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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스기조 씨.

2008. 9. 25. 15:28 | Posted by 헤브니
작년 S.K.I.N. 콘서트에서 별 생각없이 J-Rock에 관심있으면 적으라던 이메일 리스트에 내 이메일을 적어놓은 이후, 제일 유용했던 뉴스는 루나씨의 스기조 상 싸인회 소식이었다. J-Rock을 같이 즐겼던 친구가 하필이면 이 때 한국에 나가 있어 이번 싸인회에 혼자 가는 걸 망설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혼자 갔다.
 


싸인회 시작 시간은 오후 8시 반이었는데, 일끝나고 부랴부랴 찾아가보니 6시 40분 쯤 되었다. 싸인회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리틀 도쿄 Anime Jungle을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인데.. 흔들렸네. 사진 속 좌측의 까만 간판이 걸린 가게였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옆의 노란간판은 유명한 라면집이라고 한다. 나중에 한 번 가봐야지.

사람 많이 오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서있지는 않았다. 가게 장사를 방해하면 안되니까, 가게 입구를 가리지 않게 줄을 서기는 했는데, 곧 바닥에 요사장이 커버로 뜬 잡지산 거, 배송봉투 째로 들고와서는 깔고 앉아 다음 날 있을 경제학 수업 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당연히 장기전을 각오한 거다. 롹스타는 기본적으로 늦게 올 테니, 싸인회도 늦게 시작할 거고, 그러다보면 집에도 늦게 들어갈 테고, 그럼 공부할 시간 없잖아.. -_-; 공연도 만날 늦는게 롹스타인데, 그나마 공연도 싸인회를 정시에 시작할 리가 없다.



어쨌거나 현실세계에 충실한 내 모습을 보면서, 이건 다 나이 탓이라고 속으로 푸념을 늘어놨다. 싸인회장에 무거운 하드커버 교과서 가지고 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옆에 줄 서있었던 사람들 다들 "참, 나도 내일 시험있는데"라고 한마디씩 하긴 하더라.

이 날 제일 고민되었던 건, 무슨 CD에 싸인을 받아야 가장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거였다. 다행히도 메이저 첫 싱글인 Believe를 소장 중인데, Believe가 들은 EDEN 앨범도 있고, 사실상 마지막 앨범인 LUNACY도 있고 싱글 Love Song도 있는데다 기조 형님한테는 의미가 클 I for You도 있으니, 이거 너무 많아 고를 수가 있어야지.

주변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나더러 제일 좋아하는 곡에 싸인을 받으라는데 그건 고를 것도 없이 Believe지만, 빈약하게 생긴 싱글에다 받기는 싫고... 하도 고민을 하고 있으려니 거기서 사귀게 된 어떤 아이가, 자기가 제 씨디에 싸인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자긴 자기 언니가 받으니까 사실 별로 필요없다면서.. ^^; 이런 귀여운 아이 같으니라구.

싸인회 시간이 가까워오자 진행요원이 와서 주의사항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곳, 장소를 빌리는 것이니만큼 물건을 사라고 강요를 당했다. -_-; 단돈 $10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돈 없는 주변의 아이들은 그냥 구경하겠다고 궁시렁하더라. ^^; $10 주고 스기조 상 싸인을 받을 기회가 그리 흔한 줄 아냐!!!!!!!!!!! 고 생각하며 말도 안되는 이유로 기회를 놓쳐버리려는 아이들 때문에 속으로 많이 웃었다.

오후 9시가 넘어서 스기조 상이 도착을 했는데, 들어가는 건 못 봤다. 여자애들이 소리를 꺄악꺄악 지르기 시작해, 도착했다는고 생각했을 뿐. -_-; 역시 여자애들은... 진행요원들이 나와 늦어진다고 이야기를 하는 걸보니,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날 밤에 공연을 하고 차로 로스앤젤레스까지 내려왔는가보다. 피곤한 몸으로 차 타고 내려올 만큼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역시 롹밴드는 비행기가 아니구나~



줄이 움직이기 시작해 씨디를 챙겼다. 이때까지도 무슨 씨디를 고를까 고민하는 중이었기에 싸인 받을 때 스기조 상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앞으로 가니 스기조 상의 뒷모습이 보였다.

뒤에서 쳐다본 스기조 상의 뒷태는, 음... ;
왜 이렇게 말랐어? 랄까. 완전 꼬챙이였다.
청바지에 까만 가죽처럼 보이는 자켓을 입었고, 체인으로 칭칭 감고, 키는 생각보다 컸고,
머리는 층을 내었지만 꽤 길었고, 약간 붉은 색깔이 도는 갈색 머리!
까만 매니큐어에... 실내에서 완전 까만 썬글라스까지.

뒤에서 보고, 진짜 스기조다!!!!!!!!!!!!!! 라고 생각해버렸다고 해야하나.
온다는 거 알고 기다린 거지만 뭐랄까...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못 믿겠다는 느낌?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 무슨 물건을 살까 고민하다가.. 솔직히 포스터는 너무 시시하게 느껴져 사진 몇 장 사고 그냥 기조형님 솔로 앨범을 질러버렸.... 아~ 갑자기 이렇게 돈 많이 쓰면 안되는데. 사진 몇장이랑 씨디 한장을 사니 금방 $60 나왔다. -_-;

그래서 아까 고민하는 저에게 싸인 대신 받아주겠다던 아이를 불렀다. 각자 $10 쓰라고 했으니, $60이면 뭐.. 6명이 싸인 받아도 되는 거 아니야??? 그 아이에게 스기조 상의 솔로 앨범 자켓을 맡기고 내 차례가 되어 드디어 스기조 상 앞에 섰다.

스기조 상에게 싸인할 걸 고르시라고 했더니 자기 씨디를 골랐다. 그건 저기 뒤에 아이가 가지고 있다고 얘기했더니 EDEN 앨범을 골랐다. 그리고는 같이 투어를 다니는 미국 분에게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했다.

"이게요... 15년도 더 된 앨범인데요... 내가 옛날에 이랬었어요..."  라고 또박또박 영어로 이야기!!

이거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EDEN 앨범 자켓 속의 스기조 상은 완전 공주님이다. ;;
그 사진 보고 웃더니 싸인을 해줬다.
히라가나 '수'자를 앨범 전체에 휘감더니 내 이름을 물어봤다.
영어 이름 스펠링을 또박또박 불러줬다.

결과물은 바로 이것.




받고나서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
10년 넘게 음악 들었다, 꼭 한번 만나서 얘기하는 게 소원이었다, 뭐 이런 거.

그랬더니 You are very kind to me라고 굉장히 드라이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솔로 앨범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목소리, 굉장한 저음에 또박또박한 영어 발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라는 느낌~

바이라고 인사하고 뒤에서 기조 형님의 솔로 앨범 자켓을 들고 있던 아이를 기다렸다.
아무 말도 못하고 쳐다보는 게 어찌 불안불안했는데....

내 앨범 자켓에다 자기 이름으로 싸인을 받아버렸.... -_-;
근데 그나마도 이름을 틀리게 이야기해서 스펠링도 틀렸다는.
역시 아이는 아이다. 스타 앞에서 저렇게 쫄아드는 것을 보니 말이다.

그치만 결론적으로보면 씨디 두 장에 싸인을 받았다는 거??? ^^;;



스기조 상은 내일(9/25)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마치고 그 다음 날은 뉴욕으로 갈 거라고 한다. 뉴욕에서 공연이 또 열린다고 하니까.

무슨 일이든 끈을 놓지 않고 있으면 이렇게 기회가 찾아와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S.K.I.N. 공연도 그랬고, 이렇게 스기조 상을 눈 앞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 말이다. 혼자 가는 걸 망설였었는데, 안 갔으면 후회할 뻔했다. 

스기조 상, 영원히 좋아할테야!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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