년도 남지 않았음을 밝혀낸다.
그러나 그의 연구 결과는 내각에 의해 우스개소리로 치부되고,
총리와 전 부인이었던 재난관리 대신만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데.

일본 총리가 중국의 총리를 만나 대비책을 의논하려고 비행기에 올라 출발하는 순간
대재앙의 전주곡이 울려퍼진다.

일본 열도를 강타하는 대지진과 동시다발적인 화산 폭발로 인해 전국은 지옥으로 변하는 와중에도
내각의 요직을 차지하는 정치인들은 미국에 뇌물로 보내기 위한 문화재를 강탈하며
자신들만이 살 길을 강구한다 (정치가 놈들이란 하여간!).
부자들은 해외로 도피하지만, 비행기에도 배에도 타지 못한 국민들은
해안가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 해일에 휩쓸려가기도 한다.

타도코로 박사가 제안하는 가능성 한가지는 일본 열도를 잡아 당기고 있는 지질대를
여러 장소에 시추 후 동시에 폭파시킴으로 분리헤 버리는 것.

이를 위해 일본을 벗어나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외국 연구소에서의 초청연구원 자격도 포기하고
목숨을 걸고 수중으로 내려가는 잠수정 파일럿과 인명구조대원의 사랑이야기가 뒤섞여있다.

뻔하디 뻔한 영화의 공식대로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과 그의 동조자 (보통 열세),
그리고 이득을 위해 은폐하려는 사람과 그의 동조자 (보통 대세),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과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항상 부딪치지만
이상하게도 소수의 희생만으로도 다수는 살아남는다는.

영화를 보고나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아 여러 포스팅을 검색해보았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포스팅이 있어 여기다 소개를 해볼까 한다.

여기서 읽고나서도 뭔가가 성에 안 차는 듯, 더 자세하게 알아보다가 찾게 된
무라카미 류의 "반도에서 나가라" 포스팅.

근처의 열도가 침몰하는데 대륙에 붙은 반도에는 아무 일도 없을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같은 인간으로서 다른 누군가가
그토록 참담한 현실에서 살고자 발버둥치는 걸 지켜봐야만 한다는 사실,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수많은 화산과 끊임없이 일어나는 대지진의 모습을
만들어진 영화 속 허구이기는 하나 영상으로 보고 있으려니 꽤 큰 충격을 받은 듯.

어쨌거나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매한 인간들의 오만방자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리석다.
그리고 인간들의 오만방자함을 일깨워주는 자연의 분노란 더할 수 없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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