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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의 만남.

2008. 1. 10. 17:46 | Posted by 헤브니
미국에 처음와서 답답했던 것은,
영어로 된 책들을 한국어로 된 책들만큼 실컷 신나게 읽어제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좋아하던 작가들, 관심있던 작품들을 많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 때만 해도 요즘처럼 한국인 커뮤니티가 큰 동네의 시립 도서관에
한국어로 된 도서가 많이 비치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영어 원서가 있는 책들은 나중에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지만
한국 소설이나 일본 소설들까지 섭렵하는데는 큰 무리가 있었다는 거다.

자리가 잡혀갈 수록 로스앤젤레스 안에 있는 코리아 타운에도 자주 나가게 되었고,
그래서 다니기 시작한 곳이 로데오 갤러리아 안에 있는 오아시스라는 서점이었다.

한동안 LA에 나갈 때마다 꾸준히 들렀던 곳이라 주인 아저씨랑 안면도 익히고
비싸서 벼르다가 큰맘 먹고 산 시오노 나나미 선생의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를 살 때
마일리지 사용해서 꽤 많이 깎아주셨던 기억도 난다.

근데 어느날 갔더니 아저씨는 안 계시고, 그 서점은 알라딘 서점으로 바뀌어있었다.

한국일보에서 LA에 드디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해피 북"이라는 헌책방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에야 나가보게 되었다.

알고보니 오아시스 서점 사장님이었던 것.

서점이 바뀐지도 5년 쯤 된 것 같은데, 서로 알아보기까지 했다. ^^;;
아빠랑 같이 오던 고등학생 시절인데 기억을 하시더라.

만화책 몇권은 서비스로 그냥 주시기까지 하시던데, 하하...

새로운 곳에 와서 사는 건 신기한 일 투성이니까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아, 일주일 되었구나", "한달 째다", "6개월 째다", "1년 째다"
이러면서 미국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셈을 하곤 했는데
사는 건 사는 거고 적응하게 되면 사실 여기가 미국인지 한국인지 그냥 덤덤해지게 마련.

한국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때는 교통 표지판이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이랄까.

그런데 오늘 이렇게 안면있던 사람을 다시 만나고 보니
몇 년 전에 알다가 몇 년 동안 못 만나다가 또 몇 년 후에 다시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내가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헌책방이라는 곳은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반갑고,
LA에 나갈 때마다 들를만한 곳이 생기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주 즐겁다.

** 오늘의 수확물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와
릴리 프랭키의 "도쿄 타워"이다. 영화 보기 전에 꼭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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