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PER ASPERA AD ASTRA
헤브니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2006. 7. 29. 17:37 | Posted by 헤브니
지난 일요일에 2편을 본 기념으로 1편을 복습했다.
사실 1편을 보지 않아도 2편을 즐기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누가 출연했는지를 제외하고는 1편의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를 않는 거다.
2편의 내용을 곱씹어 보고, 3편을 제대로 즐길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은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쟈니 뎁에게 반했기 때문에(...) 다시 본 거다.

1편을 처음 보고 싸이월드에 써 놓았던 글이 생각나, 가서 확인을 해보니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작년 여름(2003)에 나와서 최초로 흥행에 성공한 해적 영화. 디즈니랜드의 동명 놀이기구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영화다. 올란도 블룸 때문에 봤다.............. 재미없었다. ㅠ.ㅠ
쟈니 뎁과 제프리 러쉬의 너무나도 특이한 연기만 볼 만했다.. 둘 다 술취한 상태로 찍은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라니, 너무했다. 말도 안된다. 제프리 러쉬는 역시 연기는 잘 하지만, 근래에 영~ 아닌 역할만 맡는다. 키이라 나이틀리였나? 이름이 기억 안나는 그 영국 배우의 발음이 부러웠다.."

세상 많이도 변했지.

올란도 군은 아직도 칼을 휘둘러야 하는 역할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고,
키이라 나이틀리는 그 후 여러 영화를 통해
현재 최고로 각광받는 젊은 여배우의 위치에 등극했다.
제프리 러쉬는 뭘 하고 지내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작년에 TV 영화로 에미상을 수상하는 장면을 직접 보기까지 했으니 놀고 있지는 않으시고.
주인공인 쟈니 뎁이야 뭐, 말할 필요 있나. 꾸준히 특이한 작품들로 이력을 채워나가고 있는 중.

이제, 감상을 다시 적어본다.



2편이 나올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었던 영화였는데,
누구도 예상 못한 "대박"을 터트리는 바람에 3부작으로 늘어났다.
다시 보니 조금 엉성했던 이야기들,
즉 1편에서 다 하지 못한 주변 인물들과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들이
2편과 3편에서 다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내용상으로 1편은 완벽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래도 볼 거리가 가득하다.

달빛을 받으면 유령으로 변하는 저주받은 해적들의 모습은 꽤 무시무시하고,
이 영화가 아이들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님을 입증해주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몸을 던진 액션!!
나름대로 시대극(?)이니만큼 칼싸움은 기본이고
끊임없이 펼쳐지는 바다와의 사투는 스크린만 쳐다봐도 멀미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단연 캡틴 잭 스패로우다.

술 취한 것 같은 꼬부러진 말투와 비틀비틀한 자세.
캡틴이라면 당연히 좌우명을 삼아야 할 폼생폼사의 도를 터득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끊임없이 얕은 꾀를 자아내다가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도망을 친다.

귀엽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얄미움 그 자체의 잭 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쟈니 뎁 말고 또 누가 있었을까!
상상이 안 간다.

올란도 블룸이 연기한 윌리엄 터너나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엘리자베스 스완,
그리고 제프리 러쉬가 연기한 유령 캡틴 바르보사,
또 노링턴 경과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인물들이 제 몫을 충분히 하고는 있지만
이 영화를 지배한 건 쟈니 뎁이 분한 잭 스패로우였다.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에서 착안되었다는 이 영화의 탄생적 배경을 놓고
작품성을 운운하지 마시라.

이 영화는 철저히 오락용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유령 해적들의 바닷속 진군 장면과 해적들끼의 배 위에서의 싸움과 같은
뭇 오락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이 가득하다.

그냥 즐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