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지나가다가 가끔씩 얼굴을 보는 사람이 있다.
작년 가을 학기에 같은 지정학 수업을 들었던, 반의 유일한 한국 사람이었다.
나이도 같고, 같은 시기에 학교에 편입을 한 터라 얘기꺼리가 많은데다 가끔 같이 시험 공부를 하면 말도 꽤 잘 통했었다.
이 사람의 문제는, 대화 때 매번 실천할 의지가 없는 말을 꺼낸다는 것.
"전화 할게. 한번 보자."
"전화 할게. 밥 먹으러 가자."
"전화 할게. 노래방 가자!"
기타 등등.
하여간 언제나 말만 하는 것이 짜증이 나서 나로서도 학교에서 처음 만난 한국 사람이자 교우 (사적인 친구는 아니니까..)라는 의미 따위도 무시하고 연락을 안 했다.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다.
아는 얼굴이다보니 캐주얼한 약간의 근황 나누기를 비롯, 대화를 잠깐 나눴는데, 또 얘기하더라.
"한번 보자. 전화 할게. 근데 나 전화기 바뀌었는데, 번호가 뭐였지?"
나의 반응은 이랬다. 오늘 포스팅의 제목.
"전화 안 할거면 묻지 말지?"
물론 그 쪽도 그랬다. "왜~ 전화 할 거지, 물론."
"그래? 알았어." 하고 번호를 주었다.
이것은 대략 이주일 전 쯤이었는데, 오늘 도서관에서 또 만났다.
나로서도 반갑다기 보다는 그냥 아는 얼굴을 다시 보는 셈이라,
"보려니까 자주 마주치네." 라고 말을 건넸다.
그 쪽도 "그러게."
그 쪽이 전화를 거는 중이어서 손 흔들고 지나쳤다.
딱 두 마디로 인사 끝.
오늘과 지난 번의 만남 사이에 전화 통화 따윈 물론 없었다.
실천할 의지가 없는 말을 인사 치레로 건네는 것은,
예의바른 게 아니라 자신을 신용이 안 가게 만드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단지 인사치레에 불과한 말에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걸까?
하지만 말이란 결국 각자의 생각을 입밖으로 내는 것이니,
책임감있는 말만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을 뿐이다.
이런 경우처럼 별로 친하지는 않고 얼굴을 아는 그냥 "아는 사이"일 경우에는
웃는 얼굴로 근황을 물어보는 안부 인사도 충분히 기분 좋을 수 있단 말씀.
실제로는 관심도 없으면서 무리해서 신경 쓰는 듯한 예의보다
가볍더라도 진실한 예의를 차리자.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
작년 가을 학기에 같은 지정학 수업을 들었던, 반의 유일한 한국 사람이었다.
나이도 같고, 같은 시기에 학교에 편입을 한 터라 얘기꺼리가 많은데다 가끔 같이 시험 공부를 하면 말도 꽤 잘 통했었다.
이 사람의 문제는, 대화 때 매번 실천할 의지가 없는 말을 꺼낸다는 것.
"전화 할게. 한번 보자."
"전화 할게. 밥 먹으러 가자."
"전화 할게. 노래방 가자!"
기타 등등.
하여간 언제나 말만 하는 것이 짜증이 나서 나로서도 학교에서 처음 만난 한국 사람이자 교우 (사적인 친구는 아니니까..)라는 의미 따위도 무시하고 연락을 안 했다.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났다.
아는 얼굴이다보니 캐주얼한 약간의 근황 나누기를 비롯, 대화를 잠깐 나눴는데, 또 얘기하더라.
"한번 보자. 전화 할게. 근데 나 전화기 바뀌었는데, 번호가 뭐였지?"
나의 반응은 이랬다. 오늘 포스팅의 제목.
"전화 안 할거면 묻지 말지?"
물론 그 쪽도 그랬다. "왜~ 전화 할 거지, 물론."
"그래? 알았어." 하고 번호를 주었다.
이것은 대략 이주일 전 쯤이었는데, 오늘 도서관에서 또 만났다.
나로서도 반갑다기 보다는 그냥 아는 얼굴을 다시 보는 셈이라,
"보려니까 자주 마주치네." 라고 말을 건넸다.
그 쪽도 "그러게."
그 쪽이 전화를 거는 중이어서 손 흔들고 지나쳤다.
딱 두 마디로 인사 끝.
오늘과 지난 번의 만남 사이에 전화 통화 따윈 물론 없었다.
실천할 의지가 없는 말을 인사 치레로 건네는 것은,
예의바른 게 아니라 자신을 신용이 안 가게 만드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단지 인사치레에 불과한 말에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걸까?
하지만 말이란 결국 각자의 생각을 입밖으로 내는 것이니,
책임감있는 말만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을 뿐이다.
이런 경우처럼 별로 친하지는 않고 얼굴을 아는 그냥 "아는 사이"일 경우에는
웃는 얼굴로 근황을 물어보는 안부 인사도 충분히 기분 좋을 수 있단 말씀.
실제로는 관심도 없으면서 무리해서 신경 쓰는 듯한 예의보다
가볍더라도 진실한 예의를 차리자.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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