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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정답은 뭘까?

2007. 5. 21. 18:40 | Posted by 헤브니

거의 4년 만에 만난 두살 연상의 사촌 언니가 가지고 온 소식은 결혼 소식이었다.
3년째 만나 온 남자 친구를 곧 부모님께 소개해드릴 예정인데,
지금으로서는 반대하신다는.

3년 동안 꽁꽁 숨겨놨었는데, 그렇지만 동네 사람 다 알고 부모님만 모르시는 상황이란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이고,
남자친구 자신은 7년 전에 미국에 들어와
현재는 불법 체류자 신분에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고 한다.
직장을 다니고 있다.

언니네는 미국에 온지 15년이 되어가고,
부모님들은 열심히 자영업을 하시고,
언니는 곧 시민권 취득 예정에 대학을 졸업했다.
언니도 직장을 다니고 있다.

조건을 보고 맘에 안 들어하시는 부모님들께
"생활 능력 있는 사람이다, 조건 생각 마시고 사람만 봐달라,
사람이 괜찮은 게 아니라면 나도 포기하겠다"고 말씀드렸다는데,
말인 즉슨, 언니는 결혼 의지가 확고하다는 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헤어지려고 해본 적도 있지만 그렇게 안 되었고,
혹 헤어진다면 동네 사람들이 다 알기 때문에 나는 동네를 떠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부모님이 탐탁하게 생각하시지 않을 걸 예상하고 3년 동안 몰래 만난 것 같은... ;;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언니 맘이 그러하다면 결국은 승낙을 받겠지만,
그리고 뭐, 엄청 친한 사촌 언니가 아니라 나도 뭐라 할 입장은 못되지만,
그래서 "이모랑 너무 감정상하게 하지는 마"라는 말 밖에 못했지만,
부모님이 반대하시는 데는 보통 그만한 이유가 있고
많은 경우에 부모님이 우려하시는 부분들이 후에 현실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남자친구가 지금까지 보아온 어떤 사람들 중에서도 자기한테 제일 잘 해준다고 하고,
생활 능력은 확실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생활 능력과 자신에게 잘 해준다는 두 가지만 있으면 다른 조건은 안 봐도 괜찮을까?
근데 뭘 보고 그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거지?

조건 보지 않는 결혼이란 있을 수 없고,
결혼 후의 생활이란 현실일 수 밖에 없으니까.

다른 이모는 결혼 말려달라는 언니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너 나중에 니 남편이 영어 못해서 자식이랑 대화가 안되면 어쩔래?"
라는 어이없는 결혼 반대 사유(!)를 들이미셨다고 하는데,
난 이게 순간 갖다붙일 이야기가 생각이 안 나 진짜 즉흥적으로 튀어나온 말씀이길 바라지만,
이게 어쩌면 일리가 있는 말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어쨌거나 빠르면 내년 쯤
집안 행사에 참석하러 타주를 방문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내가 경험하기 전에는 풀리지 않을 질문들을 품은채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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