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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업종은 역시 친절이 제일 아니냐고!

2009. 8. 1. 06:56 | Posted by 헤브니
어제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아는 분이 어쩌다 내가 타고 온 새 차를 보고 후드를 열어보라고 하셨다. 남자 분이니까 궁금하신가보다, 싶어 열어서 나도 함께 차 속을 구경했는데 하시는 말씀.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이 말이 어떻게 들렸냐면...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엔진 오일 뚜껑이 없네요....

이렇게 환청에 메아리가 합쳐진 것 같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소리로 들렸...;;

저녁이라 뭘 어찌 할 수도 없고, 일단 차 소개 해주신 분께 전화를 드려 발견한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린 뒤에 자동차 부품 가게에 갔다. 근데, 망할! 차가 새 차라 그런 부품이 아직 없단다. 그게 말이 돼???????????????????????

엔진 오일이 마구 튄 흔 적도 없으다면, 일단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브로커 아저씨의 말씀을 듣고 집에 왔고, 오늘 아침에도 무사히 출근을 했다. 걱정이 되신 브로커 아저씨가 딜러에 전화를 넣어주셨고, 점심 때 가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혹시나 싶어 직장 동료분께 한번만 더 체크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려 후드를 열었는데 차 바닥에서 뚜껑을 찾아주시더라. 거기까진 괜찮았다.

어쨌거나 뚜껑없이 달렸던 엔진오일이 걱정되기도 하고 약속이 잡힌 건 잡힌 거니까 신경이 쓰여서 딜러에 가기로 했다.

근데 안 가느니만 못한 결과가 되어버렸다.

뚜껑을 찾았다는 말에 그 모든 일이 애초부터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왜 왔느냐는 듯한 태도로 고객을 맞이하는 딜러 직원들의 태도에 정말이지 무지무지 화가 났다.

일 이백 달러하는 가방을 산 게 아니잖아. 2만 달러가 넘는 차를 샀다고. 아부지 말씀이 인수 전에 뚜껑 열어 확인 안 시켰줬다고 하시던데, 애초에 당신들의 정비 부주의로 잃어버린 캡을 내 쪽에서 찾았고, 해도 괜찮을 만한 컴플레인 한 거고. 찾았다는 데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잖아.

하여간에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직장에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화가 나서 안되겠더라.

캡을 찾아준 보스께 부탁해서 딜러에서 제일 높은 직급(세일즈 매니저)에 전화를 걸었다. 근데 이 넘 반응이 더욱 가관이다. 브로커를 끼고 산 차라 자기 딜러쉽에서 출고되었다는 기록이 없단다. 이거 미친 넘 아냐. (욕 하기 싫지만) 이건 내가 생각하기에 세일즈 매니저라는 사람이 해서는 안될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니네 딜러에서 차가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도 모르냐? -_-

물건을 팔기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부 기간이 5년이니 앞으로 최소 5년은 혼다와의 계약이 지속되는 것이니만큼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거지! 그리고 너네 딜러 입장에서는 고객이 다시 돌아와서 또 혼다를 구입하길 원하는 거 아니냐? 한 사람의 고객을 적으로 돌리면 그 사람 주변에서 최소 20명이 당신에 대한 나쁜 평을 듣게 된다는 것, 마케팅에서 안 가르치던? 으아아아아.. 생각할 수록 화가 나네.

심통이 하도 나서 집 근처에 있는 헤드쿼터에 정식으로 편지를 써볼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국인들 성정이 꼬장꼬장한 면도 있고, 별 것 아닌 일에도 클레임 걸고 하는 일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는데(그러다 보니 별로 쓸데 없는 것 같은 민사 소송도 많아 폐해가 심각한 면도 많잖아),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소비자로서의 권리와 권익은 정말로 중요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달까. 이것 또한 내 개인에게는 나름대로의 미국화일까?

어쨌거나 차는 별 탈 없이 잘 굴러가고 있으니까 괜찮지만, 새차 산지 하루 만에 이렇게도 찜찜한 기분으로 운전하게 될 줄은 몰랐다.

혹시 로스앤젤레스 근처에서 곧 혼다 딜러에서 차를 사실 분이 이 포스팅을 보신다면, 절대 가서는 안될 딜러가 어딘지 알려드릴 테니 조용히 댓글 달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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